‘김건희 공천개입 의혹’→‘대선 여론조작’ 문제로 확대

‘김건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뉴스토마토가 15일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기간이던 2021년 9월29일 여론조사 실무 담당자 강혜경 씨에게 “윤석열이를 좀 올려갖고 홍준표보다 한 2%(포인트) 앞서게 해주이소”라며 “그 젊은 아들 있다 아닙니까? 응답하는 그 개수 올려갖고 2~3% 홍(준표)보다 (윤석열이)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고 지시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레이스에선, 윤석열·홍준표 후보가 초접전을 벌였는데, 뉴스토마토는 “이 대화 당일 강혜경 씨가 소속된 미래한국연구소 비공표 여론조사에서, 대선 후보 적합도 윤석열 33.0%, 홍준표 29.1%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 <이미지 출처=MBC 보도영상 캡처>

특히 미래한국연구소에서 회계를 담당했던 강혜경 씨가 명태균 씨의 지시로 작성했다는 여론조사 수행 목록에는 대선 직전까지 81차례 여론조사에, 모두 3억7천여만 원을 지출했다고 돼 있다.

강씨는 명씨가 이걸 들고 윤 대통령 부부한테 갔는데 돈은 안 받아오고 보궐선거가 생기니 창원의창 지역으로 가야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MBC는 “무료로 여론조사를 해줬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고 짚고는 “또, 여론조사시 특정 연령 표본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식으로 조작을 했다면 공직선거법상 처벌 대상이 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윤석열 2% 앞서게” 명태균의 ‘여론조사 조작’ 수사해야>라는 제목의 16일 자 사설을 통해 “명씨의 비선 공천개입 의혹이 대선 여론조작 문제로 비화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설은 “대선 후보 경선 때 명씨가 윤 후보 측에 붙어 여론조작 하는 걸 알고 있었지만 문제 삼지 않았다”며 “조작된 여론조사 결과가 당원들 투표에 영향을 미칠 줄은 미처 계산하지 못했다”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발언을 언급하고는 “명씨가 조작한 여론조사가 경선에 영향을 주었다는 게 맞다면 대선 부정 경선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내가 대선 얘기하면 다 뒤집어질 것’이라는 명씨 발언도 허풍으로만 치부하기 힘들게 됐다”며 “명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과 대선 여론조작 의혹까지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미지 출처='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명태균 게이트’를 추적하고 있는 뉴스토마토 박현광 기자는 16일 유튜브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명태균 씨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끌어들여서 본인을 사기꾼이라고 한 것에 대해 화가 나서 (김건희 씨와의) 카톡을 공개했다고 많은 분들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는 “핑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명태균 씨가 카톡을 공개한 것은 100% 확신하는 데 여론조사 관련한 뉴스토마토 기사 때문”이라며, 여론조사 조작 문제로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실제로 (김어준) 공장장께서도 명태균 씨의 입을 주목하더라. 그래서 ‘공장장 바보다’, 이런 말씀 드리고 싶다. 다시 (사안의 본질로) 돌아오시라”며 여론조사 조작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