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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범 아닌 심석희 사진 싣는 언론.. 김성수 “2차 가해 말라”

기사승인 2019.01.09  10: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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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석희 “국가대표·여성으로서 피해 두렵지만.. 재발방지 위해 용기 냈다”

   
▲ 폭행 뿐 아니라 상습적 성폭력 혐의도 받고 있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코치. <사진제공=뉴시스>

쇼트트랙 조재범 코치가 심석희 선수에 대한 폭행 뿐 아니라 상습적인 성폭력까지 저질러온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SBS 보도에 따르면, 심 선수는 조 전 코치가 고등학교 2학년 때인 지난 2014년부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한 달여 전까지 약 4년 동안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이 동원된 성폭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했다. 지난달 17일 심 선수는 조 전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추가 고소했다.

심 선수는 “선수 생활을 지속하고 싶으면 내 말을 들으라”는 식의 조 전 코치 협박 때문에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 선수는 변호인을 통해 “피해 사실이 밝혀질 경우 국가대표 선수로서, 여성 피해자로서 당할 추가적인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이 너무 두려웠다”며 “큰 상처를 받을 가족들을 생각해 최근까지 이 모든 일을 혼자 감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체적‧정신적 피해가 너무 막대하고, 앞으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해선 안 된다고 생각해 가족,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이 사건을 밝히기로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는 어렵게 용기를 낸 심석희 선수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배재정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트위터에 “그대의 고통을 위로하며 또 그대의 용기를 무겁게 응원합니다. 아플 때 우리 사회가 함께 하지 못했으나 이제부터 동행합니다. 힘내세요”라고 적었다.

최성 전 고양시장은 “패륜적 만행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을 지키면서 끝내는 최종 목표를 달성하고, 패륜행위의 재발방지와 진실규명을 위해 용기어린 증언과 결단을 내린 심석희 선수께 뜨거운 응원을 보내달라”고 했다.

또 정호희 전 민주노총 대변인은 “심석희의 용기가 과거의 피해자를 치유하고 가해자를 처벌하며 미래의 피해자를 예방하게 될 것”이라고 적고는 #metoo(미투)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정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그는 “왜 대부분의 언론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얼굴만 보여주냐”며 조재범 전 코치의 사진을 공유, “이 자가 바로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조재범 전 코치”라고 강조했다.

방송인 김용민 씨도 “심석희 선수가 스스로 당한 폭행을 고발했다. 게다가 트라우마가 가장 깊을 성폭력에 대해 말이다. 그런데 언론들, 왜 피해자 심석희 선수 사진을 싣나. 가해자 얼굴을 실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사평론가 김성수 씨는 “정확한 지적”이라며 “이 사건은 심석희 성폭행 피해 사건이 아니라 #조재범 성폭행 가해 사건”이라며 “최소한 #체육지도자 성폭행 가해 사건이라고 해야 맞다. 고발한 사람의 용기를 칭찬하는 척 2차 가해 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아래는 심석희 선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세종이 밝힌 입장문 전문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2018. 1.경, 심석희 선수에 대한 조재범 코치의 폭행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심석희 선수 외에도 다수의 폭행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여 조재범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었고, 지난 2018. 9. 19.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제1심)에서 조재범은 상습상해 등 혐의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판결선고 받아 법정 구속되었습니다.

이후 검찰과 조재범 쌍방의 항소로 수원지방법원 제4형사부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되었고, 2018. 12. 17. 최종 공판이 있었으며, 2019. 1. 14.에 항소심 판결 선고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의 의견에 따라 2018. 12. 17.조재범에 대한 최종 공판기일에는 심석희 선수가 힘들게 용기를 내어 직접 출석해서 피해사실 등에 관한 의견을 진술하기로 하였고, 법무법인 세종에서는 이를 앞두고 2018. 12. 13. 심석희 선수와 회의를 하던 중에 본 사건이 상습적인 폭행과 상해로 그치는 사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2018. 12. 14. 법무법인 세종의 여성 변호사가 심석희 선수와 1:1로 심층면담을 진행하였고, 심석희 선수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이던 2014년경부터 조재범이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성폭행 범죄를 상습적으로 저질러왔다는 진술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에 심석희 선수의 조재범에 대한 처벌의사를 확인하였고 신중한, 논의 끝에 심석희 선수를 대리하여 2018. 12. 17. 오전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조재범을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하였습니다.

당시 경찰은 조재범의 핸드폰 등 증거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고소 관련 사실을 비밀로 유지하여 달라는 요청을 하였고, 이에 심석희 선수와 협의한 끝에 당일 오후 예정된 2018. 12. 17. 형사 공판기일에는 부득이 상습상해 부분에 관해서만 피해자 진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심석희 선수의 진술에 의하면, 본건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에 대해 그 지도자가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하여 폭행과 협박을 가함으로써 선수가 만 17세의 미성년자일 때부터 평창올림픽을 불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약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해온 사건으로, 이는 우리 사회에서 도저히 묵과되어서는 안 될 중대한 범죄행위입니다.

특히 범죄행위가 일어난 장소에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은 국가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선수들이 지도자들의 폭행에 너무나 쉽게 노출되어 있음에도 전혀 저항할 수 없도록 얼마나 억압받는지 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심석희 선수는 이러한 범죄행위의 피해사실이 밝혀질 경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견뎌야 할 추가적인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이 너무나 두려웠고, 자신만큼 큰 상처를 입을 가족들을 생각하여 최근까지도 이 모든 일을 혼자서 감내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심석희 선수가 입은 신체적ㆍ정신적 피해가 너무나 막대하고, 앞으로도 동일ㆍ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였기에, 가족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어렵게 이 사건을 밝히기로 용기를 낸 것입니다.

앞으로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은 본 사건의 전모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혐의를 충분히 입증하여 조재범이 자신의 범죄행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진행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심석희 선수는 수사기관의 수사와 형사재판의 진행에 최선을 다하여 협조할 것이며, 이를 통하여 앞으로는 대한민국 체육계에서 유사한 사건이 절대로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아울러 본 사건은 널리 알려진 국가대표 선수에 관한 것이어서 무분별하게 보도될 경우 2차 피해가 확대될 우려가 있고,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사실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언론 등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바탕으로 허위ㆍ과장하여 보도하거나, 선정적인 문구를 사용하여 보도하는 일은 삼가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법무법인 세종은 본 사건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피해자 심석희 선수에 관한 허위ㆍ과장 보도, 선정적인 보도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

#이상호의_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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