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엄 직전 尹쪽지와 F4회의 소집…탄핵 못하게 경제 볼모 삼았나”
▲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월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 권한대행, 김병환 금융위원장.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뉴시스> |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최근 행보에 대해 3일 “한국경제를 볼모로 삼아 공성전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우석진 교수는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우리를 건드리면 한국경제 날아간다’라며 탄핵을 못하게 볼모로 삼았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뉴시스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날 시무식 후 기자들과 만나 최상목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3인 중 2인 임명과 ‘내란‧김건희’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에 대해 지지 의사를 표했다.
이 총재는 “최 권한대행의 결정으로 정치적인 이유로 비난을 하지만 탄핵 압력이 많이 줄었다”면서 “해외에 더 이상 사령탑이 탄핵되는 등의 위험이 줄었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여야 협의회 시작도 할수 있어 정말 잘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국무총리에 이어 또 탄핵되면 신용등급이 영향이 되는데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가기 힘들다”며 “기재부가 각 부처를 통괄해서 경제 정책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구도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3일 <[단독] 최상목 ‘재판관 임명’ 결단 뒤엔, 이창용 조언 있었다>에서 이 총재가 헌법재판관 임명 과정에서 최 대행의 주요한 조력자로 역할했다고 보도했다.
최상목 대행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피의자로 입건돼 있는 상태다.
우석진 교수는 “12.3 계엄 이후 최 대행의 행적을 보면 이창용 총재가 갑자기 최 대행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다”며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12월 3일 최상목 대행은 오후 11시 40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회의)를 소집했다. 서울 중구 명동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열렸으며 최 대행 외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는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최 부총리가 F4회의를 개최해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시장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무제한 유동성 공급 등 모든 가능한 금융·외환 시장안정 수단을 총 동원할 것임을 밝혔다”고 했다.
▲ <자료출처=정부24 홈페이지> |
우 교수는 “최상목 부총리가 12월 3일 밤 9시 55분 용산에 들어가 대통령과 뭔가 면담을 했다”며 “자기는 (비상계엄에 대해)반대했다고 한다”고 짚었다.
우 교수는 “국무회의가 오후 10시 17분부터 (10시 22분까지) 5분 동안 열리는데 최 부총리는 오후 10시 40분 다른 장관보다 먼저 나왔다고 한다”며 “그런데 기재부 직원에게 전화해서 F4 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후 11시 30분경 명동 은행연합회관에 F4들이 모인다”며 “시간을 따져보면 국회에 군인들이 도착하지도 않은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계엄이 성공할지 실패할지도 모르는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때 최상목 대행에게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쪽지를 건넸다.
최 대행은 지난 12월 13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제가 기억하기로는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자금을, 유동성 같은 걸 확보를 잘해라’(라는) 문장은 기억이 난다”며 “그런 한두 개 정도 글씨가 써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인대 기재부 차관보는 12월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최 대행이 윤 대통령에게 받은 쪽지에 대해 “‘계엄 관련된 예비비 재정자금 확보’ 정도로 기억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최 대행은 “쪽지가 저한테 있었던 것을 제가 인지를 못 하고, 주머니에 들어 있어서 제가 그걸 차관보에게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며 “계엄을 전제로 한 조치사항 같은 것으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JTBC 화면 캡처>
|
우 교수는 “윤인대 차관보가 쪽지를 받은 시점이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제 생각에는 오후 11시 30분 전후에 은행연합회관에서 (최 대행이) 준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우 교수는 “최 대행이 국회에서 유동성 관련 지시가 있었다고 답변했다”며 “(12월 3일) 오후 11시 40분 회의 결과 유동성 관련 조치가 나온다”고 짚었다.
우 교수는 “뭔가 지시를 받아 조치한 것 아닌가 의심한다”라며 “계엄에 성공했다면 그날 아침 나가야 할 메시지는 ‘우리 경제는 이상 없고 계엄은 합법적이고 다른 나라들이 우리를 지지한다’ 아닌가”라고 했다.
이같이 의혹들을 짚으며 우 교수는 “우리 건들면 한국 경제 날아간다고 하면서 자꾸 대외신인도를 언급하는데 국민의 신인이 있어야 대외신인도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