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혼자 남는 건가”.. 가족들 불안감 높아
진도 세월호 참사 실종자 가족들을 위한 이동식 조립 주택이 16일 팽목항 시신확인소 근처에 설치됐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범대본)는 이날 설치하기로 한 조립주택 10동 중 5동을 우선 설치했으며, 이후 나머지 5동과 생활에 필요한 난방 시설과 에어컨 시설을 설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조립 주택 10동 중 9동은 가족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동은 회의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날 설치된 조립주택은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 체류 중인 실종자 가족들 중 희망하는 가족이 사용할 수 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로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로운 가족 임시 거소지가 마련됨에 따라 현재 팽목항 가족대기소 옆에 설치되어 있던 화장실과 샤워시설 일부 역시 이동식 주택 주변으로 이동 조치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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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 임시 숙소의 열악한 환경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특히 임시 천막으로 지은 팽목항 숙소는 비가 새고 습기도 많아 오래 지내기 힘든 곳이었다. 또한 낮엔 덥고 밤에 추워지는 급격한 일교차로 가족들의 건강 역시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실종자 가족들은 자신들이 가장 마지막까지 남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가족들의 이런 불안감은 범대위가 자신들을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쫓아낼지도 모른다는 우려로까지 이어졌다.
실제 범대본이 이동식 조립주택 설치를 발표한 시기에 체육대회를 이유로 진도실내체육관에서 가족들에게 퇴거 명령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진도군청은 15일 “가족 분들 사이에서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가족들이 원할 때까지는 체육관을 계속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라 밝히며 수습에 나섰다.
이어 “이동식 조립주택 설치는 체육관에 계시는 가족들이 아닌 팽목항에 있는 다른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설치를 요청한 것”이라 덧붙였다.
또 안산에서 온 희생자 가족분들이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두 번의 브리핑을 하는 것을 팽목항으로 한 차례로 줄이고 이를 수색구조에 더 돕도록 하자”는 이야기하자 체육관에 남아 있는 한 가족이 팽목항으로 옮기라는 이야기로 오해해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초기부터 이어진 정부에 대한 불신과 혼자 남을지 모른다는 가족들의 불안감이 이러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장원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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