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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내집마련 ‘영끌’ 말고 조금만 기다리길”

기사승인 2021.02.20  11: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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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623] 이성영 희년함께 토지정의 팀장

4년 안에 83만 호 공급을 골자로 한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 25번째 대책이다. 정부는 지난 4일 수도권 및 5대 광역시를 중심으로 2025년까지 83만 호 주택 공급할 부지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주택자 규제로는 부동산 가격이 잡히지 않자 공급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다.

25번째 부동산 대책의 핵심은 공공이 시행하는 조건으로, 초과이익환수 같은 규제를 풀어준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이 부동산 안정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이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들어보고자 지난 11일 이성영 희년함께 토지정의 팀장을 전화로 연결했다. 다음은 이 팀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이성영 희년함께 토지정의 팀장. <이미지 출처=희년함께(Jubilee & Land Justice Association) 홈페이지>

“2030세대에 ‘정부 믿고 기다려 달라’ 신호주는 대책”

- 지난 4일 4년 안에 83만 호 공급을 골자로 한 25번째 부동산 대책이 나왔는데 총평 부탁드립니다.

“압도적인 공급물량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 같고요. 특히 지금 2030세대가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집을 사지 않으면 내 집 마련은 어렵겠다는 불안감 때문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으다)’ 해서라도 집을 사려고 하는 수요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정부는 2030세대에게 ‘도심지에 저렴한 주택이 많이 나올 거니까 정부를 믿고 기다려 달라’라는 신호를 주는 공급대책인 것 같아요. 방식은 주택공급정책을 민간이 아니라 공공이 주도해서 기간을 대폭 단축해서 짧은 기간 내에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거고요.”

- 이렇게 많이 나온 적 있나요?

“1989년 노태우 정부에서 주택 200만 호 건설계획을 발표하면서 1기 신도시 중심으로 200만 호를 공급했어요. 그때는 외곽에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땅들을 토지 수용해서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보니 신속한 공급이 가능했는데 지금은 도심에 있는 토지이고 이해관계자들이 복잡하다 보니 1기 신도시 공급 때보다 훨씬 더 어려운 작업이긴 합니다. 그래서 이번 발표도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게 아니라 부지 확보를 2025년까지 하겠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보다 조금 더 걸릴 수 있겠죠.”

- 25년까지 짓겠다는 것도 아니고 25년부터 공사가 들어가겠다는 거면 만약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될 경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 않나요?

“그런 면도 있겠죠. 향후 집값이 안정되는 추세라면 공급물량이 줄어들 수도 있고, 집값이 안 잡히면 정권이 교체되어도 공급을 하지 않을 수는 없을 거예요.”

- 그럼 공수표일 수도 있나요?

“공수표라기보다는 목표치이죠. 지금까지 정부나 민간에서 추진했던 사업들의 주민참여율을 기준으로 공급물량 예상치를 잡은 거거든요. 그러니 경기 상황에 따라 늘거나 줄어들 수도 있을 거예요.”

무주택자들을 위한 ‘심리안정’ 시그널?

- 결국 정부가 부동산값 폭등의 원인을 공급 부족으로 파악한 거 같은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지난해 7·10 부동산 정책까지 규제가 강화되어서 다주택자들이 서울에서 집을 더 사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주택자들이 집을 더 사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2020년 하반기에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거든요. 이건 무주택자들, 특히 30대들이 ‘패닉바잉(공포구매)’ 하는 요인이 큽니다. 무주택자들의 심리를 안정시키려면 다주택자 규제로 될 문제가 아니거든요. 이분들의 불안감을 안정시켜 주려면 앞으로 ‘당신들이 원하는 도심지에 저렴한 신축아파트들이 많이 공급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해요.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도심지에 대규모 주택 물량을 공급하는 방안을 낸 것 같아요.”

- 이전엔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입장 아니었나요?

“그렇죠. 확실히 공급이 적지 않긴 했거든요. 2018-2020년까지 서울아파트 준공실적은 연 4만 호 이상으로 이전 정부의 2-3만 호 수준보다 공급이 많이 늘었어요. 정부는 공급물량도 충분한데 집값이 오르는 이유가 다주택자들이 집을 더 사기 때문이라는 문제의식으로 다주택자 규제에 집중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월10일까지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매입할 수 있는 구멍을 다 막았는데도 계속 집값이 오르다 보니 결국 공급확대 정책으로 전환한 것 같아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대처로 돈이 시중에 엄청 많이 풀리니까 모든 자산 가격이 다 오르면서 집값도 같이 오르다 보니 사람들이 불안한 거죠. 이 불안함은 다주택자 규제를 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거든요. 코로나가 진정되면 금리가 올라가고 유동성이 줄어들면 집값은 안정될 거라고 해도 지금 집값이 오르고 있는 걸 보고 있는 사람들은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공급확대로 심리를 안정시킬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 심리 안정에 효과가 있을까요?

