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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옹호하려 文대통령 히틀러에 빗댄 <중앙일보>

기사승인 2018.08.03  14:5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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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낡은 보수 프레임 확대 재생산.. <중앙>의 변화, 군 개혁만큼이나 시급

“독일군은 보불전쟁(1870∼71년)에서 승리한 이후 정예군대의 표상이 됐지만 세계 2차대전 때 히틀러에 의해 무너졌다. 독일군의 무적신화는 일반참모부로부터 비롯됐다. 그 산파역이 몰트게, 쉴리펜, 한스 폰 젝트 등 독일군 선구자들이었다. 이들이 구축한 시스템에 의해 길러진 전문 군인들이 당시 독일군의 기반이었다. 그러나 참모부의 전문적인 의견을 무시한 히틀러의 독단적인 작전지휘와 사병(私兵)화로 독일군은 종말을 맞게 된다.”

하다하다 이제 히틀러와 독일군까지 등장했다. 전·현직 군 관련 인사들의 기무사 옹호와 현 정부 비판이 점입가경으로 형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기무사 문건 대응’을 제2차 세계대전 장시 히틀러와 독일군의 종말에 빗댄 일간지 칼럼까지 출현했다. 그 일간지는 <중앙일보>요, 칼럼을 작성한 이는 김태영, 김관진, 한민구 등 국방부장관 재임 시 국방부 대변인을 맡았던 김민석 논설위원이다.

   
▲ 중앙일보 김민석 논설위원. (전 국방부 대변인) <사진제공=뉴시스>

김 위원은 3일자 <중앙일보> “참모 무시한 히틀러, 군대 못믿는 文정부.. 결과는 추락뿐이다” 칼럼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저주에 가까운 비판을 퍼부었다. 이 논설위원은 19세기 말 청나라 군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패전 원인과 작금의 한국군 추락의 현주소를 같은 맥락으로 빗댔다.

청나라 군은 “군기문란, 허위보고, 전투의식 결여,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으로 청·일 전쟁에 패했고, 독일군은 “히틀러의 독단과 군대의 사병화, 기계적 규율”로 말미암아 정예군대 붕괴라는 결말을 맞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은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기무사 대응 문건과 관련 군을 불신하면서 과거 청나라 군과 독일군과 같은 몰락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사례로 히틀러는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참모부 의견을 묵살하고 기갑부대를 제때 투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을 허용했고 전세는 독일이 크게 불리하게 기울어졌다. 군에 대한 군통수권자의 잘못된 인식과 독단이 낳은 응보다. 독일군 자신도 ‘명령에 절대복종’이 군인의 최대 명예라는 기계적인 규율로 새로운 시대의 이념과 신념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이 있었다.(김희상의 『생동하는 군을 위하여)”

모든 군 문제가 ‘문재인 탓’이라는 <중앙일보> 칼럼

이게 무슨 궤변이냐고? <중앙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2010년 1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국방부 대변인을 역임한 김민석 논설위원의 칼럼이 가리키는 핵심은 어렵지 않다. 최근 들어 군이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책임은 모두 군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있다는 항명 아니 항변이라 할 수 있다. 사고는 군이 치고, 책임만 대통령에게 묻는 꼴이 아닐 수 없다. 그 직접적인 논리는 이러했다.

“요즘 우리 군에 대해 떠오르는 단어는 하극상, 쿠데타, 비리, 성추행, 불신, 무소신, 방관, 자괴감 등이다. 그래서인지 안보 사안과 관련해 군의 존재감은 보이지 않는다. 장교들은 군복을 입고 거리로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오죽하면 지난달 청와대 전군주요지휘관회의에서 모든 장성이 대통령을 향해 이례적으로 ‘충성’ 경례를 했을까. 군을 믿어 달라는 몸부림에 가까운 호소였다. 군 간부들의 심정이 말이 아니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것은 일종의 현실도피다. 기무사 대응 문건 관련 쿠데타 모의 시도와 민간인 사찰 등 연일 충격적인 소식이 쏟아지는 현실을 보지 않으려는 적극적인 시도라 할 만 하다. 또한 유출 경위 등을 문제 삼아 프레임 전환을 시도하는 일부 군 관계자들이나 보수 세력의 공작을 논리로 뒷받침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무조건 “현 정부의 책임”을 강조하는 무책임한 논리로 무장한 채 말이다.

