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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일을 부탁합니다” 故김관홍 잠수사의 유언과 박주민 의원

기사승인 2018.08.24  12: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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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故김관홍법’ 이뤄낼지, 여당 최고위원에 입성할 지 주목

“그리고…김관홍 잠수사. 세월호의 민간잠수사였다가 몸과 마음을 다쳤고 지금은 저세상으로 가버린 사람. 차가운 바지선 위에서 담요 한 장에 의지해 잠을 잤고 바다 속 깊은 곳에서 아이들을 두 팔로 끌어안고 나왔던 사람. 잠수사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긴 말은 ‘뒷일을 부탁합니다’ 였습니다.”

“총 234표. 탄핵안은 가결됐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의 마음은 무겁습니다. 그것이 압도적인 결과라 해도 우리의 자괴감을 치유해줄 수는 없습니다(중략). 인양해야 할 그 모든 진실들. 바로잡아야 할 그 모든 비정상들. 몸과 마음을 다치고 세상을 떠난 그 사람 김관홍 민간잠수사가 남긴 그 말을 이 시간에 다시 꺼내봅니다. 뒷일을 부탁합니다.” 

‘박근혜 탄핵’ 국면이 한창이던 2016년 말, <뉴스룸> 손석희 앵커는 연이어 고 김관홍 잠수사를 소환하고 있었다. ‘콘트롤 타워’는 없다던, 세월호 노란리본의 노란색을 그리 싫어했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탄핵 사태를 거치며, 손 앵커에게 자괴감을 던져줬던 말 한 마디가 바로 그 고 김관홍 잠수사의 “뒷일을 부탁합니다”였기 때문이었으리라. 

지난 17일은 고 김관홍 잠수사의 2주기였다. 그가 ‘뒷일’을 부탁한 사람들은 여전히 싸우는 중이다. 그 중 한 명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故김관홍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위원이다. 

   
▲ 2016년 6월 19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 시립 서북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세월호 의인’ 고 김관홍 잠수사 발인식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가운데) 의원과 세월호 가족대책위 유경근 집행위원장이 고인의 운구를 차량으로 싣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끝까지 故김관홍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날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피해자지원위원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법사위 소속 야당 위원들이 소관 상임위의 의견을 무시한 채 반대의견을 펼치며 법안 통과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법사위는 김관홍법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멈추고 하루빨리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2016년 6월  박주민 의원을 비롯한 70명의 여·야 의원들은 이른바 ‘세월호참사 피해지원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故김관홍법’으로 불리는 이 개정안은 현행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의 협소한 피해구제 범위의 한계를 보완, 희생자와 피해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구조 당시 숨지거나 부상당한 민간잠수사를 의사상자로 인정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발의 당시 여당이자, 지금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부딪혀 2년 넘게 계류 중이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박근혜 정권과 운명을 같이 했던 보수야당이 지금까지도 세월호 문제를 ‘볼모’로 잡고 있는 형국 말이다. 

더욱이 기무사 문건이 공개되면서 박근혜 정권의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을 사찰하고 그 내용을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정황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 세월호 유족들은 지난 22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불법 사찰 이외에도 세월호 참사에 개입한 사실에 대해 직권남용죄와 업무방해죄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2016년 6월 17일 故김관홍 잠수사는 ‘뒷일을 부탁합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세월호참사 이후 심각한 부상으로 노동능력을 상실하고, 더 이상 생업에 종사할 수 없게 된 민간잠수사들의 지원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은 ‘故김관홍법’은 2년 넘게 계류 중입니다. 사람을 구하려고 한 게 죄가 되는 세상이 아닌, 피해를 입은 국민에게 정당한 보상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故김관홍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박주민 의원이 2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다짐이다. 박 의원은 이와 더불어 ‘꽃바다라는 이름의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故김관홍 잠수사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크라우드 펀딩’을 소개하며 응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이렇게 세월호 유가족들과 보폭을 같이 하고 있는 ‘초선’ 박 의원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다. 

‘세월호 변호사’에서 여당 최고위원 후보로 

“저 여유 없습니다. 8월 초에 저희 지역에 있는 편의점주 분들과 최근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고, 그 내용을 오늘 소상공인 지원 대책 관련 당정협의에 전달하였습니다. 최근 저는 사법농단 관련 특별법 발의, 관련 토론회, 입법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오늘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결 당일 청와대 방문에 대해 폭로하였습니다. 

이러다 보니 어떤 분들은 ‘박주민 최고위원 선거 여유 있나보다. 다른 사람 찍어야겠다’라고 농반진반으로 말씀하십니다. 아닙니다. 여유있어서가 아니라 필요한 일들이라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절대 여유 있어서가 아닙니다. ㅜㅜ 전략투표...이런 말씀은 너무 맘이 아픕니다.”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양승태 사법농단 시국회의 등 시민사회모임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지난 22일 박주민 의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에 토로한 글이다. 박 의원은 바쁜 선거 기간임에도 ‘故김관홍법’ 기자회견은 물론 각종 현안에도 힘을 쏟고 있다는 사실을 토로한 셈이다. 이를 두고 유경근 4·16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평했다. 

“박주민 의원의 목적은 최고위원 그 자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박주민 의원은 진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최고위원이 되려는 것입니다. 바쁜 선거 중에도 해야 할 일을 미루지 않는 모습이 이를 증명합니다. 우리에게는, 세월호 피해자들에게는 이런 정치인이 꼭 필요합니다. 사랑합니다.”

8명의 최고위원 후보 중 2강을 형성 중인 박 의원. ‘거리의 변호사’에서 ‘세월호 변호사’로, 다시 ‘거지갑’ 초선에서 ‘열일’하는 최고위원 후보가 된 박주민 의원이 고 김관홍 잠수사가 부탁한 ‘뒷일’을 미루지 않을는지, ‘故김관홍법’의 통과를 이뤄낼지, 그러한 ‘뒷일’을 위해서라도 여당 최고위원 자리에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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