“그건 이번 정책으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까 인데요. 2·4 공급대책 나오고 10일 정도 지났는데 서울 아파트값은 여전히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요. 관건은 결국 시민들이 정책을 얼마나 신뢰할 것인지 인데요. 대다수 언론이 이번 정책도 효과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 당연히 사람들은 불안해서 더 늦기 전에 집을 사려고 할 테고요. 언론과 전문가들이 이번에는 믿고 기다려 볼 만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 사람들이 좀 더 기다려 보려고 할 것 같아요.”

- 지금 일주일 지났는데 언론은 어떻게 보세요?

“전문가들이나 언론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진보진영에서는 ‘왜 이렇게 개발이익을 많이 보장해주면서 하려고 하느냐’라는 입장인 분들이 있고요. 보수진영에서는 ‘민간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해 주면 좋겠다’라는 입장이거든요.”

   
▲ <사진 출처=뉴시스>

“고밀도 개발, 압축도시 차원에서 필요한 방식”

- 이번에 여러 규제를 풀고 고밀도 개발을 허용하기로 한 건 어떻게 보세요?

“결국, 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은 도심이거든요. 도심지에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기 위해서 정부가 짜낸 궁여지책으로 보이는데요. 원론적으로는 인프라가 잘 조성된 도심은 땅을 밀도 있게 사용하는 게 맞습니다. 외곽에 있는 농지나 그린벨트는 잘 보존해서 다음 세대를 위해서 남겨둬야 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지금 역세권, 저층 주거지, 준공업지역 등 도심에 있지만,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땅들을 밀도 있게 개발해서 쓰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관건은 도로 등 인프라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밀도인지입니다. 관련해서는 더 구체적인 논의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고밀도 개발은 기본적으로 압축도시 차원에서 필요한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 그동안 고밀도 개발 안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아닌가요?

“고밀도 개발을 하지 않은 이유는 정부가 개입하지 않으면 개발이 쉽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이에요. 기존의 용도지역지구제 등 규제가 조정되어야 하는 것도 있고 이해관계자가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서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서는 개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굳이 주택 문제가 심각하지 않을 때는 정부가 신경을 많이 쓰면서 개입하려고 하지는 않죠. 근데 지금은 워낙 주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고밀 개발을 하겠다는 거죠.”

- 도심에 개발 가능한 땅이 있나요?

“도심에 국유지가 거의 없으니 민간의 땅에 용적률을 높여서 개발공간을 만들겠다는 겁니다.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등 저층 주거지들은 용적률을 높이고 종상향을 하면 더 높게 지을 수가 있으니까 사업성이 나올 수 있겠죠. 그리고 준공업지역 같은 경우도 현재 1~2층 건물이 많아요. 허름하고, 낙후되어 있어요. 준공업지역이지만 주거용으로 많이 쓰고 있고요. 그런 곳을 체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 핵심은 공공이 시행하는 조건으로, 초과이익환수 같은 규제를 풀어준다는 건데.

“2·4 공급대책은 정부가 가진 땅이나 신규 택지를 조성해서 하는 공급이 아니라 도심에 토지와 주택을 가지고 있는 민간소유자들에게 공공에 사업 시행권을 넘겨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공공에 사업 시행권을 넘기면 정부가 빠르게 주택공급을 하겠다는 건데요. 민간이 사업 시행권을 넘기려면 인센티브가 필요합니다. 용적률 상향,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을 통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좀 더 높여 주겠다는 거예요. 자체적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할 때보다 토지주들에게 10~30% 수익률을 더 보장해주겠다는 건데요. 용적률을 높이고 초과 이익환수제를 폐지해서 발생하는 추가 개발이익에서 10~30%는 토지주들에게 주고 70~90%는 정부가 생활 SOC 개발이라는지. 공공임대 등에 쓰겠다는 계획입니다.”

- 이번에 공급 대책 중 재건축은 포함 안 되었어요?

“재건축도 포함됩니다. 재건축은 보통 민간에서 아파트 소유주들이 조합을 만들어서 진행하잖아요. 이렇게 하면 재건축 과정이 평균 13년 걸린다고 합니다. 내부의 이해관계도 조정해야 하고 심사와 인가 기간 등 전체적으로 평균 13년 걸리는 사업인데 공공에 사업 시행권을 넘겨주면 LH나 SH 등 공공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해서 5년 이내로 재건축을 마무리하겠다는 거예요.”

“2·4 공급대책, ‘제2의 뉴타운’이라 비판하긴 어렵다”

- 한쪽에선 제2의 뉴타운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다른 편에선 공공이 참여하니 괜찮다는 것 같은데 어느 게 맞나요?

