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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SBS본부장 “9년 부조리 기억하신다면 국민도 같이 노력해야”

기사승인 2017.11.06  16: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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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175]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 위원장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열린 촛불의 가장 큰 요구는 적폐청산이고 그 중 하나로 언론이 꼽혔다. 지난 이명박근혜 정권을 지나며 언론은 감시견이 아니라 홍보견이란 평가를 받았다. 기자는 권력 앞에서 침묵했고 그 결과는 국정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탄핵이었다. 

언론인들은 자각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 언론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사장과 이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그 와중에 상업방송인 SBS는 노조와 임명동의제에 합의했다. 대한민국 언론계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란 평가다. 합의 의미와 앞으로 과제를 짚고자 지난 1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이하 SBS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윤창현 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 위원장 ⓒ 이영광 기자

- 지난 13일 사 측과 사장 임명 동의제에 합의하셨어요. YTN의 보도국장 임명 동의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평가가 있던데.

“SBS는 지상파고 종합 편성을 하잖아요. 보도 외에도 방송의 공정성이나 공공성 등에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사장은 방송 공공성과 공정성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 생산 과정으로부터 생겨난 수익을 어떻게 제 투자하고 다시 시청자에게 기여할 수 있게 최대한 사용하느냐는 부분도 들여다 봐야 하거든요. 경영책임이죠. 경영책임과 방송 공공성 책임을 지는 인사들에 대해서 사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이고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지상파 방송 SBS의 경영을 맡겨도 좋은 인물인가에 대해 동의 얻는 절차를 만든 거죠.

그런 측면에서 대한민국 방송사에서 한 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진일보한 제도인 건 맞습니다. 그래서 의미가 크죠. 그 과정을 통해서 최소한 지난 10년 가까이 대한민국 방송사에서 벌어졌던 방송 사유화와 방송 농단, 그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재발할 가능성을 일정부분 차단하는 기능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갑자기 나온 건 아닐 거 같아요.

“갑자기 나온 것 당연히 아니죠. 제가 SBS의 공정성이나 수익구조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여러 번 이야기했잖아요. 그런 연장선에서 제도적으로 이런 문제를 풀어나갈 방법이 뭐냐면 결국 SBS에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주주의 인사권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사원들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추가함으로써 지난 9년 동안 보면 SBS 사장이나 보도본부장 했던 사람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가서 권력의 입 노릇을 하는 파행적 인사가 반복되면 안 돼요. 이걸 차단하지 않으면 적어도 SBS내에서 건강한 사람들이 건강한 목소리를 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반성이 있었던 거죠. 그 반성에 기초해서 노동조합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했고 지난한 노사 협상의 결과로서 이 안이 만들어진 겁니다.”

- 임명 동의제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지금 저는 SBS의 합의가 방송사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어요. 공영방송도 이사 선임 구조를 두고 논란이 있는 거잖아요. 이사 선임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법이 현행 방송법에는 담겨있지 않아요. 여야 비율을 어떻게 하느냐를 가지고 논란이 되며 방송사 이사진을 구성하는 권한 자체가 정치권의 전리품처럼 돼 있잖아요. 전 이 고리를 끊어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보면 민영방송인 SBS조차 사원들의 동의를 얻어서 경영 책임자와 보도, 교양, 편성 책임자를 선임하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공영방송에서는 이에 준하거나 이보다 진일보한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 합의가 SBS의 환골탈태를 넘어 전체 방송과 한국 언론 전체에 줄 수 있는 긍정적 영향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 <이미지 출처=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페이스북>

- 일각에서는 임명동의제가 정권이 바뀌어서 가능한 건데 정권이 바뀌면 또 바뀌는 거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

“그런 시도는 끊임없이 있겠죠. 그러나 이런 제도의 시행 과정이 반복적으로 이뤄지면서 사내 구성원들의 의식이 진짜 방송의 주인은 시청자와 구성원들이란 인식을 갖게 되면 제도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봅니다. 그 와중에 사회적 신뢰가 쌓인다면 이런 제도는 노사합의를 넘어서 강제성이나 법적 효력을 갖는 그야말로 공식적이고 제도적인 틀로서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생기지 않겠냐는 거죠. 이런 과정이 향후 방송법 개정에 반영된다면 정권교체나 정치권 변동에 관계없이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낼 수 있는 틀이 된다고 봐요.

그러나 결국 이건 국민 수준과 같이 가는 거예요. 방송법 개정이라는 것이 국회의 몫인데 입법 개정의 과정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때 어떤 집단이 더 방송 독립성과 언론 자유, 민주주의 가치를 중요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느냐를 하나의 투표기준으로 국민이 투표해 줘야 해요. 그래야 그런 정치 세력이 국회에 더 많이 자리할 것이고 우리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나 제도의 진전이 이뤄지는 거죠. 언론인들도 싸워야 하지만 이런 제도적 진전 그리고 언론노동자들의 싸움 그리고 지난 9년간의 여러 가지 부조리들을 기억하신다면 국민들도 같이 노력해 주셔야 한다고 봐요.”