“군 자체 문제도 있지만 군대를 믿지 못하고 경시하는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 경험 많은 고위 장성들을 불신해 내보내면서 몇 기수 뛰어넘은 육·해군 참모총장을 임명했고,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가 쿠데타를 음모했다고 보는 것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계엄령 문건 참고자료를 브리핑하면서 군을 ‘정권 도적’처럼 몰아붙였다. 하지만 계엄령 참고자료를 쿠데타 기획으로 보는 건 무리한 해석이다.”

마치 송영무 국방장관에 대한 이석구 기무사령관과 간부들의 하극상에 가까운 반발로 인해 자괴감을 가장 크게 느꼈을 이들이 누구일까. 기무사가 획책하고 실행한 충격적인 비위 사실을 하루가 멀다하고 확인해야 하는 국민들 아닌가. 하지만 김 논설위원은 “현역 장교들의 자괴감”을 먼저 걱정한다.

   
▲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뒤에 서 있는 사람은 이석구 기무사령관. <사진제공=뉴시스>

무책임으로 일관한 <중앙일보> 칼럼, 국민들 자괴감은 어쩔 텐가

“이를 지켜본 많은 현역 장교들은 자괴감을 느꼈다고 한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추태였다. 지휘관과 부하가 회의 석상에서는 얼마든지 다른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국민 앞에서의 다툼은 하극상으로 비친다. 여기에다 지난 정부부터 방위사업 비리가 유행어가 되면서 군이 마치 비리 온상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실제 방위사업 비리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례는 드물다. 그러나 이 여파로 방위사업청은 물론 군 내부에서도 부담이 되는 창의적인 방위사업을 피하려는 풍조가 퍼졌다.” 

하극상이 아니란다. 그저 하극상으로 “비친” 것뿐이란다. 6년 간 군 대변인을 역임한 이의 현실 인식이 딱 이 정도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군인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제복을 입은 시민’이라는 점을 국민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며 압박을 가한다. 마치 군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듯이, 그저 군을 압박하고 불신하는 군 통수권자가 문제라는 듯이.

“우리 군이 19세기 말 청나라군이나 히틀러 시대 독일군처럼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 추락을 자처한 것이 바로 이명박·박근혜 체제에서도 개혁을 나몰라라 했던, 그리하여 쿠데타 모의까지 했던 기무사와 육군, 군 핵심 간부 전체라 할 수 있다. 괜히 국방개혁 2.0이니 기무사 해체 등의 높은 수위의 개혁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책임이 없다라니.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정전 협정이 올 해 안에 실현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촛불시민들을 탱크로 위협하려고 했던 기무사와 군 핵심 관계자들은 ‘추락’시켜 마땅하다. 평화 체제 구축에 역행하는 것도 모자라 국민들의 안전과 안위를 위협하려고 했던 세력은 추락이 아닌 축출이 필요하다. 군 대변인 출신 김민석 논설위원의 칼럼은 그러한 강력한 조치가 정당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입증하는 군 적폐의 논리적 완성인 셈이다.

또 하나, 이러한 칼럼을 자랑스럽게 싣는 <중앙일보>의 스탠스 역시 문제적이긴 마찬가지다. 조중동이라 일컬어지는 보수언론이 어떻게 기무사 대응 문건을 바라보는지, 군 개혁 문제에 어떻게 저항하는지의 일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근 <중앙일보>가 10명이 넘는 기자들 대거 JTBC로 발령시켰다는 보도가 났다. 낡은 보수 프레임을 확대 재생산하기를 게을리하지 않는 <중앙일보>의 변화 역시 군의 개혁만큼이나 시급한 사회적 과제가 아닐까 싶다.

   
▲ <이미지 출처=포털사이트 중앙일보 기사 캡처>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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