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국민의당 김윤 ‘지역방송 폄하’ 눈여겨 봐야할 대목

기사승인 2021.01.16  13:34:50

default_news_ad1

- ‘삼중수소’ 최초 보도한 포항MBC 기자 “김윤, 원전주변 거주민 모욕”

“지역의 거대 기업과 정치권력, 토호 세력들을 감시‧감독할 언론이 없다면, 또 지역 언론이 그들에게 굴복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포항 MBC뿐만 아니라 지역 MBC 구성원은 이명박 박근혜 시절 적폐를 청산하고 지난 3년간 공영방송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이와 같은 소명의식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포항 MBC 박병완 사장이 15일 <미디어오늘>에 기고한 <포스코 문제 보도 포항MBC, 지역 언론 존재 이유 증명하다> 글에서 현 지역 MBC의 상황을 이렇게 정의했다. 박 사장이 이렇게 지역 MBC의 소명의식을 강조한 배경엔 지난달 10일 방영된 포항MBC 특집 다큐 <그 쇳물 쓰지 마라>가 자리하고 있었다. 해당 방송은 소셜 미디어 등에서 화제가 되면서 이슈가 됐고, 지난달 22일엔 MBC 본사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박 사장은 해당 다큐가 “대표적인 공해유발 업체인 포스코의 사례를 통해 제철소 노동자들의 심각한 직업병 실태와 인근 주민의 환경 질환 실태, 나아가 부당한 현실에 침묵하는 권력기관들의 카르텔을 고발하고자 기획”됐다며 “지역에 있는 국내 굴지의 공기업을 고발하는 문제는 지역사회와 방송사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을 무시하는 일이므로 시작부터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에 따르면, 해당 다큐의 방영 직후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 노조는 ‘앞으로 포스코는 포항에 대한 투자와 사회공헌활동 일체를 원천 차단하겠다. 식사를 포함, 포스코 직원들의 소비 일체를 중단하고, 심지어 직원과 자녀의 주소지를 다른 도시로 옮겨 포항을 50만 이하의 중소도시로 만들겠다’는 입장문을 공개했다. 이러한 노조의 “겁박성 선언”에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이어 포스코 사측은 해당 다큐를 제작한 포항 MBC 장성훈 기자를 명예훼손과 인격권 침해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한편 5천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에 돌입했다. 지역 시민, 노동 단체의 반발과 한국기자협회와 한국방송기자연합회, 한국PD연합회 등 언론 현업 단체들의 비판 성명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 <이미지 출처=미디어오늘 기사 캡처>

해당 기고 글에서 박 사장이 정리한 방영 이후 벌어진 상황이다. 박 사장은 “오늘의 이 사태는 비록 경영 상황이 어렵고, 취재 제작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지만 권력과 자본에 굴하지 않고 지역민을 대변하는, 내일에 부끄럽지 않은 공영 언론사로서의 자랑스러운 사건으로 지역민과 구성원들에게 기억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헌데, 박 시장이 기고글을 통해 포항과 지역 MBC 보도의 사명과 자부심을 드러냈던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윤 서울시당위원장이 포항 MBC와 지역방송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지역 방송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보수 정당의 시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발언이었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김윤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

“난 깜짝 놀랄 일이네, 진짜. 공중파에서 이런 얘기 나가도 됩니까?”

함께 출연한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이 깜짝 놀라 반문했다. 김윤 위원장이 “전문가 입장에서 의견이 명백하게 갈리고 있고, 그래서 제가 볼 때는 이게 본질이 아니고 제가 엉뚱한 게 뭘 얘기하냐면요”라고 전제한 뒤 이런 발언을 거침없이 내뱉었기 때문이다.

