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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보다 질문 잘하는 ‘언론인’은 많다!

기사승인 2019.05.11  11: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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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기자회견 많이 한다고 ‘소통’ 잘하는 대통령은 아니다

“지금 언론 상당수가 자발적이든 어쩔 수 없어서든 친(親)정권 성향이란 건 세상 사람들이 다 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언론을 만나는 걸 극력 피한다.” 

오늘(11일) 조선일보 30면에 실린 <[만물상] 또 기자회견 없는 취임 2주년>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동훈 논설위원이 썼습니다.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이 없었는데 2주년은 1개 방송 대담으로 대체”한 것을 문제 삼고 있습니다. 

백 번을 양보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이 없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있습니다만 ‘핀트’가 상당히 어긋났습니다. ‘지금 언론 상당수가 자발적이든 어쩔 수 없어서든 친정권 성향’이라는 조선일보 판단은 아무런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사회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친정권 방송’이라 비난했던 KBS … KBS 대담 칭찬(?)하는 조선일보?

이동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상당수 언론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처럼 주장하고 싶은 것으로 보입니다. ‘자발적이든 어쩔 수 없어서든’ 언론이 친정권 성향인데 문 대통령은 왜 이렇게 언론을 기피(?)하느냐는 겁니다. 

사실 이 주장 자체가 현재 상황에서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조선일보는 양승동 사장 체제의 KBS를 ‘친여 방송’이라고 비난을 해왔는데 그 ‘친여방송’에서 진행한 취임 2주년 대담이 ‘친야방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이든 어쩔 수 없어서든 상당수 언론이 친정권인 성향’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대담입니다. 조선일보 입장에선 이번 KBS 대담이 매우 흡족했을 수는 있지만 ‘미흡하거나 불편해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오늘(11일) 조선일보도 5면에서 <대담 진행한 기자에 공격 퍼붓는 ‘文팬’>이라는 기사를 통해 이른바 ‘송현정 기자 파문’을 조명하지 않았나요? ‘상당수 언론이 친정권인’ 특히 조선일보가 친정권 방송이라고 비난했던 KBS에서 이런 대담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는 걸 어떻게 봐야 할까요? 

그만큼 ‘언론자유’가 보장됐다는 것이고 KBS가 친정권성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 4월 발표한 ‘2019 세계 언론자유지수’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보다 2단계 상승한 41위를 기록했습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순위입니다. 

조선일보 주장처럼 ‘자발적이든 어쩔 수 없어서든 언론이 친(親)정권 성향’을 보였다면 41위라는 순위는 나올 수가 없습니다. 조선일보를 한번 보세요.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난 기사’를 매일 지면 한가득 나오고 있습니다. 대북 정책을 두고도 연일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기사가 실립니다. 

거의 매일 정부 정책 ‘흔드는’ 보수언론 … 이명박근혜 정권과 달라진 게 없다고?

다른 신문들 특히 경제지들을 한번 볼까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을 ‘흔드는’ 기사가 매일 실리고 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문 정부의 재벌개혁 후퇴를 견제하거나 우려하는 기사가 실리죠. 

자신들이 하고 싶은 얘기 다 하면서, 때론 악의적으로 정책과 정부를 비난하는 기사를 거의 매일 싣다시피 하면서 뉴스를 생산하고 있는데 조선일보는 ‘이명박근혜’ 정권과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주장합니다.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청와대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자신들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던, 언론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반성은 없습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언론, 반성하지 않는 언론, 기본적인 역할조차 제대로 못했던 언론이 정권 교체 이후 ‘언론자유 지수’가 41위로 상승한 분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의 소통’을 문제 삼습니다. 그러면서 ‘이명박근혜 정권’과 달라진 게 없다고 질타합니다. 

조선일보는 오늘(11일) 만물상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기자들과 만나기도 하는 미국 대통령들처럼 하겠다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2년 동안 기자회견은 단 세 번에 그쳤다”고 비판했지만 기자회견이 최선은 아닙니다. 

물론 기자들은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것도 많고, 질문할 것도 많겠지만 제가 봤을 땐 ‘기자회견’ 이전에 한국 기자들은 ‘질문 제대로 하는 법’ ‘핵심을 잘 정리하는 법’ ‘사안에 대해 공부하는 법’부터 제대로 훈련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른바 ‘송현정 기자 파문’을 두고 이런저런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제가 보는 문제의식은 앞에서 언급한 것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 KBS 송현정 기자가 9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대담자로 나섰다. <사진=KBS 화면 캡처>

기자회견의 효용성이 얼마나 될까 … 기자들보다 질문 잘하는 언론인들도 많다

그리고 저는 ‘기자회견’ 말고 앞으로 다른 방식으로 국민들과 만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김용민TV의 <관훈라이트클럽>이 제안하기도 했지만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이 ‘공동으로’ 대통령과 질의응답을 하는 것도 저는 한 방법이라고 봅니다. 

기자회견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기자들이 정말 제대로 민심을 전달하고 있는가가 중요합니다. 저는 몇 번의 기자회견과 이번 대담을 보면서 ‘회견’을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게 점점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기자들 말고도 질문 잘하는 ‘언론인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인터뷰를 하고 회견을 하는 게 소통을 위해서 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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