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복귀, 보고하면 될 일…엄청난 리스크 감수하고 희생할 사이인지”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과 같은 시기 같은 지원반에서 복무했던 카투사 A씨는 당직사병 현모씨의 주장에 대해 14일 “저희 사단본부중대 지원반에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군령을 어겨 가면서까지 긴밀한 관계였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그런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면서 이같이 의문을 표했다.
A씨는 추 장관 아들 서씨와 같은 시기 주한 미8군 한국군 지원단의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부대의 같은 지원반에서 근무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2017년 6월 25일 당직 사병이던 현모씨는 “서씨가 복귀 날짜(2017년 6월 23일)보다 이틀이 늦은 날(2017년 6월 25일)에도 복귀하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집이라고 하더라”고 했다.
현씨는 “지금 당장 택시라도 타고 부대(경기 의정부)로 오라고 지시했고, ‘알았다’길래 밤 10시까지는 오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씨는 “서씨와 통화를 마치고 얼마 안 돼 한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자신이 서씨 휴가를 연장했으니 서씨를 휴가자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
현씨는 당시 상황을 부대원들에게 설명한 대화 내용을 11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내용은 검찰 조사에서 증거로 제공했다.
2017년 6월 25일 오후 9시19분경 현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로 동료 병사에게 “와, 나 특이사항 없습니다 보고 끝내고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다 이러고 있는데 ◯◯(점호 병사)이한테 전화 받고 소름 돋았다. 추미애씨 집이 서울이라 정말 다행이다. 야식장부로 해서 ‘스무스하게’(매끄럽게) 복귀한 걸로 해야지”라고 했다.
▲ 중앙일보(3일)와 세계일보(11일)가 보도한 당직사병이었던 현모씨가 2017년 6월 25일 동료 병사들에게 보냈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 |
현씨의 주장에 대해 A씨는 “휴가 연장이 안 됐다면 23일 저녁 8시반까지 복귀했어야 됐다”며 “23일 당직병이 미복귀 여부를 제일 먼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사실 확인을 해보니 23일, 24일 당직을 섰던 인사과 인원들이 미복귀 관련된 내용을 기억하는 게 없더라”고 했다. 그는 “서모씨 부모의 직업을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보면 뚜렷이 기억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별일 없었다는 반응이라고 했다.
또 A씨는 “인력 변동 사항을 총 3개를 비교해 수합한다”며 “부대일지와 병역 현황판, 복귀 장부 3개의 보고가 일치해야 ‘특이사항이 없습니다’라고 보고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병역 현황판에 대해 그는 “큰 화이트보드 같은 개념”이라며 “실시간으로 특이사항이나 복귀 여부를 반영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아울러 “무조건 인사과에 비치된 장부, 출타 여부 등에 작성하고 실시간으로 지원반장에게 지원반에 있는 유선전화 번호로 보고하게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시스템으로 미복귀가 발생했다면 23일, 24일 당직을 섰던 사람이 이미 알고 있어야 하는데 25일 갑자기 현씨가 미복귀를 주장했다는 것이다.
또 현씨가 서씨에게 전화했더니 집이라고 했고 빨리 오라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 A씨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A씨는 “당직사병은 그냥 통신 체계의 일환”이라며 “미복귀 인원이 발생하면 담당 지원반장이나 지역대라는 곳의 당직사령에게 보고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당직사병이) 책임질 수가 없는 일이고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미복귀 여부를 감싸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당시 대화 내용에 대해서도 A씨는 “만약 연가를 썼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집입니다’, ‘들어와라’라고 했다는데 연가를 사용하는 사람이 ‘네 들어가겠다’고 했으면 둘다 이상한 것”이라며 “제가 만약 서씨라면 바로 담당 지원반장에게 확인해 봤을 것”이라고 했다.
‘야식 장부’ 언급에 대해서도 A씨는 “불가능하다”며 “야식 장부에 먼저 기입을 해야 된다”고 시스템을 설명했다.
그는 “식사 시간을 놓친 병사들이 ‘내가 야식을 배달하겠다’라는 걸 지원반에 보고하고 누가 몇 시에 야식을 시켜 먹었는지 보고하는 체계가 있다”며 “그런데 야식 장부로 넘어가게 내가 좀 상황을 해결해 볼 테니까 지금 들어와라, 라고 이야기하는 건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A씨는 “야식 장부와 휴가 복귀 장부는 별개의 장부”라며 “만약 이 둘이 정말 모든 위험을 무릅쓰고 내가 널 도와주고 싶다 이렇게 막 서로를, 군령을 어겨 가면서까지 긴밀한 관계였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그런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더라”고 의문을 표했다.
그는 “지원반장이 점호에 불시순찰을 종종 나온다”며 “점호 인원이 없는데 복귀 장부에는 복귀로 써 있다면 정말 뒤집어지는 일”이라고 했다. 그는 “본인 영창이라든지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희생을 해 줘야 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이건 오히려 당직병 잘못”이라며 “휴가자 미복귀 사건 사고에 대해 이렇게까지 애쓰면서 야식 장부로 해 줄게, 휴가 복귀 빨리해라, 라고 하는 경우는 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모르는 얼굴의 한 대위가 지시했다는 현씨의 주장에 대해 A씨는 “사단본부중대는 지역대와 도보로 3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며 “성함까지는 몰라도 얼굴 정도는 안다”고 했다.
또 A씨는 “현씨는 선임병장이었다”며 “선임병장 임명식 때 지역대장 옆에 지원장교가 항상 있다. CRC의 사단본부장대에서 근무하는 선임병장, 시니어 카투사들은 지원장교의 얼굴을 알 수 있는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반박했다.
문서 보관 시스템에 대해선 A씨는 “카투사들은 인사과 당직병이 사용하는 게 크게 두 개의 망이 있다. 미군 망과 한국군 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복귀 보고나 특이사항이 발생했을 때 당직병이 메일을 통해 접수하는 건 모두 다 미군 망으로 업무 처리를 하게 되어 있다”고 했다.
때문에 “만약 기록이 한국군 망에서 발견되지 않는다면 미군 전화망, 미군 평문 인터넷망, 우리는 니퍼라고 부른다, 그쪽으로 메일을 접수를 했을 것”이라며 “미군 번호로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CRC 부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며 A씨는 “보관 규정에 따라 평택으로 다 싸들고 갔다면 찾을 수 있지만 한국군 측의 기록이 남는 것은 인사과 계원들이 재기입하는 형식”이라고 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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