“‘논두렁 시계’ 취재 정보 출처가 검찰인지 국정원인지 투명하게 밝혀져야”

- 합의문에 보면 구성원 60%가 반대할 정우 임명을 철회한다고 되어 있어요. 왜 동의가 아닌 반대인가요?

“동의를 과반 얻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거예요. 이건 임명동의제라고 해서 과반의 동의를 얻는 건 어렵지 않아요. 동의 자체가 쉬워지면 임명동의제 의미가 그만큼 퇴색한다는 생각입니다. 이건 60%가 반대해야 하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기권하면 찬성하고 똑같이 간주되는 거예요. 60%가 반대해 줘야 해요.

비토권을 행사하려면 노조가 힘을 많이 써야 해요. 쉽게 함부로 비토할 수는 없어요. 이 얘기는 뭐냐면 대주주 권리로서 인사권을 존중하되 정말 부적절한 인물이 추천됐을 땐 노동조합이 작정하고 막겠다는 뜻이 담긴 제도예요. 예를 들어 투표자의 과반만 반대해도 임명 못하는 제도를 만들어 놓으면 사실상 인사권을 노동조합이 갖는 것과 비슷한 얘기거든요. 마음만 먹으면 다 자를 수 있죠. 저는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지 않아요. 이건 노사가 함께 노력해야 안착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어요.

노동조합도 비토권을 함부로 쓰지 않되 정말 필요한 순간에는 쓸 수 있고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숫자가 60%라고 본 거죠. 아무리 60%가 반대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58~59% 반대하는 인사를 내세울 것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잖아요. 그런 면에서 앞으로 대주주가 이사 임명권이사 사 측의 인사권을 활용해서 임명 동의 대상자들을 후보에 올릴 때 누가 더 구성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생각하죠. 이건 향후 리더십과 관련되기 때문에 신경 쓸 수밖에 없어요. 회사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정성을 다해 사람 고르고 노조도 비토권을 함부로 행사하지 않되 정말 문제가 있는 인사에 대해서는 강력히 거부하는 두 가지 요구가 맞닿은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보도본부장은 50% 반대고 편성 본부장은 60% 반대로 했던데 이유가 있나요?

“SBS의 사회적 신뢰나 방송 공공성과 독립성 부분에서 가장 큰 책임 있는 분야가 보도입니다. 그리고 지난 9년 동안 심각하게 타격을 입은 게 보도죠. 거기에 대한 당연한 조치고 더 강력히 구성원들이 비토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표를 선출하는 데에 영향력을 행사해서 조직을 바로 세우자는 의지인 거죠. 더 중요하고 상대적으로 SBS 브랜드 이미지에 직접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 수익 구조 정상화에 대한 합의도 하셨어요. 사외이사가 기존 4명인데 이를 3명으로 줄여 회사와 노조가 각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회사가 추천한 2명 중 1명을 노조의 동의로 정하는 것인데 이 부분은 만족하세요?

“사외 이사 부분은 지금 4명이에요. 그중 노조 추천은 1명이라 3:1의 구조예요. 그리고 SBS 이사회가 9명인데 대주주인 윤석민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빠졌잖아요. 그럼 8명이 됐죠. 대주주가 빠졌기 때문에 사외이사도 한 명 줄이자고 한 거예요. 사외이사가 3명으로 숫자는 줄지만 노사 간 균형은 더 강화된 거예요. 한명 한명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회사가 둘 추천하면 노조가 한 명 동의하는 형식으로 했기 때문에 1:1:1의 구조로 볼 수 있는 거죠.”

- 2009년 노무현 대통령 논두렁 시계 보도에 대한 진상조사 합의도 하셨던데.

“밖에서 궁금한 건 국정원 개혁 위원회에서 당시 국정원 정보요원들이 당시 SBS 시장까지 만나서 적극 보도를 요청했다던데 그런 접촉이 당시 보도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것이잖아요. 말 그대로 세간의 의혹들에 대해서 저희가 적절히 해명하지 못하면 언론사로서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조사 결과는 뭐라고 나올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노동조합이 파악한 바로는 당시 취재 과정에 대해서 현장에 당시 취재를 담당했던 취재팀 전체가 취재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결국, 국정원과 접촉한 적이 없다는 거예요.

