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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정신 못 차리면 80년 광주MBC처럼 혼난다”

기사승인 2017.08.12  12: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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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62] 박성제 MBC 해직기자

문재인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언론 개혁이다. 언론개혁 없이 민주주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KBS와 MBC 구성원들이 사장과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MBC는 시사제작국, 콘텐츠제작국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보도국 취재기자 81명도 제작거부에 들어가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내부 구성원들의 투쟁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언론 개혁에 대한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권력과 언론>이다. 이 책은 박성제 MBC 해직기자가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의 강연 내용과 민동기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최승호 PD,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배정훈 PD 등 8명과 나눈 대담 혹은 인터뷰를 엮었다. 책의 뒷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8일 박성제 기자를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박성제 MBC 해직기자 ⓒ 이영광 기자

<권력과 언론>, 언론개혁 당위성 쉽게 풀어쓴 책

- 지난달 31일 <권력과 언론>이라는 책을 출간하셨어요.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반응은 어떤가요?

“책이 나온 지 인터넷에서는 일주일 정도 됐는데 서점에 나온 건 3~4일밖에 안돼서 아직 모르겠어요. 그래도 동료 언론인들이 관심을 보여서 기사도 써주고 연락도 오고 있습니다.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 읽어본 사람들은 뭐라고 해요?

“책이 어렵지 않아서 좋다고 해요. 일반인들이 우리 언론 상황과 여러 가지 문제를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는 평이 있었어요. 언론사 입사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보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고요. 사실 전문적이고 깊이가 있는 분석은 많지 않아요. 최고의 전문가들과 인터뷰를 했지만, 저널리즘의 속성과 문제점을 학문적으로 접근한다기보다는 일반인들이 읽었을 때 언론 개혁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생각하고 준비했어요."

- 책을 집필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요.

“사실 제가 먼저 기획한 책은 아니에요. 출판사인 창비(창작과 비평)에서 올해 초 연락이 왔어요.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이 촛불의 화두였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인데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최강욱 변호사가 글을 맡기로 했으니 언론 개혁에 대해서는 박 기자가 해주시면 안 되겠냐?’ 라는 제안이었죠. 제가 스피커도 만들고, <뉴스타파> ‘뉴스포차’도 진행하고, MBC 정상화를 위한 싸움도 한창 진행되고 있는 터라 시간이 부족했지만 공영방송 개혁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흔쾌히 하겠다고 받아들였어요. 대담자들을 선정할 때는 최대한 다양한 시각을 담으려 했고 그러면서도 이슈와 문제점들을 제대로 짚어줄 수 있는 분들을 골라냈죠.”

- 인터뷰 진행하며 느낀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원래 제가 기자였으니까 늘 하던 게 인터뷰잖아요. 섭외하고 인터뷰하는 자체가 부담스럽진 않았고 대신 이분들에게 뭘 물어봐야 독자들이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핵심 이슈와 쟁점을 어떻게 풀어낼까 고민했죠. 그래서 출판사 편집팀과 회의도 많이 하고 제 나름 여러 고민도 해서 일주일에 한 명 정도 인터뷰를 했어요. 총 9명이잖아요. 인터뷰는 두 달 이상 걸렸죠.”

- 방송 기자라서 지면 인터뷰는 처음이지 싶은데 해보니 어떠세요?

“카메라를 놓고 하는 인터뷰는 아무래도 인터뷰이들이 카메라를 의식하게 되죠. 뭔가 정제된 표현을 쓰려고 하고 말도 조심조심하게 되고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얘기를 잘 못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녹음기만 틀어놓고 편하게 대담 형식으로 할 때는 제법 민감한 이야기들이 나와요. 읽어보시면 그런 게 많이 보일 거예요.”

- 해직된 후 ‘인터뷰이’였다가 이번에 ‘인터뷰어’를 해보니 어땠어요?

“원래 전 ‘인터뷰어’였지만 요즘은 주로 ‘인터뷰이’를 많이 하죠. 이 책에선 인터뷰어로 돌아간 측면도 있어요. 기사 대신 책을 쓰는 입장에서 전문가나 언론인과 만나 그분들의 생각을 듣고 제 의견도 함께 엮어 나갔죠. 이 책에서는 인터뷰어도 아니고 인터뷰이도 아닌 함께 얘기하는 역할을 하려고 했어요.”

   

언론에 영향력 행사 가능한 기득권 모두가 ‘권력’

- 부제가 ‘기레기 저널리즘의 시대’인데 이렇게 잡은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제가 더 강한 제목을 주장했었어요. 예를 들면 ‘기레기와 부역자들’ 같은 거죠. 그런데 최강욱 변호사 책 제목이 <권력과 검찰>이에요. 출판사에서는 같은 시리즈니까 ‘권력과 언론’으로 하면 좋겠다고 얘기하고 제가 그걸 수용했죠. 대신 부제를 ‘기레기 저널리즘의 시대’로 하자고 한 것이죠.

