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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굴복시키기 위해 너무 많이 나간 것 아닌가”

기사승인 2019.01.28  15: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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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굴복시키기 보도와 그에 반하는 정보들이 넘쳐난 SNS

“보도량 자체를 가지고 ‘이게 편집권이냐?, 아니냐’에 관해서 편집권은 맞죠. 편집권이긴 하지만, 언론의 자유의 영역에 속하기는 하지만 시청자가 봤을 때, ‘이거는 너무한 거 아니냐?, 너무 보도를 많이 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 손혜원 의원을 굴복시키기 위해서, 무릎 꿇리기 위해서 이런 보도를 좀 심하게 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정도가 많이 너무 많이 나갔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SBS <8뉴스>의 손혜원 의원 의혹 보도는 정당한 편집권의 영역일까, 아니면 한 의원을 굴복시키기 위한 지상파 방송사의 횡포일까. 이에 대해 SBS 최경영 기자는 “너무 나갔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방송된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였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이날 방송은 15일 SBS <8뉴스> ‘끝까지 판다’ 보도 이후  한때 문재인 대통령보다 기사 언급량이 많았다는 손혜원 의원 의혹과 관련한 언론의 보도 행태를 다뤘다. 패널로는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 최경영 KBS 기자, 장부승 간사이 외국어대 교수, 김남근 변호사 등이 출연했다. 

“15일에 SBS가 8시 뉴스를 통해서 4꼭지를 할애했고요. 16일과 17일에 6꼭지, 18일에는 7꼭지를 관련 보도를 했습니다. 두 분은 이 정도의 보도가 나올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진행자 정세진 아나운서는 이렇게 물었다. 그러니까 <저널리즘 토크쇼 J>의 문제제기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또 정 아나운서는 “SBS의 보도 이후 언론들이 정말 엄청난 양의 보도를 쏟아냈습니다”라고 정리했다. 지난 2주간 전 국민이 목도한 풍경이었다. 이에 대한 패널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자존심 싸움으로 번진 SBS 후속 보도

“저는 이것이 첫날 둘째 날 이후에 보도의 양상은 자존심 싸움으로 변질됐다고 저는 솔직히 판단을 합니다. 뭐냐 하면 손혜원 의원이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어요. 보통의 정치인들은 이와 같은 것이 나오면 약간은 억울하더라도 내적 타협을 시도하는 경우들이 좀 많아요. 왜냐하면 문제가 커지는 게 자기한테 더 불리하기 때문에. 그런데 이분 같은 경우는 탈당까지 이제 감행을 하면서 직접적으로 1:1로 싸워보겠다는 식으로 나가잖아요. 

이건 일반적으로 언론사에서 예상할 수 없는 그런 행보거든요. 그럴 때 만약에 이때 SBS가 말 그대로 꼬리를 내리게 되면 끝까지 파내는 의제의 지속에 있어서 지는 싸움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이거는 억지로 의제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거죠. 서영교 의원 얘기했지만 사실은 그걸 지속할 시간에 다른 보도 체인지(Change)가 일어났어야 하는 그 시기를 놓쳤다고 저는 판단을 합니다.”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정준희 교수 역시 최경영 기자와 마찬가지로 SBS 보도를 비판적으로 보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끝까지 판다’의 첫 번째 보도였던 삼성 관련 보도와 비교해 두 번째인 손혜원 의원 관련 보도가 1건 더 많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물론 손 의원 논란과 관련한 여러 평가도 나왔다. 

“자기 관련 상임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부동산 투기를 했다, 그러면 굉장히 파렴치한 행위”(김남근 교수)라거나 “소위 말하는 이해관계 충돌(Conflict of Interests, 사적인 이해관계가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의 공익과 상충되는 상황)이라는 부분”(장부승 교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 최 기자 역시 “이해 상충이나 부동산 투기 의혹은 손 의원 본인이 불러온 것이지 누가 다른 사람이 이걸 불러온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KBS는? 조선일보는? 

