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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라도 뛰고싶다’ 중앙 기사 어디로?

기사승인 2019.08.08  11: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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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각종 커뮤니티 중심으로 도마에 올라…삭제·수정하면 끝?

<‘후쿠시마라도 뛰고 싶다’ 올림픽 보이콧에 애타는 선수들> 

오늘(8일) 중앙일보 온라인 사이트에 게재된 기사 제목입니다. 새벽까지 검색이 됐는데 지금은 삭제됐습니다. 포털에 송고까지 됐지만, 포털은 물론 ‘조인스닷컴’ 기사 제목도 모두 바뀌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주인공 뺀 ‘올림픽 보이콧’ 논의···4년 기다린 선수들은 애탄다> 

바뀐 제목은 오늘(8일) 중앙일보 20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지면에 실린 기사 제목을 왜 온라인에서 <‘후쿠시마라도 뛰고 싶다’ 올림픽 보이콧에 애타는 선수들>로 바꿨을까요? 

이렇게까지 제목에 무리수를 두는 이유가 뭘까? 제가 해당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의문입니다. 어찌 됐든 저는 해당 기사 제목을 보고 ‘중앙일보가 제 정신이 아니구나’ -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자극적인 제목 … 급작스레(?) 수정한 중앙일보 

저는 매일 아침 KBS 1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주요 뉴스브리핑’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 일찍 일어나 뉴스를 정리합니다. 문제의 중앙일보 기사도 오늘 새벽(4시 정도) 포털에서 봤습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제목’을 기록해 뒀는데 몇 시간 지나고 난 뒤에 검색을 해보니 제목을 바꿨더군요. 중앙일보가 스스로 판단해도 너무 ‘나간 제목’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의 기사 제목’과 링크를 삭제했다고 ‘흔적’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습니다. 구글에서 ‘후쿠시마라도 뛰고 싶다’를 검색해 보면 중앙일보가 급작스레(?) 지웠다 해도 ‘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지금 노트북과 컴퓨터에서 ‘후쿠시마라도 뛰고 싶다’를 검색해 보세요. 맨 위 상단에 조인스닷컴 기사가 검색됩니다. 그런데 클릭을 하면 ‘요청하신 기사를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하지만 핸드폰에서 같은 방식으로 검색하면 중앙일보가 지운 기사가 여전히 검색됩니다. (8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그리고 똑같은 제목의 기사가 일간스포츠에도 실렸는데 이 기사는 컴퓨터와 핸드폰에서 모두 검색이 됩니다. 

   
▲ <이미지 출처=구글 캡처>

오늘 새벽부터 각종 커뮤니티에서 중앙 기사 도마에 … 슬쩍 삭제 수정한 중앙일보

사실 문제의 중앙일보 기사가 온라인에 게재된 이후 오늘(8일) 새벽부터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선 이미 ‘공론화’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말이 공론화이지 비난을 받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의 중앙일보 기사지만 저는 어쨌거나 기자가 직접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의 심정을 들은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봅니다. 실제 중앙일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도 나옵니다.

“선수촌에서 만난 선수 대부분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산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선수단에 공급하는 문제는 크게 우려했다 …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한 선수는 ‘방사능과 음식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올림픽이 일생에 한 번뿐이라고 해도 대책과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숨 걸고 갈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가 ‘삭제된’ 중앙일보 기사 제목을 문제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방사능 안전을 우려하는 선수들의 목소리도 들었고, “올림픽을 보이콧할 경우, 명예와 각종 혜택(포상금·연금·병역 등)을 포기해야 하는” 선수들의 고민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제목은 ‘공정하게’ 뽑았어야 합니다. <‘후쿠시마라도 뛰고 싶다’ 올림픽 보이콧에 애타는 선수들>처럼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일방적이면서 무책임한 제목은 곤란했다는 얘기입니다. 

중앙일보 지면에 실린 제목에 저는 동의하진 않습니다만 ‘삭제된 온라인 기사’와 제목처럼 무책임하고 선정적이진 않다는 점에서 이의를 제기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 

삭제하고 수정하면 끝인가? 독자들에게 책임 있게 해명해야 

다만 중앙일보가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에 대해선 매우 유감입니다. 온라인 기사가 됐든 지면 기사가 됐든 ‘출고된 기사’가 물의를 빚었고 그로 인해 ‘삭제-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면 독자들에게 책임 있는 해명을 해야 합니다. 

그건 저널리즘은 다루는 언론사로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기사 삭제’하고 ‘온라인 제목 수정’하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그냥 넘어가려 합니다. 

중앙일보는 기사와 칼럼, 사설 등에서 BBC와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사례를 많이 언급하고 비교하길 좋아하던데 ‘그 곳’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져도 ‘이런 식으로’ 문제를 처리할까요? 지금이라도 독자들에게 ‘책임 있고 성실하게’ 해명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PDF>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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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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