<권력과 검찰>에서 ‘권력’과 <권력과 언론>에서 ‘권력’은 달라요. 전자의 권력은 대통령, 청와대, 정부·여당이에요. 다시 말해 검찰을 지휘할 수 있고 검찰과 지금까지 야합하고 때론 검찰을 이용해서 부당한 힘을 행사해온 권력이에요. 그러나 후자는 대통령, 청와대, 정부·여당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광고주, 사주, 상업주의, 재벌, 보수세력 등 언론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득권을 다 망라한 것으로 생각하면 돼요.

‘기레기’란 말이 쓰레기 같은 기사를 쓰는 언론인이란 뜻이잖아요. ‘알고 보니 얘들은 국민의 알 권리나 공익을 위해 기사를 쓰는 게 아니고 권력, 광고주, 사주를 위해 쓰더라. 지들 입맛에 맞는 내용만 골라서 클릭 수 높이려고 여러 가지 의도로 쓰는 불순한 기사가 많이 보이더라’는 거죠. 이런 것 때문에 언론이 망가졌다고 보는 거죠, ‘기레기 저널리즘’이란 말도 제가 만든 말이죠. 기레기라는 말 자체가 언론인으로서는 굴욕적, 치욕적인 단어지만 지금 언론의 행태를 설명하는데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대한민국 언론 행태 한마디로 규정.. ‘기레기 저널리즘’

“언론 스스로 바뀌지 않는다면 ‘언론개혁’은 없다”

- ‘기레기’란 말이 본격적으로 쓰인 게 세월호 참사 때잖아요.

“세월호 참사가 기폭제가 됐죠. 정부 발표만 받아 쓸 뿐 진실을 취재하지 않은 기자들이 많았죠. 공영방송은 권력자를 위해 구조가 잘 되고 있다고 팩트를 왜곡하고 작은 언론들은 클릭 수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기사를 썼죠. 이런 것들을 지켜보며 사람들은 경멸을 넘어 분노하게 된 거죠. 여기서 나온 심정이 기레기라는 단어에 투영돼 있다고 봐요. 그 이후 모든 언론의 경멸스러운 언론의 행태를 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기레기란 말을 쓰게 된 거죠. 그래서 지금 대한민국 언론의 행태를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기레기 저널리즘이라는 겁니다. 한두 군데 빼고는 제대로 인정받는 언론이 없잖아요. 심지어 그동안 나름대로 역할을 해왔던 진보언론들조차 조중동과 똑같다고 비판받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이 왜 왔고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가 고민이었어요.

근데 책을 쓰면서 확신이 들었어요. 이건 검찰 개혁처럼 정부가 밀어부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언론 스스로가 바뀌지 않으면 언론 개혁은 없어요. 개혁을 스스로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워요? 사람은 스스로 안 바뀌잖아요. 그래서 언론 개혁이 어려운 거죠. 하지만 그래도 가야 하는 길이죠. 어떻게 보면 이 책은 언론인들에게 ‘자성을 요구하고 새로 태어나자,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반성과 노력을 아주 많이 해야 한다’라고 감히 주장하는 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 가능할까요?

“쉽지 않죠(웃음). 그런데 공영방송은 할 수 있어요. 특히 MBC는 저희가 하는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봅니다.”

   
▲ 1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앞에서 열린 MBC 보도국 기자들의 제작거부 선언 기자회견. <사진제공=뉴시스>

- 현재 KBS와 MBC에서는 구성원들이 사장 퇴진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흐름 어떻게 보세요?

“반드시 승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조금 시간은 걸릴 거예요. 절차가 필요하거든요. 공영방송 이사회와 경영진은 사법처리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냥 자르면 안 돼요. 범법행위를 많이 저질렀으니까요. 지금 여러 가지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요, 그런 게 밝혀지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 결과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방문진과 경영진을 개편하고 MBC를 정상화 시킬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PD수첩>을 시작으로 시사제작국이 제작거부에 들어갔는데. 거기에 사측은 징계를 남발하고 있어요.

“제작거부에 동참한 <PD수첩> PD 중에는 최근 1~2년 사이 들어온 경력 PD도 있다고 해요. 이게 바로 지금 김장겸 체제의 MBC가 얼마나 취약하고 얼마나 악행을 저질렀는지 증명해주는 사례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기들이 뽑은 경력 PD들조차 이 상황을 못 견디겠다고 박차고 나온 거죠. 기자들도 합류할 것 같아요. 오늘(8일)도 블랙리스트가 폭로됐어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저는 파업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후배들이 너무 분노에 차서 못 참는 형국이라서 큰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시민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야 되겠죠.”

