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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이건희 사면’ 단독기사, 포털 검색해보니 ‘가관’

기사승인 2018.04.12  08: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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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평] ‘삼성 보도자료’에 묻힌 이건희 평창 사면 특혜보도

   
▲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지난 겨울 저희 취재진은 수상한 이메일 여러 통을 확보했습니다. 이메일에는 삼성이 평창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탈법, 편법 로비를 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 IOC 국제올림픽위원회 규정상으로 봐도 공식 후원사 삼성은 특정 후보 도시 지원이 금지돼 있는데도 회사 자금과 조직을 동원해서 편법, 탈법 로비에 나선 겁니다.” 

SBS가 지난 9일 <8뉴스>에서 보도한 리포트 가운데 일부입니다. 이날 SBS는 메인뉴스에서 8꼭지에 걸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특별 사면과 평창 올림픽이 상당히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을 보도했습니다. 지상파 방송사 메인뉴스에서, 그것도 삼성과 이건희 회장 특혜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SBS가 공영방송이 아니라 민영방송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SBS ‘이건희 단독보도’ … 포털에선 ‘삼성 보도자료’에 묻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특별사면된 시기는 지난 2009년 12월입니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해 이건희 삼성 회장을 단독 특별 사면했습니다. 당시에도 특혜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SBS가 이날 8꼭지에 걸쳐 다각도로 의혹을 제기했지만 핵심은 간단합니다. 삼성이 편법· 탈법 로비를 동원하면서까지 무리하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나서야만 했던 이유가 뭘까 하는 겁니다. 

이건희 특별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무리한 로비를 했다는 게 SBS의 결론입니다. 기억하는지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이른바 원포인트 특별 사면과 복권을 받았을 때 여론은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이명박 정부와 삼성이 법치주의를 파괴한다는 비판이 쇄도했습니다. 

이런 여론을 삼성 측이 몰랐을까요? 그럴 가능성은 낮습니다. SBS는 이건희 회장 입장에서 이런 여론의 뭇매를 피하기 위해 올림픽 유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즉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은 잘한 일’이라는 여론조성을 위해 삼성 쪽에서 무리한 로비를 한 게 아니냐는 겁니다. 

사실 SBS 보도를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건 ‘삼성 편법 로비 의혹’ 보도가 9일에만 그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SBS는 10일 <8뉴스>에서도 6꼭지에 걸쳐 후속 보도를 이어갔고, 11일에도 6꼭지에 걸쳐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삼성의 노조 와해 공작과 삼성증권 사태는 별도 리포트로 처리했습니다. 

   
▲ <사진출처=SBS 화면캡처>

‘이건희 평창’과 ‘이건희 사면’을 포털에서 검색하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SBS가 3일에 걸쳐 메인뉴스에서 삼성과 이건희 회장 ‘편법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 정도 되면 다른 언론들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면서 이른바 의제화가 돼야 합니다. 상식적이라면 그렇습니다. 최근 ‘삼성증권 사태’를 비롯해 ‘삼성 노조와해 공작’ 사건까지 터진 점을 감안하면 언론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입니다. ‘김기식 금감원장 외유 논란’ 때 불필요한 ‘여비서’라는 단어까지 등장시키며 온갖 어뷰징까지 했던 언론 아닙니까.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SBS는 열심히 보도하고 있는데 다른 언론은 너무 조용합니다. 조용한 정도가 아닙니다. 포털에서 ‘이건희 평창’ ‘이건희 사면’으로 검색하면 SBS ‘단독보도’보다 훨씬 더 많은 ‘삼성 입장’이 담긴 기사가 검색됩니다. 이 정도 사안이면 최소한 SBS가 보도한 내용을 인용할 법도 한데 그런 보도를 발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SBS보도를 반박하는, 삼성 입장만을 반영한 보도가 ‘판’을 칩니다. 가관이라는 단어가 과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삼성 “평창올림픽 유치, 편법·탈법 계약 한번도 없었다”> (뉴스1) 
<삼성전자, 평창올림픽 불법로비 보도 “의혹 제기 아닌 사실만 보도해 달라” 호소> (파이낸셜뉴스)
<삼성, “평창 유치시 특정인과 편법 및 탈법 계약 없었다”> (이데일리)
<삼성, ‘IOC 로비 의혹’ 연일 반박…“기초적 팩트도 확인 안해”> (연합뉴스) 
<삼성전자, SBS보도 이틀째 반박...“편법·탈법 계약 단 한 건도 없어”> (뉴시스)
<삼성전자 “특정인과 편법·탈법 계약 한 건도 없어”> (뉴데일리)
<삼성 “평창올림픽 유치 관련 편법·탈법 계약 단 한 건도 없어”> (머니투데이) 
<삼성 “평창 유치 부당한 로비 없었다” 공식 반박> (서울경제) 
<삼성 “평창올림픽 유치 위한 불법로비 없었다”> (매일경제) 
<삼성전자 “평창올림픽 유치 불법로비 없다”> (동아일보)
<“평창올림픽 유치 불법로비 결코 없어… 20년전부터 글로벌 스포츠 후원해와”> (문화일보)

한국경제의 팩트체크? 삼성 입장 전하기…너무나 편파적인 서울경제 

한국경제는 12일자 16면 ‘팩트체크’ 형태를 통해 관련 내용을 다뤘습니다. 하지만 팩트체크가 아니라 SBS보도를 삼성 측 입장에서 반박하는 내용입니다. 서울경제 역시 11일자 13면 <삼성 “평창 유치 부당한 로비 없었다” 공식 반박> 기사에서 삼성 측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서울경제는 삼성 측 입장을 전하는 것 외에 기사 말미에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서도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는 내용을 덧붙였습니다. “로비스트가 합법인 나라가 제법 되는데 단지 로비스트와 협의했다는 이유로 삼성과 엮어 무리하게 몰아세우고 있다” “설사 그런 일이 있었다 해도 국가 차원에서 좋은 일 한 것 아니냐” “이런 식이면 국가 행사에 어느 기업이 지원을 해주겠느냐” “삼성과 롯데 등 대기업 후원으로 삼수 만에 평창올림픽을 유치해놓고서는 왜 이제 와 물고 늘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등 SBS 보도를 비난하는 네티즌 의견만 소개했습니다. 

SBS의 ‘삼성 평창동계올림픽 편법 로비 의혹’ 보도는 이렇게 포털에서 ‘삼성 보도자료’에 묻히고 있습니다. 김기식 금감원장 관련 의혹은 어뷰징에 무차별적인 인용보도까지 서슴없이 하는 언론이 유독 ‘삼성과 이건희’ 앞에서는 조용해집니다. 아니 삼성의 입장만을 전하는 ‘홍보지’가 됩니다. ‘광고’를 통한 언론사 압박과 ‘장충기 문자’ 파문이 떠오르는 이유입니다. 

   
▲ <사진출처=MBC 화면캡처>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민동기 미디어전문기자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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