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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니 자유한국당이 저 지경”, 속 시원한 이국종의 일침

기사승인 2018.07.11  14: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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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김성태 vs 조선일보 전 주필 서로 “보수의 자살” 비판

“현재 자한당이나 보수 세력의 (지방선거 당선) 지도를 보니까 경순왕 때 신라보다 작아요. 2020년 총선 시뮬레이션해보니까 (자유한국당은) 반 토막이 난다고, 50석 정도로. 그럼 개헌선이 무너지는 거예요. 개헌선이 확보되면 개헌할거 아닙니까? 그럼 자유민주주의는 없어집니다. 자유가 없어진 그냥 민주주의.”

자유가 대한민국에서 ‘고생’이 참 많다. ‘그냥’ 민주주의는 안 되고, 자유민주주의는 가능하다니, 어쩌다 유독 한국에서 ‘자유=보수’ 프레임이 융성했는지 그야말로 통탄할 일이다. 게다가 이런 주장을 목 놓아 외친 이는? 바로 <조선일보> 류근일 전 주필이다. 

그는 10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보수 그라운드 제로’ 난상토론에 참석, 자유한국당은 “바로 죽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류 주필은 이날 “권력이나 주류가 진보가 됐고 보수 우파가 비주류 소수파로 세상이 뒤집어 진거예요”라며 한탄했다. 다수 언론에 소개된 그의 논지를 핵심만 짚어 보자면 이러했다.  

“우리도 좌클릭하자 이제 보수 우리 하지 말자 그럼 뭐 합니까 보수적…그게 뭐 하는 거예요. 다 진보정당 되면 저쪽에서 받아주지도 않고 유권자가 인정도 안 해 줄 겁니다.”
“비박 진박하지 마시고 노선 중심으로 안보, 외교, 정치, 경제에서 토론회도 만들고 학습도 만들어서 노선투쟁 하시라.” 
“죽었다 살아나야지. 박근혜 대통령이 천막당사 할 때만큼도 보여주는 게 없어요. 자유한국당과 아무 상관없는 적대 진영분들을 모시려하고 코믹한 친구들도 모시려 하고, 유권자들이  더 화가 나고 있습니다.”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 주최로 열린 '보수 그라운드 제로' 난상토론에서 류근일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간략하게 풀이해 볼까. 당 깨지 말고 노선만 확실하게 지켜라, 천막당사처럼 보여주기라도 확실히 해라, 현재 비대위원장 모시기 전략은 공감 못 얻고 있다, 제발 좌클릭하지 말고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시라. 요약하면, ‘보수’를, ‘보수이념’을 지켜라! 어찌됐건, 현 김대중, 전 류근일로 대표되는 <조선일보>의 유명 주필라인이 보수의 죽음을 명시한 것은 일단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류 전 주필의 이날 일성도 그러했다. 

“바로 죽어야 합니다. 콩가루로 돌아가자. (벽에) 써 붙이세요. 다 죽어야 합니다.”

“다 죽어야 한다”는 <조선일보> 전 주필, 반발하는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이 토론을 주최한 심재철 의원은 수차례 걸쳐 진행 중인 ‘보스 그라운드 제로’ 토론의 이름을 두고 “폭삭 망한 바닥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부활’을 운운할 의지가 실제로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현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체제의 비대위원회 구성 움직임의 반발이 더욱 커 보였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이장우 의원의 “우리 정체성마저 훼손이 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의견이 대표적이었다. 김진태 의원은 또 이런 비유를 했다. 

“수술을 하라고 했더니 진짜 외과 의사를 데려다가, 이런 정신분열증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외과의사로 안 되고 정신과 의사를 불러야 합니다.” 

비대위원장 선출을 두고 당이 홍역을 앓고 있다며 든 비유다. 정신과의사를 비대위원장 자리에 앉혀야 한다는 주장은 분명 비유요, 지나친 비약이다. 그러나 진짜 보수가 무엇인지, 제1야당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길을 잃은 자유한국당의 현주소를 파악하기엔 더 없이 합리적인 비유라 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평소 보수에 가까운 정체성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진짜 ‘외과의사’ 이국종 아주대 교수는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른 것을 두고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10일 채널A <정치데스크>에 따르면, 이국종 교수는 “불 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안상수 위원장이 비대위원장 후보군 이야기할 때 하루 종일 수술하고 있었다. 그렇게 바쁜 상황이었다. 내가 김성태 권한대행을 개인적으로 만난 것을 언론에 흘린 듯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매우 화가 났다. 이런 식으로 하니까 자유한국당이 저 지경이 된 것이다.”

   
▲ <사진출처=채널A 화면캡처>

그리고 여전히 유효한 이국종 교수의 일침

한 쪽에선 죽어야 한다고 하고, 한 쪽에선 죽기 전에 (외부) 외과 수술로 살려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그 외과수술의 당사자인 이국종 교수가 “불 같이 화를 낸” 이유는 전날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이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마치 이국종 교수가 김성태 대행과의 만남을 언론에 흘린 것처럼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외과 의사를 모시려는 당 내 핵심들의 손발이 맞지 않은 형국이다. 이 교수도 오죽했으면, “저 지경”이라고 일갈했을까. 그러거나 말거나, 11일 김성태 대행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전히 “뉴노멀에 맞는 뉴보수 시대정신”을 부르짖고 있었다.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부활을 위한 실질적인 움직인은 비대위원회 구성에 목을 메는 꼴이랄까. 그러면서 “다 죽어야 한다”던 류 전 주필의 조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어제 우리 당 심재철 의원이 주최한 보수그라운드제로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께서 ‘보수이념의 해체, 수구냉전 반성 운운은 보수의 자살이자 자해’이라고 주장했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이 이미 평화와 정의 그리고 공존과 평등을 지향하는 상황에 고정불변의 도그마적인 자기이념에 갇혀 수구 냉전적 사고를 고수하는 것이야말로 보수의 자살이자 자해가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길 바란다. 

보수이념은 고정불변의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하고 끊임없이 자기 혁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류 선생님의 어제 지적은 우리가 허용할 변화와 혁신의 가치를 논하기 이전에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있는 인식적 오류를 자각하는 역설적 계기가 될 수 있길 희망한다.” 

혁신을 주창하는 김성태 대행의 “낡은 주장에 매몰된 구태와 관습을 스스로 혁파하고 국민적 인식과 정서에 부합하는 보수의 뉴트랜드를 만들어갈 것”이란 주장 역시 뜬구름 잡기는 매한가지다. 이제는 과거처럼 천막당사에 속을 국민들도 아니다. 그런 자각 아래 6.13 지방선거 결과가 도래했던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새겨들을 조언은 그래서 더더욱 류근일 전 주필의 것이 아닌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의 일갈이다. 아직도, 여전히 유효한.  

“이런 식으로 하니까 자유한국당이 저 지경이 된 것이다”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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