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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친구는 반장선거 못나가나”…‘친안’ 분류됐던 이언주, 당대표 출마

기사승인 2017.08.11  17: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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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통해 “국민의당 구하는 구원투수 되겠다” 선언

안철수‧천정배‧정동영 3자구도로 진행되는 듯 했던 국민의당 당권레이스에 또 한명의 후보가 뛰어들었다. 이언주 의원이 별안간 출마를 선언한 것. 얼마전만 해도 ‘친안(親安)’으로 분류됐던 인물이기에 ‘의외의 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 내에서 빗발치는 출마반대 목소리에도 ‘마이웨이’를 걸어가던 안철수 전 대표에게는 그리 반갑지 않은 소식으로 보인다.

   
▲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가진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사진제공=뉴시스>

이 의원은 1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저 이언주가 위기의 국민의당을 구하는 구원투수가 되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아울러 “국민의당이 위기에 빠져 소멸될 수있다는 위기가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에게 엄습하는 상황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 만은 없었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그간의 정치열정을 다 쏟아부어 국민의당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당대표는 당의 진로에 대하여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림하는 리더십이 아닌 감성어린 여성의 서번트 리더십이 필요하며 저 이언주는 당의 분열을 종식시키는 통합의 리더가 되겠다”며 “당 대표가 되면 임기 내 20%대 이상의 정당지지율을 만들어 지방선거를 반드시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 의원의 갑작스런 당권도전 선언은 예상치 못한 변수다. 천정배 의원과 정동영 의원 등 또다른 당권주자들은 물론, 동교동계 원로들과 호남 의원 등 안 전 대표의 당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졌지만 이 의원은 ‘수호천사’처럼 안 전 대표를 옹호해왔기 때문이다.

일례로 이 의원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가) 이왕 이렇게 결심하고 또 앞장서서 나가겠다고 한 이상에는 뒤돌아보지 않고 좀 의연히 가야한다”며 “이제는 달라진 안철수를 보여주시고 정면 돌파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실상 안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선언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대목이었다.

출마선언 이틀 전인 지난 9일에도 이 의원은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새아침’에 출연해 “출마 자체에 대해서 (안 전 대표) 본인이 ‘선당후사’를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에 대해 진정성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기왕 출마를 하셨으니 건강한 경쟁이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때문에 이 의원은 언론에 의해 이른바 ‘친안’ 인사로 분류됐다. 심지어 같은당의 이상돈 의원은 지난 3일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정면승부’과의 인터뷰에서 “현역 의원 중에서 지지를 확실하게 한 의원은 제가 알기로는 이언주 의원 한 사람밖에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최고위원직에 출마하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나왔다.

이와 관련, <뉴시스>에 따르면 이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많이 망설이고 여러 가지 고민한 끝에, 제 판단에, 제 주장이지만 제가 더 나은 대안이라 생각했다”며 “전 가치를 따르는 정치인이지 사람을 따르는 정치인이 아니다”고 언급했다.“반장 친구는 반장 선거에 못나가느냐”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와는 큰 틀에서 동지적 관계이고 때로는 경쟁하는 관계로 가야하지 않나”라며 “제 입장에선 안 전 대표를 넘어서야하는 것이고 안 전 대표도 역시 마찬가지로 동지인 저와 경쟁했는데 절 못 넘어선다면 문제 아니겠나”라고 뼈있는 한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이 의원의 출마는 결과적으로 안 전 대표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색채가 짙은 천정배, 정동영 의원과는 달리 중도성향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극중주의’라는 표현까지 쓰며 중도를 표방한 안 전 대표와 ‘표심 나누기’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 지난 3일 안철수 전 대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사진제공=뉴시스>

특히, 중도성향이면서도 안 전 대표의 출마에는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당원들에게 이 의원은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대선후보, 당 대표 등 굵직굵직한 경력을 가진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인지도가 다소 약세인 것으로 평가받는데다가 얼마 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막말파문’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은 만큼 이 의원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유의미한 득표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한편, 안 전 대표는 11일 고향인 부산을 방문해 부산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안 전 대표는 이언주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함께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 분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지금 상황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문용필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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