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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안현수에게 러시아 국기를 들게 했는가

기사승인 2014.02.11  14: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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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토르 안의 동메달.. 韓 스포츠 파벌에 던지는 경고”

   
▲ ⓒ'탁발'블로그

소치올림픽 쇼트트랙 남자부 첫 금메달은 캐나다 선수 찰스 에밀린에게 돌아갔다. 그리고 그 선수는 레전드 안현수와 함께 해서 영광이라는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겼다. 그러나 메달 수상대에 한국 선수는 없었다. 아니 한국 국적의 선수가 없었을 뿐이고,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안현수는 있었다. 다만 그의 국적이 러시아이고, 이름 또한 안현수가 아닌 빅토르 안으로 공식 기록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안현수의 동메달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한국선수와 함께 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더욱 훈훈한 장면이었겠지만 그러지 못한 것이 오히려 안현수의 동메달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았다. 러시아는 안현수의 동메달에 무척이나 흥분했다. 러시아 연방 붕괴 후 쇼트트랙 부분에서 첫 메달을 귀화한 안현수가 따주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올림픽을 위해서 국적까지 바꾸는 극단적 선택을 했던 안현수로서도 대단히 다행스러운 출발이었다. 금메달이었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출전선수 전원이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 한국이 노메달에 그친 것을 보면 안현수의 동메달은 더욱 값진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비록 국적이 달라진 안현수지만 한국 국민들은 기꺼이 그를 응원하고, 축하하고 있다.

   
▲ ⓒ'탁발'블로그

그와 동시에 이처럼 훌륭한 선수를 외국에 빼앗긴 한국 쇼트트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돌리게 된다. 동계올림픽의 금밭 쇼트트랙 없이 한국의 동계스포츠가 지금처럼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쇼트트랙 내부는 복마전처럼 썩어있었다. 말은 국민을 위한 올림픽이라고 떠들어댔지만 실상은 특정 학교 파벌을 위한 것이었다. 물론 그 파벌싸움의 최종 희생자는 선수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애국주의 경향이 매우 강한 한국 누리꾼들조차 귀화한 안현수에 대해서만은 뜻밖의 태도를 보일 수밖에는 없다. 심지어 안현수와 한국선수의 경기에 안현수를 응원하겠다는 의사표현이 더 많았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전해진다. 그런 응원이 안현수에게 전해졌을까. 남자 쇼트트랙 첫 종목에서 한국선수들은 메달권에 근접하지 못한 반면 안현수 홀로 메달을 목에 건 것이다.

   
▲ ⓒ'탁발'블로그

결승전이 끝나고 태극기가 아닌 러시아 국기를 양손으로 들어 올리고 트랙을 도는 안현수의 모습은 슬프면서도 뿌듯한 복잡한 심정을 갖게 했다. 안현수는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 말 뒤에는 당연한 한국선수 안현수가 아닌 러시아 대표선수 빅토르 안의 슬픔이 느껴진다. 또한 안현수를 러시아로 쫓아낸 한국 쇼트트랙의 파벌에 분노를 느끼게 했다.

우리나라 쇼트트랙 선수들이 아니었다면 동계올림픽은 우리들에게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놀라운 선전을 펼치는 동안 지도자들은 선수들 뒤에서 파벌싸움에나 열중했고, 그러는 사이 오노사건, 여자계주 편파판정 등 억울한 일이 벌어졌다. 심지어 선수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최악의 상황을 선택하는 일까지 생겼다. 솔직히 지금이라고 해서 그 파벌이 모두 사라졌다는 확신이 없다. 안현수의 동메달은 암세포처럼 자라고 있는 한국 스포츠의 파벌에 던지는 경고였다. (☞ 국민리포터 ‘탁발’ 블로그 바로가기)

[편집자註] 이 글은 외부 필진(블로거)의 작성 기사로 ‘go발뉴스’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go발뉴스’는 다양한 블로거와 함께 하는 열린 플랫홈을 표방합니다.

국민리포터   탁발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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