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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저격한 ‘경향’ 기자…검사도, 언론도 틀릴 수 있단 생각 안해봤을까

기사승인 2019.12.11  11: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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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검찰발’, ‘3류 소설’ 기사 써냈던 언론들 반성문 써야하지 않나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심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가 악역을 맡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수사를 연내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한다. 검찰과 자유한국당이 뒷거래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는 여당의 주장을 두곤 ‘명예훼손’이라는 반발이 검찰 내에서 나왔다.

5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윤 총장은 최근 주위에 ‘대통령에 대한 충심은 그대로고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신념을 다 바쳐 일하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문 대통령 신뢰로 검찰총장이 된 만큼 정권 비위를 원칙대로 수사해 깨끗하고 성공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근래 들어 가장 흥미로웠던 기사였다. 6일자 <경향신문> 1면에 실린 <윤석열 “충심 그대로…정부 성공 위해 악역”> 기사의 서두다. 온통 “전해졌다”, “알려졌다” 등으로 채워진 이 ‘검찰 주어’ 기사 속에서 윤 총장이 ‘직접’ 말한 것으로 추정되는 ‘워딩’은 단 하나도 없었다. 그럼에도 ‘단독’이 달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그랬던 것 같다.  

“이런 재미가 있어요. 보도를 챙겨보다 보면 수많은 검찰 발 기사들이 흘러가는데, 유00 기자의 기사는 단독이라고 달아놨잖아요. 주목해 달라는 뜻이잖아요. 요구하는 대로 주목을 했죠. 근데 유00 기자는, 시청자 여러분 한 번 유 기자의 기사를 검색해 보세요. 무지하게 재밌습니다. 

‘검찰발’ 기사를 정말 오랫동안, 특히 조국 사태 터진 이후에 정말 많은 기사를 정말 충실하게 검찰의 입장에서 써줬고요. 너무 깜찍할 정도로 윤 총장을 띄우는 기사예요. 유 기자의 많은 기사들이.” 

10일 공개된 노무현재단 유튜브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유시민 이사장은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향한 ‘윤석열 검찰’을 속내를 유추하면서 유모 기자의 기사를 언급했다. 실제로 그랬다. 포털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유모 기자의 기사는 ‘검찰 주어’ 기사로 점철돼 있었다. 

유시민이 지적한 <경향신문> 기자의 놀라운 검찰발 기사들 

“이처럼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만 해도 ‘경미한 위반’ 정도로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일이다. 유(시민) 이사장은 ‘서초동에 모인 분들은 법무부 장관을 할 일도 없어서 (수사를 받는) 처지에 갈 일도 없다’, ‘검찰이 조국 가족을 털 듯이 하면 안 걸릴 사람이 없을 것이다’라고도 했다. 대다수 시민들은 장관이 될 일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를 일도 거의 없다. 문서를 위조해 입시에 활용하거나 차명계좌로 사모펀드에 투자할 엄두도 못 낸다.

조 전 장관 동생 조모씨가 18일 웅동학원 교사 채용 비리와 100억원대 위장소송, 증거인멸 등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장관 일가 중 세 번째 기소다. 블랙박스에 기록된 게 경미한 위반인지, 10중 추돌사고인지, 인명사고인지 법정에서 드러날 것이다.”

지난 11월 18일자 <경향신문>의 <“검찰이 털면 다 걸린다”는 유시민…‘조국 편들기’ 너무 빗나갔다> 중 일부다. 물론 유모 기자가 쓴 ‘기자메모’다. 유 이사장이 같은 달 16일 한 강연에서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개인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가 수년간 법 위반 사례가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에 비유”한 것을 유 이사장에게 고스란히 돌려준 글이었다. 

