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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무, MBC 콕 찍어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왜?

기사승인 2024.03.15  15:3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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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오홍근 기자 유족, 고발 검토…野 “‘백색 테러’ 협박 황상무 당장 파면해야”

   
▲ <이미지 출처=MBC 보도영상 캡처>

KBS 기자 출신인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MBC를 겨냥해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14일 MBC 보도에 따르면, 황상무 수석은 출입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군대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MBC는 잘 들어’라고 콕 찍은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것은 ‘군 정보사 오홍근 회칼 테러’ 사건이다. 당시 오홍근 중앙경제신문(중앙일보 자매지) 사회부장은 노태우 정권인 1988년 월간중앙 8월호에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칼럼을 게재한 후 1988년 8월 6일 출근길에 ‘회칼 테러’를 당해 허벅지가 찢기는 중상을 입었다.

MBC는 “황 수석은 이 사건을 말하며 당시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로 기사 쓰고 했던 게 문제가 됐다는 취지라고 말했”고, “왜 MBC에게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했고, 정보보고 하지 말라는 당부를 덧붙였다”고 전했다.

   
▲ <이미지 출처=MBC 보도영상 캡처>

황 수석이 이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오홍근 기자 유족은 “언론인 출신이라는 대통령실 수석이 천인공노할 당시 사건을 ‘MBC는 잘 들어’라며 특정 언론사를 공개적으로 협박하는 수단으로 가져다 쓴 것”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故오홍근 기자의 친동생인 오형근 씨는 1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형님이 당한 사건은 군사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칼럼을 썼다는 이유로 언론인을 상대로 정보사 군인들이 저지른 테러였다”며 “언론인이라면 누구나 공분할 수밖에 없는 그 사건을 재발방지 차원에서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시민사회수석이라는 사람이 ‘MBC 들으라’며 공개 협박하는 데 활용했다는 건데 도저히 제정신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어젯밤부터 이 일로 집안에 난리가 났고, 오늘 아침 긴급 가족회의까지 마쳤다”며 “변호사와 협의해 협박죄 성립 여부 등을 검토한 뒤 가족 명의로든 시민사회와 연대해서든 황 수석 고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오 씨는 “(형님은) 죽는 날까지 그때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하지 못하고 가셨다”고 밝히고는 “(윤 대통령이) 반드시 황 수석을 해임하는 것은 물론, 언론인 명부가 있다면 거기서 당장 황상무란 이름을 빼야 한다”며 “그런 자격 미달인 사람을 언론인으로 불러선 안 된다”고 분개했다.

야당에서도 윤 대통령에 황상무 수석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측근인 황 수석의 인식은 곧 대통령의 인식”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정말 ‘독재 정권, 권위주의 정부로의 회귀’를 꿈꾸고 있는지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러고는 “윤석열 대통령은 백주 대낮에 기자 테러 사건을 ‘농담’처럼 말하고, 언론을 향해 ‘백색 테러’ 협박하는 황상무 수석을 당장 파면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MBC 나세웅 기자는 “취재 위협”이라는 제목의 SNS 글에서 “10년 전쯤 범서방/국제PJ파 갈등으로 조폭 사건 취재할 때, 협박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히며 “반달(폭력조직 소속 탈퇴 또는 미소속 건달)이 ‘가만 안두겠다’, ‘찾아오겠다’는 문자를 보내고, 그쪽 사람이 전화로 경고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는 “해병대 수사외압 사건 같은 고위공직자 범죄를 취재하면서도 이런 노골적인 위협을 받을지 몰랐다. 그것도 대통령실 수석급, 기자 출신한테”라고 적고는 “반달의 위협은 다행히 위협으로 끝났지만 추후 수사받게 하겠다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은 빈말이 아닌 것 같아, 저 같은 쫄보는 위축된다”며 하지만 “동료 기자들 믿고 그저 매일의 할 일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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