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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주병진 독설’, 방증한 이준석 ‘SW마에스트로’ 해명

기사승인 2021.06.22  12: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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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기생의 직격탄 “‘소속학교 란’ 안 이상했니? 너는 늘 ‘공정’하게 경쟁했니?”

“마치 3선, 4선한 국회의원처럼 두루뭉술하게 넘기려고 한다. 얼렁뚱땅 넘어가지 마라. 그런 건 어디서 배운 건가.”

26살 한나라당 비대위원 이준석에게 방송인 주병진씨가 했던 독설이 화제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엔 지난 2012년 1월 방송된 MBC <주병진의 토크콘서트-핫피플> 내용의 당시 언론보도가 공유 중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진행자이던 주씨는 자신의 일주일 활동을 두고 A-란 자평을 한 이준석 비대위원을 향해 “며칠 활동으로 A-라는 점수를 준다는 건 너무 후하다. 건방지다는 평가도 있다”고 독설을 퍼붓었다. 

   
▲ <이미지 출처=MBC '주병진 토크콘서트' 영상 캡처>

언론 보도를 보면, 이준석 대표는 “시민들이 원하는 반응에 빠르게 변화한 것 같다”면서도 “불협화음은 있었다. 그렇다면 B+고, 말하는 건 F다”고 답했다. 주씨가 “두루뭉술”이나 “얼렁뚱땅”이라 호통을 친 것은 이러한 이 대표의 임기응변에 대한 평이었다. 

아울러 주씨는 “이준석 위원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좋지 않다. 건방지다, 튄다, 완장 찼다는 평가까지 들린다”며 “26살 인물을 비생대책위원으로 초빙하는 것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급하게 한 ‘끼워맞추기식 아닌가’라는 시선도 있다”고 평했다. 

자, 그렇다면 지난 10년 간 시사토크프로그램부터 예능까지 섭렵한 ‘방송인 이준석’이 무려 제1야당 당 대표에 오른 지금의 평가는 조금 달라졌을까. tbs <더룸>의 진행자이자 과거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의 진행자였던 노영희 변호사는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방송을 하면서 같은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여러 번 출연하여 현안이 있을 때마다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쳐왔던 사이”라며 이 대표를 이렇게 평가한 바 있다. 최근 한 매체 칼럼을 통해서였다. 

이준석의 토론의 기술 

“말을 빙빙 돌리거나 억지 주장을 하지 않고 솔직하고 직설적으로 치고 나가 상대를 순식간에 바보로 만드는 기술이 탁월한데, 핀트를 교묘하게 돌려서 대화의 주제를 벗어나게 하고 본말을 전도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비겁한 기회주의자의 말장난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18일 <뉴스토마토> 시론, <정치 1도 안 해 본, 내가 아는 세 사람> 중)

노 변호사는 최근 시론에서 “그는 워낙 거침없고 솔직하며 직설적이어서 상대 패널이나 방송 스태프들과도 충돌이 없지 않았다. 스스로도 언론 등과의 인터뷰에서 인정한 바”라면서 이 대표의 언변을 이렇게 평가했다. 10년 전 주씨의 일침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평가가 눈에 띈다. 그에 앞서 노 변호사는 “나름 순진”하다거나 “흥분했을 때의 장면”을 소개하는 등 나름 경험에 의거 이 대표를 입체적으로 평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귀엽기도 했으며, 자기가 생각하는 것과 자기가 행동하는 것이 완전 ‘표리일체’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나름 순진(?)한 사람이기도 했다. 낮술을 같이 마시기도 했고 서로 화면에 얼굴이 너무 뚱뚱하게 나가니 다이어트를 하자며 의기투합하기도 했었는데, 라디오나 티비 출연을 같이 하면서 특별히 밀린다거나 졌다는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오히려 그가 내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흥분했을 때의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쨌든 그는 다른 상대 패널들보다는 이해력과 순발력이 매우 좋아 상황 대처력이 좋았고 말이 빠르고 반응도 빨라서 속도 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다만 쉽게 흥분하는 편이었는데 반대쪽의 말이 자신 생각과 맞지 않으면 얼굴이 금방 붉어져서 숨소리마저 가빠지는 특징이 있었다.” 

   
▲ <이미지 출처=뉴스토마토 홈페이지 캡처>

그런 노 변호사가 “본말을 전도시키는 특징”이라거나 “비겁한 기회주의자의 말장난”을 언급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최근 이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수술실 CCTV 논란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설전을 펼친 것을 염두에 둔 표현이었다.  

최근 이 지사가 국민의힘과 이 대표를 향해 ‘수술실에 CCTV 설치는 의료행위를 소극적으로 만든다’는 이유로 반대한 것은 ‘엘리트 기득권 대변’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 이 대표가 “기득권은 180석을 가진 민주당이고, 그 기득권에 휘둘려 사고 친 건 민주당”이라고 맞받아친 것이 바로 ‘비겁한 토론 기술’이라는 것이었다. 