- 손석희 사장 말고도 최승호 PD, 민동기 미디어오늘 편집국장,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등 8명의 대담자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원래 4명 정도만 하려고 했어요. 최강욱 변호사 책도 4명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욕심을 부렸어요, 너무 짚을 얘기가 많은 거예요. 그리고 손석희 사장 강연을 듣고 그걸 넣고 싶었죠. 그리고 최승호 PD와 MBC 얘기를 했으니 그 뒤에 KBS 이야기를 넣고 싶어서 김경래 기자를 인터뷰했죠. 또 종편 얘기를 김언경 사무처장과 한 다음에는 종편에서 일해 본 기자와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거죠. 그래서 이명선 기자에게 부탁을 드렸고요. 이런 식으로 욕심이 많아져서 9명이 된 거예요. 그런데 읽으실 때 내용이 복잡하거나 하진 않았을 거라고 봐요. 나름 맥을 잡아서 정리했죠.”

- 인터뷰하며 기억에 남는 일 있나요?

“종편 출신의 이명선 기자 그리고 SBS의 배정훈 PD가 기억에 남아요. 이명선 기자는 채널A에서 일하다 나온 분인데 여러 가지 부담에도 불구하고 종편 문제를 고발하는 활동을 펼친 것에 대해 감명을 받았어요. 실제로 만나 보니까 아주 훌륭한 기자예요. 지금 ‘진실탐사 그룹 셜록’에서 일하는 데 좋은 언론인이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배정훈 PD 역시 젊지만, 언론의 역할에 대한 신념을 갖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훌륭한 젊은 후배들이 각 언론 분야에서 활동을 하는 걸 보면서 기레기 선배들이 반성해야 해요(웃음). 훌륭한 언론인이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 대담을 편집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은 어디인가요?

“다양한 얘기가 많았어요.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다 보면 여러 얘기를 하게 되잖아요. 그러나 나중에 놓고 보면 사람들이 언론 현황을 이해하는데 불필요한 부분이 보여요. 그런 부분은 잘라냈죠. 대담자가 9명이다 보니 책이 두꺼워지는 문제가 있잖아요. 다 넣었으면 400페이지 넘어갔을 거예요. 적당한 분량을 만들려고 핵심에서 벗어난 주제는 과감히 쳐냈죠. 교정할 때도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글이 아니라 대화한 것이어서 어법이나 문장이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많았거든요.”

   
▲ <이미지출처=JTBC '뉴스룸' 캡처>

‘JTBC 뉴스, 합리적 시민 사회 철학 대변하려고 했다’

- 4장으로 되어 있잖아요. 1장 제목이 ‘기레기의 탄생’으로 대한민국 언론의 초상을 가장 먼저 배치를 했는데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사람들이 언론을 기레기라 부르는 현상에 대해 폭넓게 다뤄보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아무래도 언론 비평의 경험도 많고 관련 활동을 많이 하는 민동기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이 적당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대선 전후 언론의 행태, 종편 문제, 그리고 진보 언론 문제, 공영방송 등 전체적으로 짚어야 할 이슈를 전반적으로 훑어보고 간 거죠. 그다음 하나씩 구체화 시키려고 했어요.

손석희 사장의 강연을 프롤로그로 한 것은 JTBC 뉴스룸의 힘이 과연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손 사장 강연 중에 ‘JTBC 뉴스는 합리적 시민 사회 철학을 대변하려고 했다’라는 말이 나와요. 그 말이 무지 중요하다고 봤거든요, 손 사장이 어떤 정치인이든 불러내서 날카롭게 몰아세우고 기계적 중립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거죠. 뉴스를 다루는 가치관이 분명히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그것을 확립하기 위해 내부에서 토론도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런 부분을 맨 앞에 제시하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JTBC 뉴스가 단시간에 우뚝 설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힌트를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종편의 법 준수 위해 언론시민단체가 정부에 요구해야”

- 3장에서 종편 문제를 다뤘잖아요? 종편이 출범할 땐 4사 모두에 대한 문제점을 얘기했는데 지금은 JTBC와 나머지 종편으로 나누어진 감이 있어요. JTBC도 탄생과정의 문제점은 똑같이 안고 있잖아요. 이걸 어떻게 봐야죠? 보도 잘한다고 문제점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상황이 달라졌어요, 제가 2008년 말 종편을 탄생시킨 미디어 악법 반대 파업을 노조 위원장으로 주도한 사람이잖아요. 그때 걱정했던 종편의 폐해가 지금 JTBC를 제외한 3사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요. JTBC도 손 사장이 가기 전에는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왜곡 편파보도, 극우적 논조와 막말, 불법적인 광고영업, 종합편성 비율을 맞추지 않는 행태, 종편의 문제점은 심각합니다.

