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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대검 입장문 보니 누군가 거짓말?…황희석 “감찰 사안”

기사승인 2020.07.09  12: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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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지열 “이미 지휘권 상실? 그럼 전국 검사장 회의는 왜 열었나”

지난 3월 31일 MBC 보도로 불거진 ‘채널A 기자·한동훈 검사장 유착 의혹’ 사건을 7월 9일이 돼서야 서울중앙지검이 책임을 지고 수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를 사실상 수용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련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SNS에 추 장관의 ‘최후통첩’ 이후 법무부와 대검찰청 사이에 오간 입장문을 열거한 뒤 ‘대검이나 법무부 중 거짓말을 한 자가 있다’고 했다. 

황희석 최고위원은 “감찰 사안”이라며 ‘대검 대변인인 권순정 검사는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 연가를 내고 산사에 머무르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사진출처=추미애 장관 페이스북>

추미애 장관은 지난 8일 윤석열 총장에게 ‘9일 오전 10시까지 결단을 내리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이어 연가를 내고 산사를 찾은 추 장관은 SNS에 사진을 올리고 “스님께서 주신 자작나무 염주로 번뇌를 끊고 아침 기운을 담아본다, 무수한 고민을 거듭해도 바른 길을 두고 돌아가지 않는 것에 생각이 미칠 뿐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8일 오후 6시 12분경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검찰청 대변인실에서 알려드립니다]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존중하고 검찰 내·외부의 의견을 고려하여, 채널에이 관련 전체 사건의 진상이 명확하게 규명될 수 있도록 서울고검 검사장으로 하여금 현재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포함되는 독립적 수사본부를 구성하여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지 아니하고 수사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공정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도록 하는 방안을 법무부장관에게 건의하였습니다.

김성회 대변인은 “쉽게 말하면 ‘이성윤(서울중앙지검장)의 지휘는 절대 안되고 김영대 서울고검장으로 지휘라인 교체합시다. 나는 수사 지휘 안 할게요’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대변인은 “결국 이성윤을 회피하겠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특임검사 주장과 동일한 이야기”라며 “수사팀은 두는데 수사 총책임자를 교체하겠다는 건 뻔한 작전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수사지휘권 발동 직후 검찰 내부에서 ‘특임검사’가 거론되자 법무부는 3일 “이미 때늦은 주장으로 명분과 필요성이 없음은 물론, 장관 지시에 반하는 것”이라고 쐐기를 박은 바 있다.

윤 총장의 ‘독립적 수사본부’ 건의에 대해 추미애 장관은 8일 오후 7시 52분경 다음과 같은 입장을 즉각 냈다. 

[법무부 알림]

총장의 건의사항은 사실상 수사팀의 교체, 변경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문언대로 장관의 지시를 이행하는 것이라 볼 수 없음

김성회 대변인은 “한마디로 ‘응, 아니야.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하고, 당신 측근 문제니까 총장님은 손 떼세요’였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대검찰청 대변인실은 9일 오전 8시 41분경 취재진들에게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 

[대검찰청 대변인실에서 알려드립니다]

채널A 사건 관련입니다
수사지휘권 박탈은 형성적 처분으로서 쟁송절차에 의해 취소되지 않는한 지휘권 상실이라는 상태 발생
결과적으로 중앙지검이 자체 수사하게 됨
이러한 사실 중앙지검에 통보필
총장은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음
지휘권 발동 이후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 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고 이를 전폭 수용하였으며 어제 법무부로부터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음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추미애 장관이 연가 내고 법무부 간부들을 멀리 했을 때, 검찰과 친한 법무부 간부들이 그런 일을 꾸몄던 것일까요?”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윤 총장이 사실상 수용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법무부는 9일 오전 10시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냈다. 

[법무부 알림]

○ 만시지탄이나 이제라도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채널A 강요미수 사건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임

○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 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고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함

※ 대검 측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하였으나,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고, 독립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 측에 한 사실이 없음

독립수사본부 문제와 관련 대검이 “법무부로부터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독립 수사본부 설치 제안을 받았다”고 하자 법무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이다.

법무부는 “대검 측으로부터 서울고검장을 팀장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법무부 실무진이 검토하였으나, 장관에게 보고된 바 없다”며 “독립수사본부 설치에 대한 언급이나 이를 공개 건의해 달라는 요청을 대검 측에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김성회 대변인은 “‘검찰이 요구했는데 검토해봤고, 장관 보고도 안하고 묵살해버렸다. 공개 건의해달라는 요청도 없었다’는 해명”이라며 “거짓말을 하는 자가 있다”고 했다. 그는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희석 최고위원도 “이것은 감찰을 해봐야 할 사안인 듯”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검 대변인 권순정 검사에게 묻는다. 어느 것이 진실인가?”라고 물었다. 

황 최고위원은 “계속 허위보고하고 언론에 흘리기 하는 것이 감찰 사안이라는 것은 법무부에 근무했으니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양지열 변호사는 ‘장관의 수사지휘를 따른다’고 하지 않고 ‘형성적 처분’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이것이 되레 모순을 발생시킨다고 꼬집었다.

양 변호사는 “형성적 처분이라, 말 참 어렵게 하죠?”라며 “법무부 장관이 지휘를 한 순간 이미 끝난 일이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별도의 이행, 그러니까 따르고 말고 할 여지조차 없었다는 것”이라며 “손을 떼는 게 아니라 손이 아예 없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 변호사는 “그럼 검사장 회의란 건 왜 열어서 의견을 모았다는 걸까요? 이미 이뤄진 사항이라면서?”라고 윤 총장이 3일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했던 것을 지적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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