“이 지사가 말하는 ‘기득권’은 이 대표가 맞받아친 180석 민주당 ’기득권‘과는 다른 개념이고, ‘기득권에 휘둘려 사고 친 건 민주당’이라는 말은 연결이 안 되지만, 그의 말을 듣다 보면 ‘어느새 CCTV 설치의 본질’은 사라지고 ‘180석이나 가진 거대 여당이 둔한 몸을 이끌고 뻘 짓하다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이 연상되면서 민주당은 매우 구태스럽고 우스운 정당이라는 프레임에 갇히게 된다. 

이런 식의 토론은 상대의 허를 찌르기에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비겁한 토론 기술에 불과한 것이다. 이 대표는 논리도 근거도 없이 비난하거나, 무턱대고 자신들이 했던 행동을 옹호하지는 않는다. 이는 ’바른 정당‘이라는 새로운 정치실험을 거쳤던 엘리트적이고 젠체하는 보수 지식인들이 주로 보이는 모습이지만, 그들이 갈고 닦은 교묘한 말장난으로 상황을 타개하는 방식은 지양되어야 한다.” (노 변호사의 해당 시론 중)

22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페이스북글에서 이 시론의 한 구절을 소개 한 뒤 “이재명 지사의 질문에 대한 이준석 대표의 답변을 보면 논점을 완전히 일탈해서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기본소득 논쟁에 대한 이 대표의 소신을 정면으로 고쳐 물었다. 바로 이렇게. 

“이재명 지사가 지난번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 질문한 것은 이재명식 기본소득에 찬성하냐고 물은 것이 아닙니다. 이준석 대표가 저서에서 ‘국민 전체에 지급하는 수당은 공정성 시비가 없으니 기본소득에 찬성한다. 청년수당이나 노령연금은 특정계층에게만 혜택 주니 불공정해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곧 ‘선별’은 어떤 기준에 의한 차별이 있어서 불공정하고, 보편적으로 주는 정책은 공정성 시비가 없어서 바람직한 것으로 찬성한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① 이준석 대표가 이 같은 신념을 계속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안심소득’과 ‘공정소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것입니다. ② 그리고 특정 계층에게만 혜택을 주어서 불공정하다면 세금을 내는 사람과 혜택을 받는 사람이 분리된 정책이야말로 정말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입니다. ③ 마지막으로 아직도 국민의힘의 정강정책 제1조1호인 기본소득을 찬성하고,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11년 전 SW마에스트로 과정 합격자가 묻는 이 대표의 공정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토론 등 지난 10년 간 이 대표가 출연한 방송 토론을 지켜본 이들이라면 일견 공감하는 내용이 적지 않을 것이다. 쟁점에서 이탈, 상대방의 약점을 찌르는 화법을 주로 구사하는 이 대표의 ‘기술’ 말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직전 불거진 페미니즘 이슈에서 이런 기술이 소위 ‘이대남’들로부터 사이다 화법 등으로 지지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그러한 ‘기술’이 자신을 향한 ‘검증’에 대한 반박일 때는 하등 쓸모가 없을뿐더러 도리어 비겁하고 부도덕하게 비칠 수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최근 불거진 ‘병역특례’ 의혹에 대한 해명이 딱 그랬다. 본질과 상관없는 지원서를 공개하거나 지원 자격 등 말꼬리를 붙잡거나 책임을 떠넘기는 등 이 대표의 해명은 평소 본인의 토론 기술에서 볼 수 있는 본질 흐리기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11년 전 이 대표가 지원했던 SW마에스트로 과정 2차까지 합격했다고 밝힌 한 트위터 사용자는 22일 “아무리 내가 가진 기억들과 기록들로 크로스체킹을 해봐도 이준석의 SW마에스트로 1차 합격에는 절차상 하자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 절차상 하자를 아빠찬스나 비리로 엮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 대표를 향해 이런 물음을 던지고 있었다.  

“지원서 쓸 때 ‘소속학교 란’ 보고 이상하단 생각 못 해봤니?”, “99명이 다 재학생인데 너만 졸업생인거 안 의아했니?”, “과정 성실하게 수행한 하버드 졸업생이 왜 광탈(광속탈락)을 했니?”

   
▲ <이미지 출처=트위터 캡처>

이것이야말로 이 대표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제일 먼저 답해야 할 근본적이고 상식적인 사안이라 할 수 있었다. 이어 이 사용자는 “그리고 이제는 동기 연수생이 아니라 국가 의전서열 7위 제1야당의 당대표님이 되신 그에게 꼭 묻고 싶은 것 하나”라며 “이건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하고 싶은 말. 공정이라는 공정한 단어를 약자를 후려 패는 데만 공정하게 쓰지 마시라고, 좀”이라고 글을 맺었다. 그의 물음은 바로 이거였다. 

“너는 늘 ‘공정’하게 경쟁했니?”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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