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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와 치열한 전투”...황교안 대표, 극우와 먼저 싸우시길 

기사승인 2019.02.28  16: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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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김진태·김순례 징계에 대한 입장이 출발점이 될 것

   
▲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날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 대표로 당선된 황교안 대표가 첫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기본적으로 당내 통합이 중요하다. 우리 당 안에도 여러 계파가 있었지만, 이제 한국당에 계파는 없어졌다. 계파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우리 마음도 정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젊은이들도 오실 수 있고, 다양한 계층의 여러 전문가도 함께하며 점차 통합의 확산을 이뤄가겠다. 이 모든 것을 위해 먼저 우리의 혁신이 필요하다. 통합이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친박’ 딱지만 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도로박근혜당’이 되리라던 평가가 적중하는 것일까. 예상대로 27일 자유한국당 신임 당대표로 황교안 전 총리가 선출됐다. 당대표 선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 대표는 ‘보수대통합’과 관련된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정리해보면, ‘나이브’하기가 이를 데 없다. 계파 통합 외에는 전부가 ‘일반론’에 가까운 일성 뿐이었다. ‘젊은이와 다양한 계층의 전문가’는 총선 때마다 내세우는 ‘인재론’과 다를 바 없었고, “먼저 우리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대목은 ‘탄핵불복’ 논란까지 불러왔던 본인의 전당대회 과정을 돌아본다면 가히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자, 남는 것은 오로지 계파 통합인데, ‘친박’과 ‘비박’ 딱지를 떼자는 주장은 황 대표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반복했던 ‘레토릭’일 뿐이다. 더 나아가 이런 계산이었을 것이다. 정치색이나 노선을 최대한 지워나갔을 때, 극우부터 중도까지 모두 흡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략.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후보에게 중도층에서 밀렸다”는 취지의 질문에 황 대표가 한 대답도 같은 맥락이었다. 

“우리 당 안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인재들이 많이 있다. 이분들과 함께 중도 통합까지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함께 하면 원팀이라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함께 하면 우리 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외연을 넓혀가는 일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협력하겠다.”

오세훈, 김진태 득표율의 의미 

하지만, 실제 지표, 즉 득표율을 그게 꼭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압도적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황 대표는 50%의 득표율에 그쳤다. 과반이면 대단한 것 아니냐고? 과연 그럴까. 주목할 것은 황 대표를 선택하지 않은 오세훈 후보의 4만 2653표(31.1%)와 김진태 후보의 2만 5924표(18.9%)의 표심이다.   

먼저 오세훈 후보. 이미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증명됐듯, 한국당 내 ‘당심은 황교안, 민심은 오세훈’이란 결과가 예견됐고, 예측은 적중했다. 오 후보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황 대표의 전체 득표율을 간발의 차로 뛰어넘는 50.2%를 득표했다. 황 대표는 37.7%, 김 후보는 12.1%였다. 

민심은, 아니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일반 국민 중 2명 중 1명은 선거 내내 ‘중도 확장’과 이를 통한 내년 총선 승리를 부르짖었던 오세훈 후보를 당 대표로 지지했다. 선거 기간 내내 과거 회귀, ‘도로박근혜당’의 면모를 과시하며 ‘극우’까지 끌어안으려던 황 대표를 과연 이 ‘민심’이 계속 지지할 것인가. 

한국당 내 극우 세력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김진태 후보의 득표율도 의미심장하긴 마찬가지다. 무려 18.9%, 2만 5924표가 김 후보에게 향했다. 전통적인 ‘박근혜 지지층’, 그 콘크리트 지지율과 엇비슷한 것 아니냐고? 이것도 그렇지가 않다. 

이번 당 대표 선거는 지지층 결집을 위한 김진태 후보의 전략이라 일컬어지는 ‘5.18 망언’ 토론회 정국과 맞물리면서 그 어느 때보다 ‘극우’, ‘우경화’가 이슈가 됐다. 이 ‘5.18 망언’은 ‘태극기 부대’를 비롯한 일부 한국당 내 지지층을 제외하고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김 후보는 그 당사자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2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차지했다. 

자기 정체성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김진태 후보와 그를 지지한 이 18.9%를, 황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끌어안는 제스처를 취했다. 다양한 스펙트럼이라고?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다양한 스펙트럼과 청년층 운운하며 적극 발굴하고 지원했던 것이 바로 ‘일베’ 세력 아니던가. 

   
▲ 2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당 대표 후보자가 지지연설을 끝낸 후 오세훈, 김진태 후보자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정부의 폭정? ‘극우’와의 싸움이 먼저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김순례 의원의 최고위원 당선일 터. ‘5.18 망언’ 이후 대외적인 사과 이면으로 태극기 세력의 지지를 반겼다고 알려진 김순례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조경태 의원·정미경 전 의원의 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세월호 망언을 비롯해 극우층이 환영할 만한 행보를 보여 온 이 김순례 의원은 선거 결과에 따라 지도부에 입성, 매일 같이 막말을 쏟아낼 공산이 다분해 보인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지 아니한가. 

또 한 명,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의도된 막말 퍼레이드로 언론의 관심을 끌었던 김준교 청년최고위원 후보. 그 또한 무려 3만 6115표(26.5%)를 얻으며, 현역인 신보라 의원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새누리당이 키웠던 ‘일베’ 성향의 ‘청년’이 ‘문재인 탄핵’ 주장을 등에 업고 당내에서 입지를 다지고 ‘스피커’를 얻어낸 형국이다. 이 김준교 후보야말로 한국당의 퇴행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청년’인 셈이다. 

황 대표가 과연 이들을 끊어내고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까? 취임 일성으로 황 대표 스스로가 언급한 혁신과 통합이, 극우 ‘탄핵 불복’ 세력과 오 후보를 지지했던 50.2%의 ‘민심’ 사이에서 그저 당 대표 선거 기간 황 전 대표가 보여줬던 ‘오락가락’ 전술로 가능할 거라 보는 것인가. 황 대표는 과연 혁신과 통합 중 무엇을 우위에 둘까. 

황 대표는 취임 수락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의 폭정에 맞서서 국민과 나라를 지키는 치열한 전투를 시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타깝게도, 그러한 치열한 전투보다 이번 당 대표 선거로 존재감을 과시한 ‘극우’와의 싸움이 먼저가 돼야 하지 않을까. 김진태·김순례 징계에 대한 황 대표의 입장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 2017년 4월26일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통합화력 격멸훈련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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