“(월성원전의 방사능 물질 누출 의혹) 이것의 발단이 어딘지 아시죠? 포항 MBC입니다. MBC에서 뻥튀기를 한 거거든요. 그래서 이것의 핵심은 침소봉대고, 조금 더 얘기하면 정치적 가짜뉴스일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

   
▲ <이미지 출처=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한 마디로, 포항 MBC가 보도했으니 못 믿겠다는 주장이었다. 함께 출연한 상대편 패널들이 이미 <한겨레>에서 지난달 보도한 내용이고, 포항 MBC와 <한겨레>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조사결과 보고서를 바탕으로 보도한 것이라고 반박해도 김 위원장은 어림없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국민 여러분, 여기에 속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월성 원전 관련 청와대의 개입 의혹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이것에 관한 물 타기일 가능성이 합리적으로 매우 높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좀 더 솔직해집시다”라며 “어디 지방방송에서 얘기한 것 가지고 그걸 가지고 일거에”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언엔 포항MBC 보도에 왜 여당 이낙연 대표까지 나서는가란 질타가 담겨 있었다. “포항MBC든 광주MBC든 예를 들면 다 아닌가요? 아니, 그건 전혀 폄하하는 말이 아니고”란 해괴한 변명은 덤이었다.

그러자 진행자는 “김윤 서울시당위원장님의 개인적인 의견이었습니다, 포항MBC에 관련된 내용은”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헌데, 김 위원장의 발언이 그러한 진행자 차원의 선긋기로 마무리 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다.

포항MBC는 법적 대응 시사

“저희 회사도 지금 공식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결정을 했고요. 오늘 이제 관련 보도도 이제 MBC에서도 나갈 예정이고, 저희 포항MBC에서 나가고, 기사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건 기본적으로 독자의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거기에도 분명히 선은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뭐 일각에서 광우병 시즌2다, 거짓 선동이다, 가짜뉴스라고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지금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됐다는 것 자체를 부인하거나 삼중수소가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고 있는데 이건 사실 원전 주변에서 살고 있는 지역민들을 되게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의미를 좀 알고 말씀하시는 건지 그게 조금, 네. 그렇습니다.”

   
▲ <이미지 출처=포항MBC 화면 캡처>

월성원전의 방사능 물질 누출 의혹을 최초 보도한 장미쁨 포항MBC 기자가 이날 오후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와 한 인터뷰에서 밝힌 입장이다. “원전 주변에서 살고 있는 지역민들을 모욕하는 발언”이라는 장 기자의 지적이야말로 김 위원장의 문제적 발언에 대한 핵심적인 촌철살인일 것이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물의를 빚은 문제적 발언의 배경은 어디에 있었을까.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또 다른 발언은 이랬다.

“아시다시피 지금 언론개혁이 지금 심각한 화두 중에 하나인데 그중에서도 왜곡 편파 방송에 가장 지금 어용방송이 MBC 아닙니까? 여기서 지금, 권언유착에, 지난번에 아시지 않습니까? 저기 금융사기 사건 났을 때 어떤 식으로 공작을 하고 MBC가 가담했나.”

작금의 ‘언론개혁’ 여론을 정반대로 호도하는 해석(?)이 도리어 신선하다. “왜곡 편파 방송”, “어용방송 MBC”란 주장 역시 극우 진영이나 국민의힘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겨우 이런 철지난, 현실과 동떨어진 시각을 가지고 MBC 정상화 이후 돋보이는 활약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지역 MBC 보도를 “지역방송”이라며 모욕한 국민의힘 김윤 서울시당위원장.

어떤가. 이런 언론관을 지닌 정당이 서울시의 미래를 맡게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 자체만으로도 끔찍하지 않은가. 아울러 같은 날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를 역설했던 포항MBC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지켜보도록 하자. 그러한 대응이야말로 박근혜 정권의 퇴출과 함께 이뤄진 공영방송 정상화의 가치를 보호하고, ‘언론개혁’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일이 될 수 있을 테니. 

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ad44
default_news_ad3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ad41
ad37
default_side_ad2
ad38
ad34
ad39

고발TV

0 1 2 3
set_tv
default_side_ad3
ad35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