그러나 JTBC는 일단 편성 비율에서 다른 방송보다 나아요. 예능과 드라마를 나름대로 충실히 해서 종합편성 비율을 잘 맞추고 있죠. 뉴스는 손석희라는 리더가 환골탈태시켰죠. 그래서 탄핵 정국에서 엄청난 역할을 했죠. 이제 JTBC는 다른 종편과 묶어서 볼 수 없다고 봅니다. 김언경 사무처장과 대담에서도 얘기했지만, 종편을 규제하는 건 전혀 문제없어요. 있는 법만 잘 지키면 돼요. 의지의 문제라는 거죠. 법을 잘 지키도록 정부에게 언론 단체나 시민들이 요구해야 한다고 봐요. 종편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어요.”

- JTBC에 대한 의문은 지속 가능성이에요. 다시 말해 손석희 사장 이후에도 지금 같은 보도가 유지될 것이냐의 문제잖아요.

“JTBC, 지속가능하려면 시스템 마련해야”.. 노조 역할 강조

“어려운 문제인데 제 책에서도 최승호 선배와 그 문제를 짚으면서 노조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어요. 지금은 손석희라는 뛰어난 리더의 힘으로 버티고 있지만 사주나 권력, 광고주의 압력에 대항하려면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해요. 그게 바로 저는 기자협회, 노동조합 등 언론인들의 조직된 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힘을 만들어야 해요. 분위기 좋을 때 만들어야지 분위기가 나빠지면 힘들어져요.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거죠. 근데 지금 제가 JTBC 사람들에게 충고할 형편은 아니에요. ‘너나 잘해라’는 말 듣죠(웃음).”

- 지난 4일 YTN 해직자인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기자가 복직한다는 소식이 알려졌잖아요. 어떠셨어요?

“부럽죠. 그분들이 저보다 먼저 복직해서 부러운 게 아니라 이제 YTN 뉴스가 좋아질 거라는 사실이 부럽습니다. 많이 좋아질 거예요. 세 분 다 언론인으로서 훌륭한 기사를 많이 썼잖아요. 노 기자는 ‘돌발영상’으로 히트 친 분이죠. 비록 노 기자가 사장이 되진 못했지만 새로 사장 공모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훌륭한 분이 사장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앞으로 YTN은 잘 될 것으로 봐요.

그러나 MBC는 김장겸 사장이 있는 한 어떤 복직 협상도 응할 생각이 없어요. 김 사장 끌어내리고 대법원 판결로 당당하게 복직하고 싶은 게 저뿐만 아니라 MBC 모든 해직 언론인들의 생각이에요.”

- 요즘 영화 <택시 운전사>가 화제잖아요.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 때 독일 기자인 위르겐 힌츠페터가 광주에서 일어난 일을 취재하고 보도한 것을 영화화했어요. 지금 언론인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어요?

   
▲ <사진출처=영화 '택시운전사' 공식 홈페이지>
   
▲ <이미지출처=영화 '택시운전사' 메인 예고편 캡처>

“영화 <택시운전사> 광주MBC 불타는 장면.. 현 상황 투영”

“다른 분들은 신의 경지에 이른 주연 배우 송강호 씨 연기에 감탄했다고 하는데 저는 언론에 대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 언론인들이 군부독재 총칼 앞에서 쉽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조금이라도 광주의 진실을 알릴 수 있었다면 과연 독일 사람이 와서 목숨 걸고 내려갔겠어요? 중간에 광주 MBC가 불타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걸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 않더라구요. 지금 상황에 투영이 된 거죠. 지금 광주MBC나 목포 MBC는 방송 잘해요. 세월호 때도 전원구조가 오보라고 계속 주장했죠. 왜냐하면, 그때 호되게 당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MBC, KBS도 정신 못 차리면 시민들에게 혼날 수 있다고 봅니다. 이걸 빨리 원위치로 돌려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지금 뉴스타파에서 일하고 있지만 <GO발뉴스> 언제나 성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언론 풍토에서 시민의 시각에서 보도하는 그나마 몇 안 되는 진짜 언론 중의 하나입니다. 그리고 MBC를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싸우는 언론인들에게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시면 더욱 좋겠습니다. 응원이 많아질수록 더 빨리 승리할 수 있습니다.”

이영광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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