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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조사본부 난색에도 이종섭 ‘직접 재검토’ 명령”

기사승인 2024.03.13  10:5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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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공수처에 제출한 이종섭 휴대폰, ‘채 상병 사건’ 이후 처음 쓴 새것”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피의자인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국방부 장관 시절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수사기록을 회수한 이후 국방부 조사본부에 직접 재검토를 지시한 정황이 나왔다.

12일 MBC 보도에 따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1월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했는데, 이 관계자의 텔레그램 메신저에 “해병대 수사단이 이미 수사한 사건인데, 같은 군사경찰인 조사본부가 재검토해 어떤 결론을 내놔도 신뢰받기 어렵다”는 내용의 메모가 저장돼 있었다. 당초 국방부 조사본부는 재검토는 어렵다며 난색을 표한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복수의 조사본부 관계자들은 MBC에 “재검토를 거부한다는 뜻을 밝히자, 신범철 당시 차관이 ‘장관이 명령하면 재검토할 수 있냐’고 물어봐 ‘명령은 따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고, “이틀 뒤 이종섭 당시 장관이 조사본부 책임자들을 불러 직접 재검토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당시 국방부 수뇌부가 ‘재조사’가 아니라 ‘기록을 재검토하라’고만 명령한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는 “새로운 조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새로운 팩트를 발굴하지 마라. 임성근에 대해서 현재 자료에서만 판단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2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현 주호주대사)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한편, 이종섭 전 장관이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4시간가량 면담하면서 공수처에 제출한 휴대전화가 ‘채 상병 사건’ 이후 처음 쓰기 시작한 새 휴대전화였던 것도 드러났다.

11일 MBC는 “작년 7월31일, 이 전 장관은 하루 전날 자신이 결재한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결과 발표와 경찰 이첩을 돌연 취소했고, 그래도 해병대 수사단이 사건을 경찰에 넘기자 국방부 검찰단이 기록을 가져와 국방부 조사본부의 재검토가 이뤄졌다”고 짚고는 “모두 7월 말부터 8월에 벌어진 일인데, 이후 새로 쓴 휴대전화를 제출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12일 “‘피의자’ 호주대사의 엉뚱한 휴대폰 제출, 수상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쯤되면 언론이 나서야 한다고 본다”며 “정론지라면 마땅히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피의자가 채 상병 사건 당시 쓰던 휴대폰이 아닌 새 기기를 제출했다. 증거인멸 우려는 구속영장 청구 사유에 해당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은 이른바 ‘틱톡 화법’으로 거의 매일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을 비판해왔고, 전직 법무부장관으로서 틈만 나면 ‘국민의 법 감정’을 중시해왔던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한동훈 위원장은 ‘이 전 장관의 출국 금지 사실을 알았다면 도주 사태에 책임져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 “장관 그만둔 다음”이라며 “당대표 입장에서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변을 회피했다.

같은 날 공수처 관계자는 법무부의 출국 금지 해제 결정에 대해 “수사팀은 법무부에 원칙적인 입장을 냈다. 방조한 적 없다”며 출국 금지를 해제하는 것에 반대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호주로 출국한 이 전 장관 조사와 관련해서는 “(7일 4시간가량 진행한 조사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못 미쳐 추가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수사팀은 소환조사를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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