“일단 뉴타운에서는 비판을 많이 받았던 지점들이 원 거주민들이 쫓겨나는 문제였습니다. 왜냐면 추가분담금을 낼 여력이 안 되는 분이 많았거든요. 뉴타운은 오래된 연립주택 지역을 헐고 아파트 단지로 바꾸겠다는 건데 문제는 그곳에 오래 사셨지만, 추가분담금을 낼 여력이 안 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파트를 한 채 가지려면 추가분담금을 내야 되는데 그럴 형편이 안 되는 분들은 현금을 받고 나간 거거든요. 사실 쫓겨난 거죠. 그런 것들은 문제였는데 이번에는 일단 원주민들이 쫓겨나는 일들은 없을 거예요. 추가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공공이 추가분담금을 내고 지분을 나누어 갖는 공공 자가 주택 방식 등 원주민들이 쫓겨나는 걸 막는 장치는 잘 되어 있고요. 그리고 늘어나는 개발 이익의 10~30% 수준만 토지주들에게 주겠다는 거라서 개발 이익 환수도 어느 정도 된다고 생각해서 ‘제2의 뉴타운’이라고 비판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번에 쪽방촌도 개발한다는 거 같은데 쪽방촌 개발하면 쫓겨나는 사람 있지 않나요?

“아닙니다. 한국일보 이혜미 기자가 쪽방촌 취재를 제대로 해서 <착취도시, 서울>이라는 책을 냈어요. 쪽방촌 재개발 발표가 나자 쪽방촌 토지주들이 반대를 많이 하고 있는데 쪽방촌에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은 쪽방촌 재개발 하는 게 훨씬 좋거든요. 왜냐면 지금 수도, 전기도 잘 안 나오는 1~2평 정도 공간에서 월 20~30만 원 내고 사신단 말이죠. 지금 거주하는 분들한테는 재개발하면 임시 주거로 옮겨 주는데 공간이 5평으로 늘어나고 월 임대료도 기존의 15% 수준으로 낮아지거든요. 거주민에겐 너무 좋은 거예요. 근데 쪽방촌 토지주들은 싫어하는 거거든요. 왜냐면 집 한 채만 있어도 1~2평에 20~30만 원씩 10~20세대를 받을 수 있거든요. 거기서 들어오는 현금이 어마어마하거든요. 이걸 포기해야 되니까 오히려 재개발을 반대하는 쪽방촌 토지주들이 많다고 합니다.”

   
▲ 서울역 쪽방촌 일대 토지·건물주들이 민간주도 개발 요구하며 정부 추진 사업에 반대하고 있는 1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건물에서 쪽방촌이 보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일 ‘동자동 쪽방촌’ 일대 4만7,000㎡를 공공주택지구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시스>

- 개발 투기 막는 대책을 내놨는데 이게 효과 있을까요?

“효과가 너무 세서 문제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싶어요. 공기업이 단독시행할 때는 해당 구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2월 4일에 대책 발표일 이후에 정비구역 내 부동산 취득하는 경우에 아파트 우선 공급권을 주지 않고 현금청산 대상이 된다는 거거든요. 지금처럼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재건축지역에 들어가서 주택을 사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언론에서는 개발 예정지가 어디인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집이 필요해서 오래된 집을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그 사람들은 공공주택 복합사업 구역 지정됐다고 또 나가야 되냐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재산권 침해라는 주장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빌라 등 오래된 주거지는 거래가 동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할 정도니까 투기 목적으로 들어올 수는 없을 거예요.”

- 이번 대책에서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뭘까요?

“변창흠 장관이 공공 자가주택에 관심이 많은 분인데 이번에는 거의 다 공공 분양으로 공급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지금 사람들이 원하는 집은 공공 자가주택이 아니라 약간이라도 시세차익이 발생할 수 있는 내 집을 원하다 보니 결국은 공공 분양 방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향후 토지임대부, 환매조건부, 지분공유형 등 다양한 공공 자가주택 공급정책이 많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지금 매매 시장과 임대차시장이 동시에 불안한 상황이거든요. 만약 정부 정책이 잘 먹혀서 사람들이 ‘지금 집 사지 말고 좀 더 기다려야지’ 생각하면 임차수요가 늘어갈 거예요. 그럼 또 전·월세 가격이 더 올라가게 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도 같이 고민해야 하는데 임대차시장 안정화 방안은 단기적인 대책 마련이 쉽진 않긴 합니다.”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꼭 당장 집을 사야 될 필요가 없으면 조금 기다려 보시면 좋겠어요. 결국, 경제는 사이클이 있다 보니까 다시 부동산경기 하강 국면이 올 거예요. 2~3년 후부터 주택공급물량이 대규모로 나오면 가격은 꺾이기 마련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끝나고 금리가 오르면 자산가격의 거품도 빠질 거고요. 그러니 무리하게 영끌해서 패닉바잉 하지 마시고 조금 더 기다려보시면 좋겠다는 말씀 드립니다.”

이영광 기자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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