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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사건과 수감자H’ 방송 보도 살펴보니 

기사승인 2020.05.26  15: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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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KBS·MBC ‘적극 보도’·JTBC는 ‘소극’ … SBS는 침묵 

“KBS는 한(명숙)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는 고 한만호 씨의 생전 인터뷰를 통해서 그가 법정에서 주장했던 내용, 그러니까 돈을 준 적이 없고 검찰과 짜 맞추기 한 거라는 주장을 지난주 전해드렸습니다. 오늘(25일)은 추가 의혹입니다.

당시 검찰이 한 씨의 이런 뒤바뀐 입장을 반박하기 위해서 한 씨의 동료 수감자들을 재판정에 증인으로 세웠는데, 이들 역시 검찰과 짜고 허위 증언을 했던 거란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습니다. 이런 주장을 한 교도소 수감자를 뉴스타파가 인터뷰했는데, KBS가 관련 내용을 제공받아 검토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KBS 화면 캡처>

검찰의 위법수사 정황 뒷받침할 새로운 증언자 등장 

어제(25일) KBS가 <뉴스9>에서 보도한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KBS는 뉴스타파가 새롭게 제기한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이 재소자의 주장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 그리고 증언의 일관성을 봤을 때 보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봤을 때 KBS의 이 같은 판단은 지극히 상식적입니다. 뉴스타파가 ‘한만호 비망록’을 바탕으로 당시 검찰 수사에 무리한 부분이 없었는지 의혹을 제기했을 때 검찰은 “한만호 비망록은 당시 재판에서 증거로 제출됐고, 이미 검토된 것이어서 새로울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검찰의 주장을 다시 반박하는 ‘제3의 증언’이 나온 겁니다. 저는 언론이라면 당연히 관심을 가져야 하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한만호 비망록’과는 차원이 다른 ‘검찰의 위증교사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뉴스타파가 보도한 대략적인 사건의 흐름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0년 12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한 1심 2차 공판이 열리는데 이때 증인으로 나선 고 한만호 씨가 검찰에서 한 진술을 뒤집습니다. ‘검찰의 시나리오’에 따라 진술한 것이라고 고백을 한 겁니다. 

검찰 입장에선 ‘당황’할 수밖에 없지요. 때문에 검찰은 한만호 씨 증언이 거짓이라는 걸 밝히기 위해 한 씨의 동료 수감자 2명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웁니다. ‘검찰측 증인’으로 나선 동료 수감자들은 검찰에 유리한 증언을 하죠. 

그런데 이들의 증언이 검찰에 의해 조작된 것이란 주장이 제기됩니다. 한 씨의 또 다른 ‘제3의 동료’ 수감자, 이른바 H라는 인물이 뉴스타파를 통해 이 같은 증언을 한 겁니다. 심지어 자신을 포함한 수감자 3명이 검찰의 주도로 거짓 증언을 연습까지 했다는 게 ‘수감자H’의 주장입니다. 

   
▲ <이미지 출처=뉴스타파 보도영상 캡처>

‘수감자H’ 당시 한만호 사건 담당 검사실에서 20차례 넘게 조사 받아

뉴스타파가 ‘수감자H’의 당시 서울중앙지검 출정 조사 기록을 확인한 결과 실제 ‘수감자H’는 자신의 사건과는 무관한 ‘한만호 사건’ 담당 검사실에서 20차례 넘게 조사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구나 검찰에 협조하지 않으면 아들과 조카를 별건 수사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물론 ‘수감자H’가 자신의 증언을 뒷받침할 확실한 물증을 제시하진 못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과 의혹만으로도 당시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현재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수감자H’가 사기와 횡령 등 혐의로 2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이라며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논리라면 당시 검찰이 증인으로 내세운 ‘한만호씨 동료 수감자 2명’에 대한 신빙성에도 ‘금이 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검찰 측 해명과 반박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저는 이 정도 의혹이 제기됐으면 당시 검찰 수사에 문제는 없었는지 언론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한명숙 전 총리가 유죄냐 무죄냐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당시 검찰 수사에 ‘위법성’은 없었는지 점검하는 보도 정도는 나와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KBS·MBC ‘적극 보도’·JTBC는 ‘소극’ … SBS는 침묵

그런데 KBS와 MBC는 나름 적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반면 JTBC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고 SBS는 ‘수감자H’ 증언이 나왔는데도 어제(25일) 메인뉴스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제목만 대략 한번 볼까요? (인터넷 홈페이지 기준)

<“한명숙 재판 증언 조작됐다” 수감자 동료의 폭로> (KBS ‘뉴스9’ 5월25일)
<“아들까지 불러 위증 압박” vs 검찰 “명백한 허위주장”> (KBS ‘뉴스9’ 5월25일) 
<‘검찰이 허위 증언 강요’ H 씨 주장 신빙성 있나?> (KBS ‘뉴스9’ 5월25일)
<감옥에서의 폭로…“검찰서 ‘거짓말 집체교육’ 받아”> (MBC ‘뉴스데스크’ 5월25일) 
<“제보했더니 오히려 협박”…檢 “회유·압박 없었다”> (MBC ‘뉴스데스크’ 5월25일)
<‘한만호 비망록’ 후폭풍…진상규명 가능한가> (MBC ‘뉴스데스크’ 5월25일) 
<“한명숙에 불리한 증언 하도록 강요”…검찰 "허위 주장"> (JTBC ‘뉴스룸’ 5월25일)
 

JTBC는 보도를 하긴 했지만 뉴스타파 보도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이에 대한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한걸음 더 들어가는’ 리포트를 할 수는 없었는지 아쉬운 대목입니다. 관련 리포트 ‘0’인 SBS보다 낫긴 합니다만.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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