다만, 저희가 선언적으로 장담할 수 없는 것은 SBS가 당시 보도한 내용의 취재 정보 출처가 검찰인지 국정원인지 혹은 국정원이 검찰에 흘린 정보가 SBS로 들어온 것인지에 대해 여러 의혹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부분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는 수사권이 없는 조사위이기 때문에 한계는 분명해요. 조사위 차원에서 밝히지 못하면 밝히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에 의뢰해서라도 진실에 최대한 가까운 사실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을 위해 노력할 거고 외부 인사들이 주축이 되고 SBS 기자 협회가 결합해서 조사하는 방안을 결정 했습니다.” 

   
▲ SBS는 2009년 5월1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서 ‘권양숙 여사가 1억 원짜리 명품시계 두 개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고 단독 보도 했다. ⓒ SBS 화면캡처

- 윤세영 회장이 퇴진했어요. 하지만 전에도 몇 번 퇴진 했다 복귀했어요. 이번엔 다를까요?

“달라야죠. 이번에는 대주주와 창업주를 위해서도 소유 경영을 분리하고 SBS는 그 과정을 통해서 보다 단단한 언론사, 지속 가능한 방송사로 자리를 잡아야 결국 그분들에게도 좋은 거죠, 저는 대주주나 창업주에게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런 일을 한 게 아녀요. 개인적으로 원한을 가질 이유 없어요. SBS가 신뢰받고 더 좋은 방송사가 돼야 서로 윈윈이라는 거예요.

또 이번 협의가 임명동의제까지 됐고 대주주가 다를 때와는 달리 대주주의 퇴진 사실을 뉴스를 통해 방송해서 사회적 기록으로 남았어요. 본인들이 쉽게 번복할 거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노조가 할 몫은 약속과 합의들이 잘 지켜져 SBS가 더 사랑받고 신뢰받은 방송사가 되어 결국 이 회사를 창업한 윤세영 회장이나 대주주에게도 ‘우리가 지난번에 한 선택이 맞는 거였고 잘했다’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구성원들의 몫이죠.” 

- 외압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는 마련된 것 같아요. 앞으로 공정한 보도를 하기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건 당연하죠. 단순히 제도적인 틀을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사람이 하는 일인데 이젠 보도국 구성원들 핑계 댈 데가 없잖아요. 대주주가 손 떼서 SBS가 실수하면 구성원들 책임이에요. 오히려 이 합의는 노조가 뭘 쟁취한 합의가 아니고 SBS 방송 공공성과 사회적 신뢰에 대한 책임을 경영진보다 무겁게 떠안았다고 볼 수도 있어요.” 

“朴‧MB때 김성우‧하금열‧최금락 뭔일 했는지 SBS구성원들 다 안다”

- 지난주 방통위가 방문진 보궐이사들을 선임하자 자유한국당은 언론장악이라고 반발하며 보이콧 했어요. 정태욱 자유한국당 의원은 윤세영 회장 퇴진도 방송 장악 시나리오라고 하는 데.

“저는 자유한국당 분들 얘기에 길게 말 섞고 싶지 않아요. 한마디로 코미디 같아요. 지난 9년 동안 SBS의 보도와 방송이 어떻게 사유화되고 망가졌는지에 대해 노보로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방송법 정신에 어긋나는 방송 독립성과 자율성 침해 사실이 수도 없고요. 결국, 그거에 대한 반성으로 정권 눈치 봤다고 윤세영 회장이 퇴임하시며 말씀하셨잖아요. 대주주 표현을 빌리자면 자유한국당이 눈치 준 거잖아요. 알아서 기라고 했던 사람들이 지금 와서 장악이니 뭐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나요? 어불성설이죠.

MBC와 KBS는 정치권 입김에 의해서 이사가 선임되는 구조를 가지기 때문에 오히려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해서 문제가 크게 드러났지만, SBS는 그게 안 되니 SBS 출신들을 청와대로 뽑아 올리면서 커넥션을 구축한 거죠. 그 과정을 통해 박근혜 정권 때 김성우 홍보수석이 어떤 역할을 했고 이명박 정권 때 하금열 대통령실장, 최금락 홍보수석이 무슨 역할을 했고 그것이 SBS에 무슨 영향을 줬는지 SBS 구성원들은 다 알아요. 그런데 거기다 대고 SBS가 만든 제도적 틀과 윤세영 회장 사임이 방송 장악이라는 둥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대면 SBS 내부 구성원들은 대꾸를 안 하실 거예요. 대꾸할 가치도 못 느껴요.” 

   
▲ 윤세영 전 SBS 미디어그룹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 언론에서 강조되어 온 게 기계적 중립입니다. 물론 기계적 중립이 필요합니다만, 기계적 중립이 공정 보도는 아니란 말이에요. 기계적 중립에 대해 어떻게 보세요?

