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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조선 중앙일보의 ‘국적’은 어디인가

기사승인 2019.07.15  10:4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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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읽기] 문재인 정부가 수수방관하며 사태를 키운 게 문제라는 조선일보

“입장이 궁해지니 억지주장까지 펴며 대화를 기피하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 일본은 한국이 제안한 추가 실무협의 요청도,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이 제안한 한·미·일 고위급 협의도 응하지 않을 태세다. 이런 식의 태도는 일본의 국격만 떨어뜨릴 뿐이다. 일본은 당장이라도 한국과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 

오늘(15일) 경향신문 사설 <일본, 말바꾸기와 억지 그만하고 한국과 협상 나서라> 가운데 일부입니다. ‘한국 수출규제’ 조치 이후 보인 일본 정부의 태도는 한 마디로 안하무인에 적반하장이었지만, 최근 보이고 있는 행태를 보면 ‘막가파 집단’과 뭐가 다른가 –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경향신문이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는 다소 점잖은 표현을 쓰며 일본 아베 정부의 태도를 나무랐지만 사실 이미 일본의 국격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를 향해’ 대화를 주문하는 건 그것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언론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경향신문 홈페이지 캡처>

상당수 언론, 일본 정부 비판하며 ‘대화 나서라’ 촉구…정부에도 대책 주문 

오늘(15일) 발행된 전국단위종합일간지들도 대부분 일본 정부의 일방적 태도를 ‘점잖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앞서 경향신문 사설은 잠깐 소개했으니 다른 신문들 사설을 한번 보시죠. 

“잘못 꿴 첫 단추가 연쇄적 오류를 부르듯 수출규제를 강행하는 일본의 억지와 비논리적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 사태는 일본이 정치·외교의 문제를 무역에 끌어들여 자신이 주창해온 자유무역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면서 시작됐다 … 아베 신조 정부는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한국과의 ‘신뢰’ 문제를 언급했는데, 지금 신뢰를 잃어가는 것은 일본이다.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나라라는 근본적 신뢰가 흔들렸고, 경제를 무기화한다는 국제사회의 불신을 자초했으며, 억지 주장과 치졸한 행태는 일본을 미래지향적 파트너로 바라보던 한국 내 지일파 여론의 신뢰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민일보 사설 <일본의 점입가경 억지 주장… 더 이상 신뢰 허물지 말라>)

“일본은 그동안 수출 규제의 근거로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한국을 거의 ‘테러지원국’ 수준으로 취급하는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아 왔다 …  일본은 여전히 ‘한국 측의 짧은 납기 요청에 따라 수출 관리가 미흡했다’며 다음 달엔 한국을 수출 절차 우대 제도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근거 없는 의혹을 부풀리며 경제적 힘자랑이나 하는 행태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스스로 깎아먹을 것이다.” (동아일보 사설 <전략물질 유출 비난하다 “아니면 말고”라는 아베 정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뺨치는 일본의 뻔뻔한 대한국 무역분쟁의 확전 선포나 다름없다 … 이 문제는 한일 양자가 푼다는 입장을 견지해 대화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되 국제사회에 자유무역 원칙을 훼손하는 일본의 부당성을 알리고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 지금은 국내의 철저하고 똘똘 뭉치는 대비, 국제 협력이 필요한 때다.” (서울신문 사설 <日 추가 보복 예고, 국내 대비·국제 협력 강화해야>) 

“이처럼 일본이 막무가내식으로 나온다면 우리 역시 국제사회에 일본 조치의 부당성을 적극 호소하고 나아가 맞대응까지 불사할 수밖에 없다 … 일본의 화이트국가 배제가 현실화한다면 우리도 화이트국가 리스트에서 일본을 제외하는 방안까지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일본 경제에 타격을 입힐 대일 수출 제한도 대책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한국일보 사설 <분명해진 ‘화이트국가’ 배제, 민관 최악 상황 함께 대비해야>)

조선·중앙일보는 아베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 비판…대체 어느 나라 언론인가

이들 신문의 공통점은 아베 정부를 비판하는데 상당 부분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아베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부가 보인 태도는 상식적인 눈으로 봤을 때 이해하기 힘든 행태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많은 언론이 일본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우리 정부를 향해 대비책을 주문하는 등의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한국일보 지적처럼 “상호 보복이 근본적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 또한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정면 대응을 불사하되 외교적 협상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제가 국내 언론보도를 유심히 보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무게중심입니다. 오늘 한겨레가 사설에서 지적하기도 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한국 정부 비판에만 몰두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도가 지나치기 때문입니다. 

황교안 대표는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집착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가 무역 갈등의 본질적 이유라는” 식으로 페이스북에 썼는데 한겨레 지적처럼 “2015년 국민 몰래 한-일 위안부 협정을 추진하고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개입하려 했던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 할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제가 봤을 때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보다 더 ‘어이없다’고 생각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중앙일보입니다. 

두 신문은 일본 정부의 적반하장식 태도나 안하무인격 대응은 ‘매우 소극적’으로 지적하면서 비판의 상당 부분을 문재인 정부에 할애합니다. 일본의 극우언론보다 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다음과 같은 식입니다. 

“일본의 보복까지 부른 한·일 갈등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비롯된 외교 문제다. 정부가 미리 나서 일본 측과 대화하고 해법을 만들었으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을 일이다. ‘삼권 분립’을 이유로 8개월간 수수방관하면서 일을 키웠다…감정 분출은 일시적이지만 경제 악화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민생 피해를 가져온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 <‘국채보상’ ‘동학운동’ 1세기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청와대>)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달라야 한다. 나를 희생해서라도 국익을 위해 아베에게 어디서든 당장 만나자고 해야 한다. 일본의 무역보복은 잘못됐지만 이번 사태의 빌미는 분명히 우리가 제공했다. 만나서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중앙일보 [이하경 칼럼] 일본의 경제전쟁 도발, 일본보다 더 생각해야 이긴다)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 <이미지 출처=중앙일보 홈페이지 캡처>

조선 “‘삼권 분립’을 이유로 8개월간 수수방관하면서 일을 키웠다” 

정부에 대책을 주문할 수 있고, 비판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시절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과 관련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신문이 “‘삼권 분립’을 이유로 8개월간 수수방관하면서 일을 키웠다”라고 주장하는 건 보기에 민망합니다. 

특히 조선·중앙일보는 마치 자신들은 ‘냉정한 외교적 해법’을 주문하고 있고, 일본 정부를 비판하는 상당수 국민들은 ‘비이성적이고 극단적 민족주의’에 빠진 사람들로 치부하고 있는데 이 상황을 보는 것 역시 불편합니다. 

일제 강점기 ‘친일 신문’의 전력을 가지고 있는 신문과 ‘자본과 사주의 영향력이 막강한’ 신문으로부터 그런 충고를 듣는 것 자체가 어이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판에도 정도가 있는 법입니다. 마치 정부를 향해 ‘삼권분립’을 침해(?)하라는 듯한 주장을 사설에서 제기하는 언론이 제정신인가요? 

요즘 조선·중앙일보를 보면 일본 극우언론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인식이 시급히 필요한 건, 제가 보기에 두 신문인 것 같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고발뉴스_민동기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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