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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ID 고집하면 10년, 20년커녕 영원히 비핵화 마무리 못 지어”

기사승인 2018.06.23  09: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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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237]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세기의 회담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사실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 입국하기 전까지 정상회담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열렸고 4개 항에 합의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전망을 듣고자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김홍걸 의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김홍걸 민족화해협력협의회 대표상임의장 <사진제공=뉴시스>

- 지난 12일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잖아요. 정상회담을 보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

“18년 전 6.15선언 이후 우리가 북미 사이 중재를 해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기회가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 국제 정세나 미국 내의 정치 상황 때문에 일보 직전 무산되어 한반도 평화가 일찍 올 기회를 놓쳤죠. 그때도 돌아가진 저희 아버지 김대중 대통령께서 굉장히 안타까워하셨고 두고두고 돌아가실 때까지 한이 되었어요. 그분의 신념이었고 저도 똑같이 북미 정상이 일단 만나기만 하면 전쟁 가능성은 분명히 줄어들고 평화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기적처럼 성사가 되어 앞으로 한반도에 영구적인 평화체제 구축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고 볼 수 있죠.” 

- 이번 정상회담은 만남 이상의 의미가 있나요?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의 입장에 귀를 기울인 것이 의미가 크죠. 그동안은 미국이 아예 북측을 무시하고 상대를 안 하려는 태도였는데 이번에는 미국의 국가 원수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제대로 협상 파트너로서 정중하게 대접하고 북쪽의 상황을 잘 이해하는 발언을 했잖아요. 그동안 문제는 결국 상호이해와 상호 존중, 상호 신뢰 같은 게 이뤄지지 않아서 북미 간 갈등이 있고 핵 문제도 해결 안 된 것이죠.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풀려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비핵화 문제가 하루아침에 다 해결되지는 안더라도 비핵화의 길로 간다는 게 확실해진 거죠. 이제 다시 과거의 갈등 시대, 서로 전쟁 위협에 떨어야 했던 그 시대는 지나갔다고 얘기할 수 있죠.” 

“CVID 사용하면 트럼프 정권도 골치 아픈 상황 온다는 것”

- 합의문이 기대보다 낮은 원론적인 얘기라는 분석도 있는데.

“구체적 합의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말 안 됩니다. 북미가 만나기로 한 게 석 달 밖에 되지 않았고 북미가 협상을 시작한 것도 두 달여밖에 안 됐거든요. 한마디로 구체적 합의를 만들어낼 시간이 없었죠. 그리고 이번엔 과거와 다르게 실무진에서 시시콜콜한 형식적인 부분이나 절차에 관련한 부분을 합의 본 후 위로 가져가는 방식이 아니고 정상끼리 만나 원론적인 부분 큰 줄기에서 합의해놓고 이제 실무적 논의를 나중에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당연히 구체적 합의는 나중에 나올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핵심적인 부분에서 양보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 그걸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에 싱가포르에서 그 날짜에 회담했지 안 그랬다면 회담 자체가 미뤄졌을 거라고 봅니다.” 

- 그럼 이면합의가 있다고 보세요?

“분명히 있죠. 저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계속 비난하고 이번 회담을 깎아내리는 정치인이나 언론인을 상대로 칼을 갈고 있다고 봅니다. 나중에 확실한 결과로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지금 벼르고 있는 상황이라는 거죠.”

- 인상적인 장면은 무엇이었어요?

“앞서도 얘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아주 깍듯이 예우해주고 여러 가지 의전적인 면에서 김 위원장 체면을 살려준 거잖아요. 최근 북한 TV에 40여 분짜리 특집으로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회담하고 나오는 장면을 보여줬다고 하는데 그런 게 저는 꼭 필요하다고 봐요. 왜냐하면 그동안 핵과 미사일을 강조하고 거의 핵 무력을 종교 수준으로 올려놨던 북한인데 갑자기 핵을 버린다면 주민에게 오는 충격이 너무 크잖아요. 그러니까 서서히 핵 없어도 살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더 이상 미국이 북한의 위협 안 한다는 걸 보여주며 충격을 줄여야 비핵화를 할 수 있는 것인데 그런 식으로 김 위원장 체면을 살려줘야 북한 비핵화 하기가 수월해져요.

