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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률 “삼성바이오 내부문건 확고부동 증거…촘촘히 적은 범행일지”

기사승인 2018.11.02  11: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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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정적 증거 앞에서도 증선위 눈감고 또 결정 미뤄”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재감리 심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혐의와 관련 삼성바이오가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한 사실이 내부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고 한겨레신문이 2일 보도했다. 

또 회계처리 기준 변경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는 무관하다는 기존 해명과는 달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같은 결정적인 문건을 확보해놓고도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다음 회의(14일)로 결정을 미뤘다. 

<한겨레>가 입수한 내부 문건은 삼성바이오 재경팀이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발표된 뒤부터 11월까지 작성한 것이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김경률 회계사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일종의 범행일지와 비슷한 것”이라며 “5월부터 11월까지 주 단위로 촘촘하게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성자의 진솔한 소회도 담겨져 있는 일종의 일지”라며 “‘과거 어떤 일이 있었다’고 사실을 적시한 다음 ‘이 사건은 어떤 성격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커다란 난관에 봉착해 있다’고 적고 있다”고 말했다. 

또 출처에 대해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이 맞다며 “작성자도 확인된다, 한겨레 이후 보도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 <이미지 출처=SBS 화면캡처>

문건에는 “통합 삼성물산은 합병시 제일모직 주가의 적정성 확보를 위해 바이오 사업가치를 6조9000억원으로 평가해 버렸다”라고 적혀 있다. 

김 회계사는 “이재용 일가에게 유리하게 하게 위해 제일모직을 이렇게 고평가하다 보니 지금 바이오사업의 가치를 6조9000억으로 해버렸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로 인한 난감한 상황에 대해 “콜옵션 행사 가능성 확대로 1조8000억원의 부채 및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이에 따라서 삼성바이오는 자본잠식이 예상된다. 자본잠식시 기존차익금 상환 및 신규차입 불가, 상장불가 상황에 처한다”고 적고 있다. 

삼성바이오를 상장하고 승계의 중요한 수단으로 삼아야 하는데 이렇게 콜옵션 문제가 부상하게 되면 오히려 마이너스 결과, 완전 자본잠식이 돼 버린다는 의미다. 

김 회계사는 “이렇게 되면 은행해서 만기연장을 안해준다”며 “이런 위급한 상황이 주단위로 끊임없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에 보고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 3가지 대안이 미전실에 보고된다. 
1. 바이오젠과 합작계약서를 소급해 수정하는 방안 
2.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만드는 방안 
3. 연결 자회사로 유지하되 콜옵션 평가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  

김 회계사는 1번은 과거 계약서들을 조작해보자는 것이고 2번은 지금 문제의 회계처리가 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3번은 계속적으로 연결 자회사로 유지하되 콜옵션 평가 손실을 최소화해 보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3번은 ‘기존에 이미 우리가 제일모직, 삼성물산 합병시에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6조9000억으로 평가를 해버렸는데 이랬다가 우리 욕먹는다, 사회적 비난, 감리 과정에서 문제될 게 있다’면서 제일 먼저 탈락한다”고 설명했다.

또 1번 방안은 조작하자는 것으로 상대방 회사인 바이오젠이 들어줄 리가 없다고 판단했고 결국 2번 분식회계 방안을 과감하게 결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김어준씨는 “자본잠식으로 신규차입 불가, 상장불가 상황을 피하기 위해 회계 기준을 자기들이 선택해서 바꾸고 손실을 뻥튀기해 버린 것”이라며 “결정적인 문서 아니냐”고 물었다. 

김 회계사는 “결정적이다”며 “결정적인 것이야 기존에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결정적 증거 앞에서도 증선위가 눈을 감고 또 추가적인 논의를 해보자, 연말까지는 결론을 내보자고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계사는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확고한 증거”라며 이런 상황에서도 증선위가 분식회계라고 결론을 내지 않는다면 말이 안된다고 했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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