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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세월호특수단’ 아직은 박수칠 때 아니다

기사승인 2019.11.07  11: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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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사설 실은 조선일보

“참사 직후 5개월 넘게 진행된 검찰 수사에서만 세월호 선사와 선원, 구조 해경, 해운업계 관계자까지 무려 400명이 입건되고 150명 넘게 구속 기소됐다. 그 재판 과정에서 선체 불법 증축과 평형수 부족, 부실한 화물 고정, 운전 미숙, 감독 소홀 등 참사를 야기한 원인들이 빠짐없이 드러났다. 더 이상 뭐가 더 필요한가.”

오늘(7일) 조선일보 사설 <세월호 또 우려먹겠다는 정권과 검찰, 해도 너무한다> 가운데 일부입니다. 사설 제목에 ‘우려먹겠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불과 며칠 전, 세월호 참사 당일 맥박이 있었는데도 제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숨진 희생자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생생한 영상과 함께 추가로 공개가 됐는데도 조선일보는 오늘 ‘이 따위’ 사설을 썼습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신문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참사를 야기한 원인들이 빠짐없이 드러났다는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참사 직후 5개월 넘게 진행된 검찰 수사에서만 세월호 선사와 선원, 구조 해경, 해운업계 관계자까지 무려 400명이 입건되고 150명 넘게 구속 기소됐다”면서 ‘참사를 야기한 원인들이 빠짐없이 드러났다’고 했습니다. 

이런 식의 주장을 노골적으로 하는 조선일보의 용기가 놀랍긴 합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조선일보의 궤변에 가까운 주장이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이것이 왜 궤변에 가까운 억지 주장인지는 오늘(7일) 한겨레가 보도한 내용 가운데 일부를 인용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검찰은 2014년 6개월 동안 수사해 399명을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했지만, 청와대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제외하고 해경 소속 123정장에게만 구조 실패 책임을 묻는 등 ‘꼬리 자르기’ 수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2015~2016년)와 사참위(2018~) 등이 설치돼 별도 조사를 했고, 감사원도 사고 원인 등을 조사했으나 명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겨레 1면 <참사 5년만에…검찰, 세월호 진실 밝힌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일부 언론이 지난 5년 동안 계속해서 제기해온 문제는 당시 구조에 책임이 있는 관계 당국은 대체 무엇을 했는가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맥박이 있었는데도 제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숨진 희생자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가 5년여 만에 추가로 공개되면서” 이런 의문은 더욱 커졌습니다. 

수백 명의 학생과 민간인이 희생됐지만 사고 원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고, 박근혜 정부 인사들 중에 제대로 처벌받거나 책임진 사람도 없습니다. 오직 해경 소속 123정장에게만 구조 실패 책임을 물었을 뿐입니다. 

   
   
▲ <이미지 출처=MBC '뉴스데스크' 방송 영상 캡쳐>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 언론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 특히 조선일보!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해경이 부실 대응을 했는지도 알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도 대통령, 장관이 부실 대응을 하라고 시켰다는 건가”라고 했습니다. 

저는 조선일보에 오히려 되묻고 싶습니다. 그럼 조선일보는 당시 해경이 부실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보는 건지. 그리고 대통령과 장관이 당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제대로 된 대응을 했다고 보는 건지. 

참사 당일 맥박이 있었는데도 제때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고 숨진 희생자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서도 ‘이런 주장’이 나오는 지를 말이죠. 

참사 발생 이후 조선일보는 ‘세월호 진상 규명’에 가장 소극적인 언론 가운데 하나였고 때론 노골적으로 세월호 특조위를 공격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걸 기억하는 시민들이 여전히 많은 상황에서 조선일보는 ‘이런 기사와 이 따위 사설’을 내보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조선일보와 같은 언론에 대한 개혁이 왜 필요한지를 오늘(7일)자 조선일보 지면은 그 필요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 검찰 수사라인에 대한 조사도 해야 

검찰의 세월호 특별수사단 구성에 대해 많은 언론이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솔직히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말씀을 드립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 5년 만에 뒤늦게 수사단을 꾸리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냅니다만 과연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 것인가 – 여기에 대해선 의문 후보가 찍힙니다. 

왜냐하면 5년 전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수사를 방해하고 축소 수사를 했던 당사자가 바로 검찰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만약 이번 ‘검찰 특별수사단’이 △당시 수사를 방해한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축소·왜곡수사로 결론이 난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까지 성역 없이 수사한다면 그때 물음표를 거둬들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렇지 않고 또 한번 ‘당시 검찰과 법무부 관계자’의 책임은 슬쩍 넘어가고, ‘다른 사람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방식이라면 ‘갑자기 세월호 참사를 전격 수사하겠다’고 나선 배경과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겨레가 오늘자(7일) 사설에서 지적한 것처럼 “법무·검찰개혁위가 특수부 인원 축소와 파견 시한 제한 등 특별수사 자제를 권고한 상황에서 검찰이 돌연 검사 8~9명으로 짜인 대규모 수사단을 꾸린 것은 의외”이기 때문입니다. 

혹여 이런 돌발행동이 검찰 개혁 요구가 비등하는 국면에 ‘프레임 전환’을 염두에 둔 게 아닌가 의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그걸 염두에 둔 결정이라 해도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면 박수 쳐 줄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어정쩡한 결론을 낸다면 박수가 비난으로 바뀌는 건 시간 문제인 듯 합니다. 

   
▲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단장을 맡은 임관혁(53·사법연수원 26기)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사진제공=뉴시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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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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