다시 말해서 이번에 미국에 동등한 파트너로 제대로 대접받고 만약 트럼프 대통령까지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김일성, 김정일 정권을 거쳐 70년 가까이 반미 투쟁했던 걸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고 새 시대로 간다는 말을 김정은 위원장이 할 수 있게 되죠.”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려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 이번에 CVID는 합의문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저는 그걸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데 CVID라는 것이 누구나 지켜야 할 이게 법으로 정해져 있거나 정해진 원칙이 아니고 CVID라는 원칙 자체가 북핵 해결을 원치 않는 세력 계속 긴장이 유지되길 원하고 방해하려는 세력이 만들어낸 용어죠. CVID 중에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이라는 부분을 계속 사용하면 트럼프 정권도 나중에 골치 아픈 상황이 온다는 거죠. 무슨 뜻이냐면 북쪽 핵사찰을 할 때 핵심 시설을 사찰한 후에 그것으로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 데 CVID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북 땅 전체를 파헤치기 전에는 만족 안 할 사람들이거든요. 그걸 들어주다 보면 10년, 20년이 아니라 영원히 비핵화는 마무리 지을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CVID란 용어를 쓰는 것도 문제가 있죠. 완전한 비핵화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나가는 게 옳아요.

그리고 진정한 비핵화가 되려면 일단 어느 정도 수준의 사찰을 한 후에 북한의 경제개발을 위해 주변 국가들이 북한에 들어가 인프라 구축이라든지 작업을 해서 미국도 북한을 공격할 이유가 없어지고 북한도 핵을 다시 개발할 생각을 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 진정한 비핵화라는 거죠.” 

- 그러나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회담 전날에도 CVID를 양보 할 수 없다고 했는데.

“계속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트럼프 대통령 능력을 의심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말은 그렇게 하지만 완벽한 사찰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고 핵탄두나 미사일 시설을 해체하고 깨끗이 정리하는 데도 그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고 굉장히 어려운 과정을 거치고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오히려 북한보다 미국이 더 잘 알고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도 얘기를 했지만 모든 걸 한꺼번에 깨끗이 없애는 비핵화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불가능하고 핵심적인 부분만 떼서 다시 핵을 만들려고 하면 굉장히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만들어 사실상의 비핵화를 이루겠다는 것이 일차적 비핵화 목표예요.” 

-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김 위원장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다”며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모든 걸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는데.

“당연히 그동안 북미 간 어려운 일이 많았는데 한마디로 북미 간 갈등이 있었던 것을 일방적인 미국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신년사에서 남북관계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남북이 다 반성하고 고쳐 나가자고 한 거처럼 이번에도 북미가 함께 잘못을 반복하지 말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 나가자로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인 거죠.” 

- 이번 회담으로 북미 간 신뢰가 쌓였다고 볼 수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보면 신뢰가 확실히 구축됐다는 걸 알 수 있고 북한 측도 돌아가서 언론에 대서특필한 걸 봤을 때 상당히 양측이 결과에 만족스럽게 생각한 것 같아요.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19일) 베이징으로 갔다던데 사실 저는 돌아가는 길에 베이징에 들를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1주일 후 갔다는 얘기는 회담 내용에 큰 문제가 없었단 거죠. 급히 가서 시진핑 주석과 상의할 예기치 못한 안 좋은 변수는 없었다고 볼 수 있죠.” 

- 벌써 올해만 3번째 방문인데 중국 가는 이유는 뭐죠?

“중국을 활용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당연히 미국에만 일방적으로 미국과 협상이 잘 되고는 있지만 어쨌든 만약을 대비한 안전판으로 중국이 있어야 하죠. 미국은 정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를 쉽게 풀어줄 수 없는 입장이지만 중국은 예전에 했던 것처럼 유연하게 꽉 조였던 제재를 상황에 따라 느슨하게 해줄 수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중국을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죠. 또 한반도 문제를 풀려면 어차피 중국의 협조를 받아야 하니까 그들을 배려해야 한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 이틀간 일정으로 전격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부부동반으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미국은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방문하는 게 달갑지 않은 것 같은데.

