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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효상 고교동문, ‘통화누출’ 외교관 선처 호소에 “부끄럽다”

기사승인 2019.06.24  17: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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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태 “원인제공자 강효상, 국민과 대건고 32기 후배들에 사과하고 의원직 사퇴하라”

‘3급 국가기밀’로 분류된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을 열람한 뒤 이를 고교 선배인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 유출해 파면 조치된 K 전 참사관의 대구 대건고 동문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냈다.

23일 <세계일보>에 따르면, 동문들은 탄원서를 통해 K 전 참사관이 의도를 갖고 법을 어기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설사 일부 실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공직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한 사람의 생명을 끊는 것이라 할 수 있는 파면처분을 받아야 할 상황인지는 실로 의문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정치적 상황이나 의도로 한 사람의 유능하고 성실한 외교관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상황이 있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탄원서는 인사혁신처 중앙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과 위원 앞으로 보내졌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김영태 경북 상주지역위원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외교 비밀을 누출하고 파면을 당한 외교관의 고교 동문이자 동기생”이라고 밝히고는 ‘외교기밀 유출 사건’으로 “너무 부끄러워서 출신 고등학교 말도 못 꺼내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동문들의 탄원서 제출에 “더욱 부끄러워진다”면서 “정치는 그리고 국익은 패거리가 돼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 3급 국가기밀로 분류된 한미정상 간 통화 내용을 기자회견을 통해 공표해 논란이 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김영태 위원장은 “저도 우리 동기생이 희생당하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그 보다도 고교 후배의 인생을 망쳐버린 선배 국회의원이 더 밉다”고 했다.

이어 “이 모든 일의 원인제공자인 강효상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대건고 32기 후배들에게 사과하고 하루속히 의원직을 사퇴하고 법의 처분을 받기를 촉구한다”며 “그것만이 대건고의 명예를 살리는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아래는 대구 대건고 동문들의 선처 호소 탄원서 전문이다. 

"존경하는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님들께 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들은 현재 여러 곤경에 빠져있는 전 외교부 주미대사관 K 참사관과 학교를 같이 다녔던 동기동창이자 동문 선후배들로서 그동안 K를 수십년간 겪고 지켜봐온 사람들입니다. 

저희들은 최근 K를 둘러싸고 발생한 사건을 언론보도를 통해 접하고 너무나 놀랐습니다. K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저희들로서는 K가 그런 일을 했을거라고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진행된 여러 사안과 최종적으로 파면이라는 공무원 신분박탈 과정도 단순히 동문이라는 입장에서가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도 쉽게 납득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먼저 K가 외교관으로서의 엄중한 본분을 망각하고 사적관계에 치우쳐서 의도적으로 국가기밀을 유출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저희들이 아는 한 K는 공무집행 과정은 물론 일상에서도 의도적으로 법을 어길 사람이 아닙니다. 

K는 고등학교 3년 중 2년을 왜관에서 대구로 1시간 반에 걸쳐 기차 통학을 하였지만 결석이나 지각 한번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성실함이 몸에 밴 사람입니다. 고교시절 내내 학급반장 등을 하면서 당시 사춘기 친구들에게 학업과 학교생활에 모범을 보여준 친구였습니다. 아울러 모태신앙에서 독실한 신앙생활을 누구보다 진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저희들은 K가 그동안,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라도, 외교관으로서의 남다른 소명감과 자부심을 갖고 국익을 위해 진심과 정성을 다해 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여러 자리에서 K를 봐온 저희들로서는, 그가 정치적으로 치우치는 일이 없었고, 돈이나 권력, 정치적 입장이나 이해에 따라 사람이나 자리를 좇지 않았다는 점을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접한 바로는, 야당 국회의원인 강효상 의원이 후배인 K에게 전화해서 외교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알아냈다고 합니다. K는 이 과정에서 고의, 혹은 실수로 기밀을 누설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큰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비록 저희들이 사건의 세세한 내용이나 외교관련 규정은 모르더라도, K라는 사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K는 주미대사관의 미국의회를 담당하는 참사관으로서 근무하면서 고등학교 선배이자 국회의원의 전화를 받고 성심성의껏 응대했을 것입니다. 국회의원의 질문을 받고 정부의 입장이나 계획을 설명하고 의원의 비판적 시각과 편향을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대화과정에서 일부 비밀에 해당하는 사안들이 언급됐을 수도 있었겠다는 것이 본인의 소명이자 저희들의 판단입니다. 

이처럼 어쩌면 적극적으로 본연의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 성실하고 유능한 한 외교관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K라는 한 인간의 평생의 삶을 원천적으로 부정당하는 파면처분을 받게 됐다는 소식은, 본인은 말할 것도 없겠지만, 주변에 있는 저희들까지 가슴이 미어지게 합니다. 

과연 K의 행위가 외교관으로서 해서는 안될 의도된 위법행위였는지, 혹은 중견 외교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중대한 실수였는지는 저희들이 쉽게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설사 일부 실수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공직자로서 평생을 살아온 한 사람의 생명을 끊는 것이라 할 수 있는 파면처분을 받아야 할 상황인지는 실로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소청심사위원장님과 위원님 여러분, 

너무도 당연하지만 공직기강을 엄정히 세우고 외교관의 직무규정도 엄격히 관리되고 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정치적 상황이나 의도로 한 사람의 유능하고 성실한 외교관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상황이 있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된 사안의 내용은 엄중하게 따지고 책임을 물을 일이 있으면 당연히 물어야 하겠지만, 그 과정에서 평생에 한이 될 억울한 희생이 생기게 해서도 안될 것입니다. K가 한 인간으로, 또 대한민국의 외교관으로 살아온 과정과 해온 일들을 살펴봐 주시고 다시 한번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선처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6월 K의 외교부 복직을 바라는 친구, 동문 일동"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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