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자 등판 “윤석열차, 표절 아냐”…김주대 “또 거꾸로 타격”

▲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 ‘윤석열차’(위)와 2019년 영국 일간지 ‘더 선’에 게재된 ‘영국 총리 열차’ 만평(아래).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수상작 ‘윤석열차’ 만평을 두고 국민의힘이 표절을 주장한 가운데 영국 만평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표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이트는 2019년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에 실린 정치 풍자 일러스트 ‘보리스 존슨(당시 영국 총리) 열차’의 원작자이다. 해당 일러스트를 제시하며 국민의힘은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브라이트는 7일 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를 통해 “이 학생은 어떤 형태로든 내 작품을 표절하지 않았다”며 “작품에 나타난 유사성은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 의도한 것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일은 시사만평계에서 비일비재하다”면서 “학생은 잘못한 것이 전혀 없고 펜과 붓을 잘 사용한 학생의 솜씨는 칭찬받아야 마땅하다”고 격찬했다. 

그러면서 브라이트는 “훨씬 더 중요한 문제는 칭찬받아 마땅한 학생을 비롯해 누구든 정부에 대해 풍자적인 비판(poke)을 하면 비난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 표절 논란이 일자 라시드 기자는 브라이트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이같은 답변을 받았다. 라시드 기자는 ‘윤석열 정부는 표절작이라고 암시하고 국민의힘은 표절했다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브라이트 작가는 표절이 아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 <이미지 출처=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 트위터 캡처>

앞서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영국 일간지 ‘더 선’의 ‘영국 총리 열차’를 제시하며 “한눈에 봐도 표절 아닌가. 본질적인 것은 학생이 표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도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라 표절 의혹 때문에 논란이 크다”면서 “외국 작가의 작품을 그대로 베낀 것이나 다름없다는 논란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혁 비상대책위원은 5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영국 총리 열차’ 일러스트를 거론하며 “누가 봐도 그대로 표절한 것을 금상을 줬는데 심사위원들이 ‘더 선’의 일러스트를 보지 못했거나 검증을 소홀히 한 게 아니냐”라고 했다.

그러나 원작자인 스티브 브라이트가 “콘셉트는 유사하지만 표절과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로 절대 표절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국민의힘은 무색하게 됐다. 

이에 대해 김진애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서 ‘영국 총리 열차’ 작가가 입장을 밝혔다며 “문체부와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 탄압 구실로 표절을 운운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문인화가 김주대 시인은 “윤석열 정권이 비난하고 공격하는 문제들마다 윤석열 본인과 가족이 가진 문제로 돌아와 거꾸로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고교생 예술에 대한 탄압뿐만 아니라 북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 미사일 발사도 그렇다”며 “북한을 비난하고 공격하려고 발사한 미사일이 돌아와 제 머리를 쳐버렸다”고 ‘강릉 미사일 발사오류 사고’를 언급했다. 

이어 “싱싱하고 시퍼런 정신을 가진, 때 묻지 않은 고교생을 건드린 것은 큰 실수이고 큰 무지, 무식”이라며 “유엔에까지 가서 세계만방에 자유 수호를 부르짖은 정권이 (창작의) 자유를 탄압하고 있으니 그보다 더 큰 모순이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