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언론들 큰일 날 듯 호들갑…토지공개념 확립없인 부동산 투기 뿌리 못 뽑아”
▲ 조국 민정수석이 2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할 개헌안 중 헌법 전문과 기본권에 대해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조 민정수석, 김형연 법무비서관. <사진제공=뉴시스> |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새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명시하는 것은 지극히 타당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2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새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명시하려고 한다는 발표가 나오자마자 보수언론들은 무슨 큰일이라도 날 듯 떠들어대기 시작했다”며 “‘사유재산권의 침해가 우려 된다’ 혹은 ‘과도한 부동산 과세나 규제의 길이 열린다’는 등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개인이든 기업이든 가장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부동산 투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심지어 기업들도 자신의 본업인 생산 활동보다 부동산 투기로 더 많은 돈을 번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상기시켰다.
특히 “부동산 투기는 경제의 생산성을 좀먹는 지대추구행위라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데 누가 구태여 위험을 부담하고 혁신을 해서 돈을 벌려고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 교수는 “경제의 건전한 발전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 필요한 것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꺾는 일”이라며 “부동산 투기는 우리 사회에 극심한 재산 분배의 불평등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부동산 투기로 인해 땅과 주택 가격이 치솟으면 기업들의 생산활동에 지장이 오고, 개인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무거워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해야 할 절박한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집중에서 파생되는 숱한 사회적 문제들을 생각할 때 사유재산권 침해 운운하는 주장은 한가한 잠꼬대 정도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 교수는 “부동산을 투기의 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의 사유재산까지 신성불가침의 존재처럼 떠받들어 줘야 할 이유가 어디있나”라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토지공개념의 명문화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진 자들이 토지공개념을 반길 리 없다. 그들이야 자기 마음대로 투기하고 마음껏 돈을 벌 수 있는 구도를 당연히 선호할거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니 시장주의니 하는 고상한 이념을 들이대면서 그것을 정당화 하려할 것”이라며 “그러나 공허한 이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토지공개념의 확립 없이는 부동산 투기를 뿌리 뽑을 수 없고, 그렇게 하지 못하는 한 우리 삶의 질에 획기적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이준구 교수 블로그글 전문이다.
새 헌법에 ‘토지공개념’을 명시하려 한다는 발표가 나오자마자 보수언론들은 무슨 큰일이라도 날 듯 떠들어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발전에 사유재산권의 확립과 보호가 결정적 기여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토지를 포함한 어떤 종류의 사유재산권도 신성불가침의 존재는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서 개인이든 기업이든 가장 손쉽게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부동산 투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투기는 경제의 생산성을 좀먹는 지대추구행위라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경제의 건전한 발전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 필요한 것은 ‘부동산 불패의 신화’를 꺾는 일입니다. 또한 부동산 투기는 우리 사회에 극심한 재산 분배의 불평등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부동산이 재테크의 중요한 수단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부동산 집중에서 파생되는 숱한 사회적 문제들을 생각할 때 사유재산권 침해 운운하는 주장은 한가한 잠꼬대 정도로 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초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토지공개념의 명문화는 매우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헌법에도 비록 명시적인 것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토지공개념을 의미하는 구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진 자들이 토지공개념을 반길 리 없습니다. 그러나 공허한 이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삶의 질입니다. |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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