“저는 미국이 무역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중국과 부딪히기는 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중국을 너무 적으로 만들면 이 문제 해결에 도움 안 돼요. 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중국이 최대한 협조하도록 만드는 게 미국에도 도움이 되고 문제 해결에 도움 되는 일이기 때문에 종전 선언을 하든 평화협정을 하든 중국을 제외시키는 시도는 옳지 않아요. 우리나라도 그 부분에서는 미국을 잘 설득해서 이건 단지 남북의 합의만으로 될 일이 아니고 동북아 전체의 안정과 평화를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까지 주변국이 따돌림 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해요.”

“하늘이 주신 기회, 민간에서도 불가역적 평화체제 위해 노력할 시기”

- 이후에도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거 같아요. 양국 정상이 평양과 백악관에 초청했잖아요. 김 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이 현실화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늦어도 1년 이내에 두 사람이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는 모습이 나올 거라고 보고 그것도 긍정적인 신호예요. 그렇게 하면 비핵화가 어떤 방식으로 되던 얼마의 기간을 두고 되던 더 이상 전쟁위협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반가워할 변화라고 할 수 있죠.” 

-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자기 번호 알려줬다며 주말에 통화할 거라고 했지만 현재(19일 오후)까지 통화 했단 소식은 없는 것 같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한 건 구체적인 내용이 아니고 정확한 계획을 발표했다기보다는 즉흥적으로 말한 것이기 때문에 그때 이뤄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곧 이뤄지겠죠.” 

- 전화 통화가 갖는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도 북한과 핫라인이 생기면 유용하게 쓸 수 있듯이 북미 정상 간 핫라인이 생긴다는 의미는 오해나 우발적인 사태 때문에 전쟁 가능성이 없어지고 핵 협상에 있어서도 실무진에서 뭔가 작은 차이 때문에 협상이 지지부진할 때 양 정상이 그걸 대화로 풀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의미 있죠.” 

- 이번 회담에 문재인 대통령이 합류해 남북미가 종전 선언을 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이뤄지지 않았어요. 중국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던데.

“중국은 3자가 모여 종전 선언하면 자기들이 따돌림 당하는 모습이 되니까 곤란한 부분이 있었을 거예요. 이번에 안 하더라도 7월 27일 할 수도 있고 나중에 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종전 선언이 되지 않은 게 큰 문제라고 보지 않아요.” 

   
▲ 22일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8·15를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논의하기 위해 열린 남북 적십자회담 종결회의에서 우리측 수석대표인 박경서(왼쪽 두 번째)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공동보도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종전 선언을 굳이 정상이 할 필요 없다고 하던데.

“맞아요. 각국 국방 장관이 만나서 할 수도 있어요. 근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직접 하고 싶어 할 거예요.” 

- 지난 15일은 6.15 선언 18주년을 맞이했잖아요. 북미 정상회담이 있은 직후라 다른 때와 달랐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사람들이 6.15를 맞으면 ‘어떻게 해야 6.15로 돌아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답답해하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6.15는 곧 남북이 평화 교류하는 시대가 오겠다는 희망에 찬 좋은 분위기에서 6.15를 맞을 수 있었죠.” 

- 오늘(19일) 보도를 보면 농구 경기를 하기로 했고 아시안 게임 때 공동입장 하기로 합의했는데

“계속 남북이 인적 교류를 해나가는 게 중요하고 순식간에 대규모로 확대되기는 어렵겠지만 서서히라도 확대해 나간다는 게 의미가 있는 거죠. 앞으로 우리 정부나 민간에서도 대북 교류를 어떻게 해야 할지 연구가 필요하고 북측과도 그런 점에 있어서 협의해야 한다고 봅니다. 남북이 다 전폭적인 교류확대를 하기엔 준비가 부족하거든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에 한마디 해주세요.

“이제 우리가 한반도 영구적인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기적 같은 기회가 왔는데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불가역적으로 평화체제를 이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시기입니다. 지금 이 기회를 놓치면 우리 안보 문제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기 때문에 하늘이 주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모두 같이 노력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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