“일간지 중에서 손혜원 의원과 관련해서 가장 많은 양의 보도를 내놓은 곳은 조선일보였는데요. 16일부터 22일까지 기사, 사설, 칼럼 등을 포함해서 37건의 관련 보도를 냈습니다. 그중에 6건은 1면에 실렸습니다. 이렇게 받아서 쓰는 보도들 또는 내용과 관련 없는 가지치기의 특이한 보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문제는 정 아나운서의 지적처럼, ‘받아쓰기’에 몰두한 타 언론의 행태였다. 이와 관련 정 아나운서는 “KBS 뉴스나인, 9시 뉴스에서도 꽤 많은 관련 보도를 냈다”며 “16일부터 21일까지 단신을 포함해서 총 13건의 보도를 내놨다”는 멘트로 자사 언론의 행태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패널들의 쓴 소리가 쏟아졌다. 

“SBS 보도를 저도 심하게 비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KBS가 보도를 별로 잘 하지 못했기 때문에. 뻔히 탐사보도를 하는 사람들이면 등기부등본, 회의록 이거 2개를 구비한 다음에 그걸 가지고 SBS처럼 처음부터 다시 시작을 했으면 본질, 실체에 접근할 수가 있었을 텐데 가서 지역 주민들에게 물어보고 부동산 중개업소에게 물어보는 아주 겉핥기 식 보도를 했단 말이죠. 저희가 SBS를 비판하려고 하기에도 지금 면구스럽다 라는 측면이 있다.” (최경영 기자)

“(새로운 이슈 발굴) 그게 안 되고 소진이 돼버리고 나면 그다음에도 계속되는 보도는 결국에는 사실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진영논리가 대체되고 레토릭(rhetoric: 미사여구)들만 남는다는 거죠. 그러니까 소위 말해서 재탕 삼탕 되면서 이게 도대체 논점이 뭐였는지도 불명확해져버리는. 저는 그게 지금 좀 걱정이 돼요.” (장부승 교수)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기계적 균형’이나 ‘탐사보도의 윤리’와 같은 등장할 법한 용어들이 난무했던 이날 <저널리즘 토크쇼 J> 방송에서 사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언은 정준희 교수의 입에서 나왔다. 그건 과거와는 다른 지상파의 위상이었다. SBS가 첫 보도 이후 ‘집착’에 가까운 굴복시키기 보도 이후 보여준 행태와 그에 반하는 정보들이 넘쳐난 소셜 미디어상 분위기에 기반한 평가였다. 

그것은 과연 SBS의 이러한 탐사보도가 탐사보도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그렇다면 방송사의 탐사보도는 어떤 지향을 갖춰야 할지에 대한 비전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SBS는 물론 <저널리즘 토크쇼 J>는 여기에 제대로 답할 수 있을까. 

“이미 이제 정보의 접근에 대한 상당수의 과거의 일종의 뭐랄까, 언론사 특권이랄까요? 언론사들만이 뭔가 노력해서 뭔가 발굴할 수 있었던 시대가 많이 지나가고 있다고 봐요. 이게 나오자마자 사실은 수많은 온라인 같은 데를 보면 반대 증거들이라든가 반대 해석들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이제 튀어나온단 말이죠. 그랬을 때 그 분들은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들인데도 불구하고 제시하는 증거들이 있어요, 제시하는 해석들도 있고.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현재 첫 탐사보도를 터뜨렸을 때 언론사의 힘이 과거의 그 탐사보도의 어떤 측면 보다는 더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 기본적으로 이 실체성에 있어서의 독보적인 힘을 갖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거죠. 그 이상의 실체들을 찾아내려고 하는 노력을 SBS 조차도 사실 그렇게 전 잘하지 못했다고 보고 SBS 외의 어떤 KBS를 비롯한 방송사들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보는 거죠.” (정준희 교수)

   
▲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하성태 기자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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