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청와대, 국정원 돈으로 총선여론조사…김재원도 소환 방침

▲ 2016년 10월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사진제공=뉴시스>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국정원의 돈을 상납받아 ‘4.13 총선 진박 감별’ 여론조사를 실시한 정황과 관련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도 조만간 검찰에 소환된다. 

2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당초 청와대는 국정원에 10억원을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정무수석이 교체된 뒤 5억원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검찰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친박계 김재원 의원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는 지난해 4.13총선을 앞두고 1~2월 대구‧경북 지역 당내 경선과 관련해 어떤 친박 인사를 출마시켜야 당선 가능성이 높은지 확인하기 위해 20여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TK물갈이론’이 확산되면서 ‘김무성계’와 ‘유승민계’를 배제하고 친박 인물 위주로 공천하려 했던 시기였다. 실제 ‘출마 포기 종용’ 녹취록이 총선 뒤 공개되며 최경환‧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과 현기환 전 수석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5년 11월 국무회의에서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공개적으로 심판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야당은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고 반발했다. 

▲ <사진출처=JTBC 화면캡처>

▲ TV조선이 지난해 7월 공개한 ‘윤상현‧최경환‧현기환 공천개입 의혹’ 관련 녹취록.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의 경기 화성갑에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하는 대화 내용이 담겼다. <사진출처=TV조선 화면캡처>

‘진박 감별’ 여론조사 작업은 청와대 정무수석실이 주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공개 여론조사를 실시한 여론조사업체 대표 이모씨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 출신으로 2015년 사표를 내고 업체를 차렸다. 

이씨는 현기환 전 수석 재임 당시 정무수석실로부터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 그러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고 총선이 끝난지 4개월 뒤인 8월경 현금 5억원을 지급 받았다. 

당시는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현기완 전 수석이 물러났고 6월부터 김재원 전 정무수석이 재임하던 때였다. 

이에 대해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던 시기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로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한 시기의 정무수석은 서로 다르다”며 “어디까지 관여된 것이며, 어디까지가 윗선인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제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총선 ‘진박 마케팅’을 위한 여론조사를 직접 참여하고 국민 혈세로 대금을 지급했다”며 “국민세금을 특정 정치세력만을 위해 비밀리에 사용한 것은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제 대변인은 “두번 다시 불행한 과거는 되풀이 되서는 안된다”며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국가안보 예산을 사적 용도로 특정정당의 총선 관련 비용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법적 조치는 당연한 것”이라며 “당시 부속실, 비서실장, 정무수석실 등 추가적인 관련자들도 불법적인 뇌물수수가 있었는지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