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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성매매 의혹’ 보도에서 읽히는 4가지

기사승인 2016.07.30  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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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상위 1%의 드러난 민낯과 속내

   
▲ <이미지출처=뉴스타파 홈페이지>

최근 뉴스타파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보도했다(▶삼성 이건희 성매매 의혹.. 그룹 차원 개입? '뉴스타파' 보도 시청하기 (2016년 7월 21일 22시 업로드). 이 보도는 한국 파워엘리트 그룹 소위 대한민국 상위 1%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이 성매매 의혹 보도는 삼성그룹과 한국 언론 지형의 복잡한 속내를 4가지 측면에서 드러냈다.

첫 번째 측면은 삼성 그룹의 소극적 대처이다. 한국 재벌 중에서 최고의 미디어 관리 전술을 구사해온 삼성이 제국의 최고 권력자인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보도에 적극 대처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룹 비서실 (또는 기획 조정실)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오너 일가 이미지 관리이기 때문이다. 계열사 비판 기사보다 오너일가 이미지 추락 보도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던 그간 관례에 비춰보면,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이건희 회장 지우기에 나섰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소극적 무대응도 누군가를 무시하는 전략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 1965년 삼성 사카린 밀수 사건이 터졌을 때, 삼성 그룹 비서실은 이병철 회장 이미지 지키기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 회장의 직접적인 관여에 의해 사카린 등 밀수 사건이 진행됐음에도, 계열사 임직원의 개인적인 일탈로 사건을 축소, 보도하도록 미디어를 관리했다. 또 지난 1996년 삼성에버랜드 (2016년 현재 제일모직)를 통해 이재용 등 회장 자녀들에게 삼성 지배 권력을 넘길 때도, 구조본부는 이씨 일가 (특히 이재용) 이미지 보호가 최대의 임무였다. 당시 구조본부 정보팀 소속 팀원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다. 이 같은 역사를 갖고 있는 삼성그룹이 이건희 현 회장의 성매매 의혹 보도에 대해 ‘당혹스럽다’라는 입장만을 표명하는 것을 보면, 이건희는 삼성에서 이미 죽은 권력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두 번째 드는 생각은 삼성 내부, 정확히 말하면, 이건희 회장 자녀들과 그들을 따르는 가신들끼리의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궁금증이다. 다시 말하면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 그룹을 장악하지 못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만약 그가 삼성 그룹을 장악했다면, 구조본부가 이재용 부회장의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의 성매매 의혹 보도에 대해 이처럼 무대책으로 일관할 수 있겠는가. 구조본부 임원들은 삼성 그룹의 장기 사업 전략만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이씨 가문의 재산과 이씨 일가의 이미지 관리까지도 그들의 임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드는 생각은 ‘삼성의 언론 장악력’이다. 이건희 회장의 동영상 파일이 뉴스타파에 제보되기 전에 한겨레신문에 먼저 접촉한 것으로 보도됐다. 한겨레가 내부의 규정을 근거로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이라는 큰 뉴스거리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후반 삼성 X-파일 보도로 신문사 최대 광고주인 삼성의 지원이 오랫동안 중단됨으로써 겪어야 했던 경제적 어려움의 고통 기억이 이건희라는 한국 최대 뉴스 메이커를 놓치게 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한겨레가 재정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신문사였다면, 절대로 이건희라는 대어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그리고 KBS, MBC 및 SBS 등도 뉴스타파가 보도한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추가 취재를 하는 대신, 삼성 그룹에서 내놓은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치고 있다. 삼성 그룹 미디어팀의 장기인 ‘이슈 물타기’에 한국 언론이 동원된 듯 하다. 이들 보수 언론들은 최대 광고주인 삼성그룹 오너의 불법 행위에 대해 의도적으로 눈을 감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국 언론이 삼성 제국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상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단상은 중앙일보 그룹의 삼성관련 보도 ‘투 트랙’전략이다. 삼성그룹과 특수 관계인 중앙일보 그룹 (회장 홍석현)은 보수신문인 중앙일보와 합리적 보수 방송을 추구하는 jTBC를 가지고 있다. 이들 매체들은 이건희 삼성 그룹 회장 성매매 의혹 보도에 대해 다른 기조를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일체 이건희 회장 성매매 보도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jTBC는 중앙일보와 달리 사건의 개요만을 간략 보도했다. 지난 1966년 이병철 회장과 홍진기 전 법무부 장관과 함께 창간한 중앙일보는 삼성 그룹입장을 보도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1965년 삼성 사카린 밀수 사건 때나 2005년 삼성 X-파일 보도다. 이 두 사건은 권언 (권력과 언론)유착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힌다.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중앙일보는 삼성 그룹의 불법 행위를 비판 보도하는 대신, 제도적 맹점을 비판하는 등 기사 물타기 수법을 구사해왔다. 중앙일보와 달리 2011년 설립된 종합편성 케이블 방송인 jTBC는 삼성 그룹과 거리두기를 하는 보도 스탠스를 취해왔다. 그래서 jTBC는 중앙일보와 다르다는 인식을 널리 확산하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일체 무시 전략을 구사하는 중앙일보와 달리 jTBC는 뉴스타파의 내용을 간략 정리 보도했다. 이 방송국은 뉴스타파의 보도 내용을 추가 취재하거나, 또는 한국 재벌 오너일가의 부도덕한 행위를 기획 취재하는 대신, 뉴스타파 보도를 간략히 전달한 것이다. 이는 중앙일보 그룹이 모기업이었던 삼성그룹에 대해 비판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와 그룹 이익을 대변하는 홍보지라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사용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김춘효 기획위원은 Samsung, Media Empire and Family: A Web of Power (2016) 저자이다. 김 박사는 미디어 법과 정책, 미디어 시장 구조, 한국 재벌, 특히 삼성그룹과 한국 미디어 상관관계 연구에 천착하고 있다.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http://www.kopf.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김춘효 자유언론실천재단 기획편집위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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