“많은 분이 방송 공정성의 의미를 방송이 중립 지대에 있어서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양쪽을 같은 비중으로 보도하는 것이 공정한 것이라고 이야기해요. 아닙니다. 공정의 의미가 어떤지 사전의 의미를 찾아보세요. 옳고 그름을 기본 전제로 하지만 그 속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걸 가리는 거죠, 사실관계를 편향 없이 검증해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까지 가리는 게 공정하다는 겁니다.

공정하다는 건 기계적 중립을 내포하지만 거기 한정되는 개념이 아니에요. 중립은 사실관계를 취합하고 판단하는 과정에서의 중립이에요. 여러 주장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걸 다 들여다보는 거예요. 그리고 얘기하다 보면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판단이 나오잖아요. 그것까지 가려서 드러내는 게 언론의 공정한 과정이라고 봐요. 기계적 중립은 언론의 공정함과 공정 보도에 대한 가치를 대단히 위축시키고 축소 시켜서 드러내는 거죠.” 

- 이제까지 언론은 중립을 강조한 개 사실이잖아요.

“저는 그 과정이 언론을 심각하게 망가뜨렸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드러났을 때 저희가 취재한 팩트와 최순실의 목소리를 기계적 중립으로 배치해서 보도하지 않잖아요. 그렇게 할 수 없죠. 그러나 박근혜 정권 내내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 어떻게 했는지 보세요. 따져보면 정부 여당이 틀린 말 하는 데 기계적 중립이라는 가치 속에서 5:5로 보도해요. 사실에 대한 검증은 없어요. 사실관계를 5:5로 늘어놓는 거예요. 이게 맞는지 틀리는지에 대해서 언론이 가려주지 않아요. 맞는 건 맞다고 하고 틀린 건 틀렸다고 하는 게 공정함에 포함되는 거죠. 그걸 뒤섞어 놓고 기계적 중립이라면서 판단은 알아서 하라면서 공정하다고 얘기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한일 위안부 합의는 전 국민 80~90%가 반대하잖아요. 그러나 언론은 5:5인 양 보도했잖아요. 그게 공정한 보도인가요? 전 아니라고 생각해요.”

- 왜 기계적 중립을 강조할까요?

“오랜 언론의 습성이에요. 사실관계를 취합해서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리고 우리가 나가야 할 방향이 어딘지를 제시하는 게 굉장히 어렵고 고통스러워요. 돈도 많이 들고 인력도 많이 들죠. 그게 싫으니 가장 쉬운 방법은 사실관계를 중립적으로 보는 데에서 그치는 거예요. 그 다음 과정은 생략하는 거죠. 그 다음 과정을 주로 하는 게 이게 맞는지 틀리는지 정보를 종합해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언론의 역할이 가장 많이 담긴 게 탐사 보도잖아요. 탐사 보도 기능이 가장 심각하게 훼손된 게 지난 9년이라는 거예요. 그래서 기계적 중립이라는 가치가 공정한 것처럼 포장된 거죠.” 

- 지금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 노조가 파업 중이잖아요. 그러나 종편이 생겨서 불편을 못 느껴요. 물론 SBS는 공영방송은 아니지만 같은 지상파죠. 즉 종편 출현으로 지상파가 원 오브 뎀으로 전락한 느낌인데.

“그건 두 가지 측면이 있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미디어법을 통과시켜서 족벌 신문에 종편을 만들어서 방송의 길을 터 줬어요. 그 자체도 종편에 대한 특혜로 볼 수 있지만 그런 차원을 넘어서서 거대한 방송 판을 흔들고 장악하기 위한 거대 전략의 일환이었던 거예요. 우리가 방송장악 이슈를 공영방송만 다루고 있는데 공영방송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고 나면 미디어법 통과 이후에 벌어진 각종 부조리 방송시정의 왜곡 문제까지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한 축은 지상파 방송이 왜 원 오브 뎀으로 전략했느냐인데 미디어법 통과될 때 지상파 방송 경영진 다 찬성했어요. 결과가 뭐냐고요. 지금의 방송 기장이 왜곡되고 교란되고 여론 지형이 망가지고 TV조선과 채널A 등 족벌 방송들이 활개 치는 환경이 미디어 환경 변화와 더불어서 공공재인 지상파를 심하게 망가뜨린 핵심적인 요인이에요. 그 와중에 정치 권력과 결탁해 스스로 공공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과정이 다 얽혀 있는 거죠.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지 못하면 무 자르듯 잘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GO발뉴스>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SBS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 중이고 MBC, KBS는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저는 이게 성장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통이 깊고 고통스러울수록 다시는 지난 9년의 아픔, 질곡 그로 인해 국민이 피해 입는 상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커질 수밖에 없어요. 저희가 빨리 정상 궤도에 올라서 한국의 언론 자유를 드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이영광 기자 kwang38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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