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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란 기획관 공격에 연좌제+색깔론 동원한 <조선>

기사승인 2021.04.22  16: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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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 정부의 K-방역 비판하려 50년도 넘은 가족사 까발리는 ‘1등신문’

“트럼프 정부 때 민주당이, 바이든 정부 때 공화당이 코로나를 극복해나가는 정부를 공격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영국의 야당인 노동당도 마찬가지고 일본 야당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유독 한국의 야당과 일부 언론은 아예 ‘망해라’며 저주를 퍼붓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백신수급 원내 긴급점검단 단장인 김성주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모두발언 중 일부다. 본인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이날 발언에서 김 의원은 “국민은 코로나와 전쟁 중인데 정쟁을 벌이는 야당은 처음 봅니다”라며 “아마 전 세계에 없을 것”이라며 백신 수급을 둘러싼 보수야권의 공세를 질타했다. 

이어 김 의원은 “지난 2월 KDI 조사에 의하면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이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82%인데 비해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68%로 낮게 나타난다”며 전날 민주당 백신 점검단의 첫 회의 및 정부 보고 내용을 열거했다. 

   
▲ <이미지 출처=코로나19 백신 및 예방접종 홈페이지 캡처>

“6월까지 1200만 명이 접종하면 전체 인구의 25%, 접종 대상자의 1/3이 접종을 마치게 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김 의원이 내놓은 전망은 이랬다.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목표로 한 정부의 백신 정책에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의원은 “백신 계약물량은 충분하고 계획대로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라며 “현재 코로나 상황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예로 든 구체적인 수치는 아래와 같았다. 

“지금까지 7900만 명분인 1억5200만 회분 계약이 이미 체결되어 있으며 상반기인 6월까지 1200만명 접종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4월 143만2천회, 5월 약 400만 회분 포함하여 6월까지 1667만회분이 도입되어 모두 1809만회 분을 1200만 명에게 접종하게 됩니다(...). 전 국민의 3%도 안 되는 177만 명이 접종한 상태에서 확진자가 700명대로 증가했는데도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지 않는 안정적 상황관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19일 기준 최근 1주간 인구100만 명당 확진자 87명, 사망자 0.6명으로, 접종 1위 이스라엘 확진자 123명, 사망자 4.5명, 접종 2위 미국 확진자 1439명 사망자 15.2명, 접종 3위 영국 확진자 269명 사망자 2.7명) 보다도 낮고 백신접종률이 높은 칠레(39%)나 우루과이(27%)가 매일 확진자 수 천 명, 사망자 수 십 명이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안정적입니다.”

도 넘은 <조선일보>의 22일자 ‘만물상’ 칼럼 

드러난 수치만 봐도 이 정도다. 질병관리청 역시 백신 수급에 있어 누누이 강조했던 것이 바로 안전성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K-방역에 대한 외신의 찬사도 여전하다. 그런데도 보수야당은 백신 수급 시기나 접종률에 대한 수치만을 가지고 정쟁을 벌이는데 여념이 없어 보인다. 물론, 그 최전선엔 보수언론이 자리한다. 

“1968년 8월 20일 제주 앞바다에 북한 공작선이 출현했다. 북 노동당의 남한 지하조직인 통일혁명당의 당수 김종태·이문규 등을 태우고 가려는 것이었다. 우리 군과 교전 끝에 북 공작원 12명이 사살됐다. 일명 통혁당 사건으로 김종태를 비롯한 주범 5명이 사형을 선고받고 158명이 검거됐다. 

김종태는 4차례 북한을 오가며 김일성을 면담하고 거액의 공작금을 받았다. 무장 봉기와 정부 전복을 노리며 신영복·박성준·기세춘 등 학계·문화계 인사와 학생 등을 포섭했다. 통혁당 책임비서였던 신영복, 청년 조직을 이끈 박성준은 각각 무기징역과 15년형을 받았다(...).

그 통혁당 인맥이 다시 화제가 되는 건 기모란(奇牡丹) 청와대 방역기획관 때문이다. 기씨의 아버지가 통혁당 사건으로 복역했던 기세춘씨다. 조선 성리학자 기대승의 후손이라고 한다. 그는 1997년 북한 주체사상과 동양 철학에 대한 ‘주체철학 노트'라는 책도 냈다. ‘백신 급하지 않다'던 기씨가 발탁된 이유가 뭘까. 이 정부 곳곳에 통혁당 인맥의 흔적이 유난히도 짙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22일자 <기모란까지, 문 정권의 통혁당 인맥>이란 제목의 <조선일보> ‘만물상’ 칼럼의 일부다. 최근 청와대 방역기획관으로 임명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교수에 대한 보수야권의 공격이 도를 넘은 가운데 <조선일보>가 또 한 건 개가(?)를 올렸다. 마치 연좌제를 연상시키는 얼토당토않은 색깔론까지 끌어왔기 때문이다. 

해당 칼럼을 쓴 <조선일보> 배성규 논설위원의 논지는 이러하다. 박 전 교수는 한명숙 전 총리 남편이고, 신영복 선생의 학교 후배다. 박 전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의 숨은 멘토라는 소문(?)도 있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한 전 총리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였단다. 여기에 <조선일보>는 현 정부 초대 법무부장관 후보자였던 안경환 전 서울대 교수와 고민정 의원까지 끌어들인다. 

‘케빈 베이컨 법칙’이란 게 있다. 본인과 별다른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도 6명 만 거치면 전 세계 누구라도 아는 사람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법칙이다. 어떻게든 현 정부의 K-방역과 백신 정책을 비난하기 위해, 기 기획관 임명을 비판하기 위해 50년도 넘은 사건을 끌어오는 <조선일보>의 이 치졸한 논리야말로 저주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또 갑작스레 과거사와 가족사가 까발려진 기 기획관은 또 무슨 죄인가. 

   
▲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가 지난 2월 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 개편을 위한 2차 공개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존재 자체가 비극 
 
“이 나라 언론은 언론을 스스로 폐기했다. 정치공작이 주업이 되었다. 특히 조선일보는 한국 언론의 데스크 노릇을 한다. 오늘은 이 자를 죽이고 내일은 저 자를, 하면서 처단명단을 만들어 시행한다. 자신이 자기에게 마음대로 허가증을 발급한 무허가 처형 집행자다.
 
존경받는 한학자 기세춘 선생의 자제 기모란 교수를 하다 하다 급기야는 통혁당 가족 친북세력 인맥으로 몰아 난도질한다. 돌아가신 신영복 선생 그리고 평화학을 가르쳐온 박성준 선생(한명숙 전 총리 부군)까지 한 묶음으로 매도한다. 문재인 정부를 여기에 붙여다 놓고 조롱한다. 극도의 악의로 공격하고 있다. 파시즘의 선전활동대다.” (22일 김민웅 경희대 교수 페이스북 글 중에서)

보수야당과 한 편이 되어 플레이어로 뛰고 있는 <조선일보>의 패악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오늘자 ‘만물상’은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7 보궐선거에서 보수야권이 승리한 이후 어떻게 든 현 정권을 몰락시키겠다는 이 ‘1등 신문’의 조바심이 묻어나는 대목이라고 할까.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언론이 포털을 지배하고 한국 언론 지형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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