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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빨갱이 용어 이승만이 만들어…맘대로 다 죽였다”

기사승인 2019.03.02  15:3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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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갱이’ 말은 마음 놓고 하고 다녀, 아니라는 쪽은 발언권 없어”

   
▲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 <사진=광주MBC 제공,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빨갱이란 말도 친일잔재”라고 언급한 가운데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는 “해방직후 이승만 대통령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일제시대 ‘아카’(赤)라는 말이 있었는데 공산주의자를 의미하는 빨갱이라는 말은 없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1948년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을 계기로 우리 역사에서 빨갱이라는 말이 탄생했다며 아무나 죽여 놓고 죽었기 때문에 빨갱이가 되는 그런 시대였다고 했다. 

김 교수는 “빨갱이로 몰려 조사받고 재판받으면 행복한 상황이었을 정도”라며 “해방후 정국은 그냥 아무나 마음대로 죽이고, 누구 마음대로? 이승만 전 대통령 마음대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일제는 독립군을 ‘비적’으로, 독립운동가를 ‘사상범’으로 몰아 탄압했다”며 “여기서 ‘빨갱이’라는 말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해방된 조국에서 일제경찰 출신이 독립운동가를 빨갱이로 몰아 고문하기도 했다”며 “지금도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고, 변형된 ‘색깔론’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청산돼야 할 친일잔재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는 주간경향에서 빨갱이의 기원과 우리나라 국가보안법의 모태가 되는 치안유지법에 대해 짚었다.

강 교수는 2017년 8월 15일자 <[1930년대, 우리시대의 뿌리를 찾아서]‘빨갱이’ 증오정치의 적폐 청산은 언제쯤>에서 “빨갱이는 일제 시기의 ‘아카’(アカ)라는 용어에서 유래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둘 다 사람의 속성을 ‘빨강’(赤)이라는 색깔로 지시한다”며 “이 색깔은 ‘주의자’(主義者), 더 좁게는 공산주의자를 속되게 가리키지만, 그것에 한정되지 않고 의미가 완전히 열린 채 부정적 낙인으로 기능한다”고 설명했다. 

또 “1925년 일제는 “봇물처럼 터져버린 사상 악화의 흐름”을 막고자 무정부주의, 공산주의, 사회주의, 조선 독립을 추구하는 민족주의 사상을 ‘위험사상’으로 처벌하는 치안유지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 지만원 씨가 지난 2월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수단체 구국동지회 주최로 열린 '5·18 북괴군 개입의 진상규명 끝장토론 대국민 공청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김용옥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빨갱이라는 말은 마음놓고 하지만 아니라고 호소하는 사람은 발언권이 없다”며 “길거리 다니면서 ‘야. 이 빨갱이 XX야’라고 해도 안 걸린다”고 한국 상황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보안법으로 잡아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한마디에 주눅 든다, 모든 것을 옥죈다”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낙인이라고 했다.

용어가 나온 여순민중항쟁과 관련 김 교수는 “제주 4.3 사건 당시 여수 14연대 군인들에게 특수보급품을 주면서 도민들을 토벌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지회가 자국민을 도저히 토벌할 수 없다며 제주토벌 출동 거부 병사위원회를 만들었다”며 “반란이 아니다, 토벌 거부를 하며 의거를 한 것이다”고 역사를 짚었다. 

김 교수는 “이후 군인들은 순천, 구례로 해서 지리산으로 들어가 버렸다”며 “여수에 인민위원회가 부활해 친일파를 다 처단했다, 자체 반민특위가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위원회에서 인민은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공산주의와 관련이 없다. 즉 인민위원회는 사람위원회를 의미한다. 

김 교수는 “전국에 다 만들어졌는데 제주도가 가장 강력했다”며 “이후 미군정에 의해 다 분쇄됐는데 제주도 인민위원회만 남았다”고 당시 상황을 짚었다. 

여수에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지자 “이승만 전 대통령은 ‘옳다, 이 놈들을 깡그리 죽여서 국민들을 겁주면 내 정권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사람이 없어진다’고 생각했다”며 “‘여순반란 사태의 책동자를 김구로 몰자’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익분자와 군인 좌익분자가 합세해서 일으킨 책동이라고 발표했는데 우익분자가 김구 선생을 뜻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이승만 본인이 만든 나라에 가장 충성해야 할 군인들이 대규모 반란을 일으켰다면 정통성이 없어진다”며 “결국 소련의 지령을 받은 남로당 프락치들이 민간 공산당과 합작해 일으킨 사건으로 몰았다”고 말했다.

또 “트루먼 독트린으로 냉정체제가 1947년부터 굳어지기 시작했다”며 “냉전 구도에 모든 철학과 논리가 고착되는 출발점, 세계사의 원점이 여순민중항쟁이었다”고 역사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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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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