‘검찰 주어’로 점철된 유 기자의 검찰발 기사는 그 숫자가 너무 많아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그런데 어쩌나. “블랙박스에 기록된 게 경미한 위반인지, 10중 추돌사고인지, 인명사고인지 법정에서 드러날 것”이라던 유모 기자의 희망과는 다른 ‘진실’이 법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것을.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송인권 부장판사가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교수의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을 강하게 질타하며 ‘정경심 공소장’ 변경을 불허한 것은 물론 “보석 검토”까지 언급하며 으름장을 놓은 것을 보면서, 유모 기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유모 기자도 기사를 쓰긴 썼다. 11일자 <경향신문> 10면에 실린 <재판부 “검사도 판단 틀릴 수 있단 생각 안 해봤나”>란 제목의 1단 기사였다. 이날 <경향신문>은 법원 출입 기자가 재판 상황과 재판부의 의견을, 유모 기자가 검찰 측 의견을 전한 해당 기사와 함께 <정경심 재판부, 검 ‘공소장 변경’ 불허>란 제목의 ‘법원발’ 1단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적지 않은 언론이 재판부가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질타’했다고 꼬집은 것과 달리 심히 건조한 어조로 재판부의 ‘워딩’과 팩트를 전한 기사였다. <경향신문>의 이날 논조는, 개인적으론 꽤나 이상했다. 부자연스러웠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확인되지 않은 워딩은 ‘단독’까지 붙이고 “전해졌다”, “알려졌다”란 표현까지 동원한 <경향신문>이 법조인들조차 “이례적이다”, “처음이다”, “놀랐다”고 입을 모으는 ‘정경심 재판부’의 호통을 구태여 외면한 것은. 그리고 궁금하다. 재판부의 호통과 법조인들의 평가를 보며, 기자도, 언론도 판단이 틀릴 수 있단 생각을 유모 기자는 안 해봤을까. 

정경심 무리한 기소, 재판부만 비판할 건가? 그렇다면 언론의 책임은? 

“타이밍의 관점으로 보면 (9월 6일 인사청문회 당일 정경심 교수 소환조사는 기소)이게 바로 조국 수사의 시작이자 본질입니다. 서초동에 있어야 할 검찰이 한밤중에 한강다리를 건너 여의도까지 와버렸습니다. 대통령의 시간과 국회의 시간을 강탈했습니다. 도대체 왜 9월6일 청문회 당일 날 한 밤 중에 해외 나가 있는 피의자도 아닌 사람을 조사 한번 없이 기소했을까? 도대체 왜! 그때 검찰 중심 법조 기자들이 받아 쓴 검사님의 말은 이랬습니다.

‘충분한 증거와 진술 확보해 피의자 소환 없이 기소했다’, ‘사문서 위조 혐의의 공소시효 때문에 먼저 기소했다’, ‘피의자 조사도 없이 기소가 이루어진 것은 그만큼 확실한 증거가 확보됐다는 의미다’. 이제는 뭐라 하실 겁니까? 재판부만 비판하실건가요?”

11일 <시사IN> 고제규 편집국장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적은 글이다. 역시나 전날 재판부의 질타를 두고 무리한 기소를 강행한 검찰과 이를 전후해 숱한 검찰발 기사를 쏟아낸 법조 기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고 편집국장은 “1심 판결에서 9월 6일 한밤중 기소건이 무죄가 나면” 윤 총장을 비롯해 작금의 검찰 수뇌부 중 누구는 책임을 져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기자들은? 언론은? 과연 유모 기자는, 그리고 ‘검찰발’ 기사를 남발했던 대법원 기자들과 법조 기자들은 이날 재판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언론의 책임을 묻는 거다. 10일 재판부가 보란 듯이 검찰을 호통 친 그 ‘워딩’들만 건조하게 옮기기만 하면 본인들이 쏟아냈던 그 ‘검찰발’ 기사들은 사라지나. 

오늘까지도 어이지는 중인 국민들을 현혹하고 우롱하는 그 ‘검찰발’ 언론 플레이들이 면죄부를 받을 수 있나. 향후 재판 과정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정경심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관련해 1심 판결이 무죄가 난다면 유모 기자를 비롯해 ‘동양대 표창장’과 관련해 온갖 검찰발 주장을 고스란히 옮겨 적고 그를 통해 3류 소설에 가까운 기사를 토해냈던 기자들과 언론 역시 반성문 정도는 작성해야 하지 않겠는가.  

   
▲ <이미지 출처='유시민의 알릴레오 라이브'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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