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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대법 앞 성명’ 강행, 檢 포토라인 패싱…“전두환보다 더 심해”

기사승인 2019.01.11  09:5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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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주민 “골목성명보다 더해”…원혜영 “법관들에게 보내는 선동적 메시지”

   
▲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핵심 피의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전직 대법원장이 검찰에서 피의자로 조사받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사진제공=뉴시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거센 비판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정문 앞에서 대국민 입장 발표를 강행했다. 그러나 검찰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았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경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기 앞서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으로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국민 여러분에게 우리 법관들을 믿어주십사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며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음을 굽어 살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은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자기들 각자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고 저는 그 말을 믿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판 여론에도 대법원 앞에서 성명발표를 강행한 것에 대해 양 전 대법원장은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기 보다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한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후배 법관들에게 부담 줄 거라는 생각은 안했는가’라는 질문에 양 전 대법원장은 “아까도 말했듯 편견이나 선입관 없는 시선에서 이 사건을 봐주면 감사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날 대법원 앞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를 비롯해 시민단체 회원들이 몰려들어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을 규탄하고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양 전 대법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오전 9시 7분께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으며 검찰이 마련한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양 전 대법원장이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6월 1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 놀이터에서 기자회견을 한지 7개월여 만이다.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된 이후 거처를 옮기며 두문불출해 왔다.  

양 전 대법원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SNS에서 “많은 분들이 전두환의 골목성명과 비교하는데 더 심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박 최고위원은 “그와 함께 사법농단에 관여했던 법관들이 아직도 다수 법원 내부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법원 앞에서 메시지를 밝히는 것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덕이 모자라서 생긴 일이 아니라 법을 지키지 않아 생긴 일이라는 것을 정녕 모르실까요?”라며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는 그 순간까지도 정치적 행위를 한다”고 일침했다. 

원 의원은 “자신이 ‘사유화’했던 대법원을 배경으로 한 무죄 주장은 결국 법관들에게 보내는 선동적 메시지”라며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 모습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고 비판했다.

   
▲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핵심 피의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다음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대국민 성명과 일문일답 전문.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 기간 일어났던 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이렇게 큰 심려 끼쳐 드린 데 대해서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이 일로 인해서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또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으로부터 수사를 받은 데 대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자리를 빌려 제가 국민 여러분에게 우리 법관들을 믿어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습니다.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법관으로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게 봉직하고 있음을 굽어 살펴주시길 바랍니다.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의 직분 수행 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하고 저는 그 말을 믿고 있습니다.

나중에라도 그 사람들에게 과오가 있다고 밝혀진다면 그 역시 제 책임이고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저는 오늘 수사·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습니다.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소명되길 바랄 뿐입니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드리고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사법의 발전과 그를 통해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대법원 기자회견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굳이 여기서 입장 발표하신 이유가 어떻게 되십니까.

양 =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한다기보다는 제 마음은 대법원의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법원을 한번 들렀다가 가고 싶은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 여기서 기자회견 하시는 게 후배 법관들에게 부담을 줄 거라는 생각은 안 해 보셨어요?

양 =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편견이나 선입관 없는 시선에서 이 사건을 보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정권 의혹이 없다고 말씀하셨는데 여전히 같은 입장이신가요?

양 = 그건 변함 없는 사실입니다.

-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관련 자료들이나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여전히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계신가요?

양 = 제가 누차 이야기했듯이 그런 선입견을 갖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이제 조사시간이 돼서 검찰 출석 시간이 다가와서 부득이 이만 가겠습니다.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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