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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채널A, ‘부실한’ 메인뉴스 부끄럽지 않습니까

기사승인 2018.07.03  08:2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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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 ‘기무사 세월호 사찰’ ‘장자연 재수사’ 등 주요 현안 모두 침묵…존재 이유를 묻는다

“세월호 사고 발생 13일째인 2014년 4월 28일. 이미 156명의 사망자가 발견됐고 찾지 못한 바닷속 146명에 대한 수색이 한창 진행 중이던 이날. 국군기무사령부 내에 세월호와 관련된 특별 전담팀, 태스크포스가 은밀하게 꾸려집니다. 육군소장급 참모장을 단장으로 사령부와 현장 기무부대원 60명으로 조직됐습니다. 

전담팀은 구조현장인 팽목항뿐 아니라 실종자 가족들의 기다림의 공간인 진도체육관, 심지어 단원고까지 요원을 배치했습니다. 이들의 임무는 구조나 현장 지원이 아닌 ‘정탐’. 이들은 마치 민간인인 양 사복을 입은 채 현장에 투입돼 실종자 가족이나 유가족들이 정부에 어떤 요구를 하는지, 내부 분위기는 어떤지 등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해 상부에 보고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가 어제(2일) 보도한 <‘현장 지원’ 하랬더니 … 실종자 가족 ‘정탐’>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국군 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참사 당시 부대원들을 투입해 유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고 그 내용을 상부에 보고한 정황이 포착된 것을 고발했습니다. 기무사 ‘사찰’ 내용에는 ‘세월호 사고 발생 5개월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댓글을 남겼다는 사실’과 ‘수색 작업을 종결하기 위해 실종자 가족들을 어떻게 설득할지, 구체적인 논리와 방안까지 만들었다’는 충격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습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대다수 언론이 보도한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 TV조선·채널A엔 없다! 

사안 자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대다수 언론이 이를 주요하게 보도했습니다. 어제(2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3사는 물론 JTBC MBN 등 종편도 이 사안을 주요뉴스로 다뤘습니다. KBS는 ‘뉴스9’에서 유경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을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하는 등 모두 3꼭지로 다뤘습니다. 

기무사 사찰 내용에는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단체 회장이 세월호 관련 집회 정보를 요구하며 맞불집회를 열겠다고 제안하자 기무사가 집회 정보를 제공하며 맞불 시위를 독려했다는 내용까지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사안이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다수 언론이 이번 사안을 비중 있게 보도하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메인뉴스에서 아예 ‘무보도’를 하는 곳이 있습니다. TV조선과 채널A입니다. 두 종편사는 어제(2일) ‘뉴스9’과 ‘뉴스A’에서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을 아예 다루지 않았습니다. 군부대가 안산 단원고에 요원을 배치해, 학생들 동향까지 매일 보고 받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TV조선과 채널A는 ‘이 문제’가 보도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했나 봅니다. 그렇지 않고선 두 종편사의 침묵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JTBC는 어제(2일) ‘뉴스룸’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기무사가 유병언 체포조를 만들어 운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유병언’으로 방송뉴스를 도배하다시피 했던 TV조선과 채널A가 이를 언급조차 하지 않고 넘어가는 것 역시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유병언 보도’에서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집중 보도하며 앞서갔던 언론이 TV조선과 채널A 아니었던가요.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유병언’이라는 이름이 등장해도 TV조선과 채널A는 모른 척입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두 종편사는 ‘상당수 언론’이 무게중심을 두고 보도한 ‘기무사의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어제(2일) 하루 종일 이슈로 부각된 사안이란 점을 감안하면 TV조선과 채널A는 ‘침묵’은 의도적인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소극적이고, 그동안 세월호 유가족을 폄훼하는 보도를 적지 않게 해왔던 이들 언론의 시계는 여전히 ‘2014년 4월16일’ 당시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론이 언론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할 때 ‘우리’는 그런 언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왜 존재하는지를 말이죠. 대체 TV조선과 채널A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장자연 사건’ 재수사 … TV조선·채널A의 침묵이 의미하는 것 

“고 배우 장자연 씨가 성접대 피해를 폭로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의 진실을 규명할 기회가 9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오늘(2일) 회의를 하고 ‘고 장자연씨 사건’을 본조사 대상에 선정했습니다. 지난 2009년 검찰 수사 과정에서 사건이 축소되거나 은폐됐을 정황이 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과거 장씨 문건에 담긴 ‘조선일보 방 사장’과 유력 인사들은 대체 누구인지, 그리고 이 사건을 봐주려 한 배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이 사건 외에도 ‘용산 철거민 참사’ 등 과거 부적절한 수사로 지목된 사건들도 본조사 대상에 올랐습니다.” 

어제(2일) JTBC ‘뉴스룸’이 보도한 <‘장자연 사건’ 9년 만에 … 원점서 다시 진실 캔다>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두 달 정도 고 장자연 씨 관련 수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과거 수사에 미진했던 부분들이 발견됐다고 판단해 재조사에 나선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9년 전,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전 조선일보 기자가 최근 다시 기소된 점을 고려하면 과거에 미진했던 내용이 이번에 새로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물론 ‘5년 공소시효’가 지난 데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역시 ‘강제조사권’이 없기 때문에 한계는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검찰 과거사위의 권고와 진상조사단의 재조사가 ‘검찰이 처음 스스로 하는 반성적 작업’이고, 재발 방지가 목적”(MBC ‘뉴스데스크’ 7월2일)이란 점을 고려하면 재조사가 가지는 상징적 의미도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넘긴 사람들을 대거 무혐의 처분했던, 성남지청 검사도 조사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과거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던 문건에 적힌 ‘조선일보 방 사장’이 누군지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재조사에 있어 언론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조선일보와 TV조선은 ‘장자연 사건’과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보도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이 문제를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따라 여론의 향배는 물론 재조사의 성격과 수위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어제(2일) TV조선과 채널A의 ‘침묵’은 이른바 보수종편과 보수신문이 앞으로 ‘장자연 사건 재수사’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추정이지만, 저는 침묵 또는 비틀기 보도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장자연 사건 재수사’에 있어 TV조선과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 외의 ‘다른 언론’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정일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런 언론지형’과는 별개로 TV조선과 채널A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토록 ‘부실한’ 메인뉴스가 부끄럽지 않은지. 어제(2일) 기준으로 ‘기무사 세월호 유가족 사찰’과 ‘장자연 재수사’ 등과 같은 주요 현안을 보도하지 않을 거라면 대체 언론이라는 간판은 왜 달고 있는지를 말이죠.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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