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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편드는 ‘조선일보 비판’ 방송뉴스엔 없다

기사승인 2019.07.17  14: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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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조선일보 일어판 보도 문제점…언론이 외면할 사안 아니다

“일본의 부당한 경제 보복 국면에서 ‘조선일보’의 기사와 칼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 측 입장을 묘하게 대변하는가 하면, 일본판 조선일보에선 반한 감정을 부추기는 선동적인 제목들이 많다는 건데요. 언론 시민사회 단체가 이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어제(16일) MBC <뉴스데스크> ‘묘하게 日 편드는 조선일보…“부끄러운 보도 그만”’ 가운데 일부입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소비자주권행동, 전국언론노조,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16일 조선일보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일보를 규탄하는 내용입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언론시민단체 “일본 옹호하는 조선일보 규탄한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최근 조선일보가 보도하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사설과 논평이 한국을 공격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며 사실상 일본을 옹호하는 조선일보를 규탄했습니다. 

특히 언론시민단체들은 일본어판으로 제작된 조선일보를 문제 삼았습니다. 관련 내용은 CBS 노컷뉴스가 자세히 보도했는데 내용 간략히 인용합니다. 

“15일 국내에 보도된 조선일보 사설은 <‘국채보상’ ‘동학운동’ 1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청와대>라는 제목이었다. 하지만 일본어판 제목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고 국민의 반일 감정에 불을 붙일 한국 청와대>였다. 다분히 선동적으로 다가오는 제목이다 … (중략) 

조선일보는 14일에도 <나는 善 상대는 惡? 외교를 도덕화하면 아무것도 해결 못해>라는 제목의 최상용 전 주일 한국대사 인터뷰를 실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의 제목은 <도덕성과 선악의 이분법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다>였다. 역시 한글 제목보다 더욱 직설적이다 … (중략)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포털인 야후재팬에서 이런 내용의 기사와 댓글이 다수 소비되고 있고, 이를 접한 일본인들은 자연스레 이것이 한국 내 보편적인 여론 또는 정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게 언론단체들의 평가다.” (CBS노컷뉴스 7월16일 <“조선일보가 반한감정 증폭→한일관계 악화” …왜?>

언론시민단체들이 조선일보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조선일보를 규탄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들은 “이 같은 조선일보의 보도가 조선일보 일본어판을 통해서 일본에 소개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 정부를 비판하고 일본 측을 두둔하는 댓글까지 일본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반한감정을 증폭시켜서 한일관계를 악화시킨 책임이 조선일보에 있는 것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은 상당수 언론에 의해 외면받았습니다. 특히 방송사 메인뉴스는 어제(16일) MBC를 제외하곤 리포트가 없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 화면 캡처>

조선일보 이용하는 일본 정부 … 이런 상황 외면하는 한국 언론 

사실 언론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을 다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은 이들이 주장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조선일보 일어판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공론화가 그것인데요, 정말 극히 일부 언론을 제외하곤 관심이 없습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조선일보는 지난해 10월2일부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조선일보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일본어로 번역해 제공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선일보가 이렇게 한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각도로 조명하는 기사가 나와야 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우리 언론’은 이런 상황이 가진 문제의 심각성을 애써 외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포털에서 ‘조선일보 일어판’으로 검색을 해보면 한국 언론의 무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검색되는 기사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 ‘검색되는 기사’도 대부분 청와대가 ‘조선·중앙일보를 비판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언론의 상호비평과 팩트체크 등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15일 MBC에서 방송된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는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입니다. “일본 내 혐한 분위기를 부추기는 국내 언론의 실태와 일본 극우와 한국 극우의 ‘기묘한’ 상생 관계를 조명”했기 때문입니다. 

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에 따르면, 일본 혐한집회 참가자들은 유튜브와 SNS, 야후 재팬의 한국 보수신문 등을 통해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들이 접하는 내용들이 대부분 왜곡되거나 가짜뉴스가 많다는 점입니다. 

   
   
   
▲ <이미지 출처=MBC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2’ 화면 캡처>

이번 사안도 ‘청와대 vs 조선·중앙일보’ 중계보도 할 건가 

고민정 청와대 대변변인 조선·중앙일보를 실명 비판하자 일부 언론이 관련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보도 양태를 보면 ‘청와대 vs 조선·중앙일보’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이번 사안은 언론이 팩트체크를 통해 검증해야 할 문제이지 ‘공방 저널리즘’으로 갈 사안은 아니라고 봅니다. 

조선일보 일본어판 기사가 가진 문제점을 언론이 적극 보도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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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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