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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與 ‘반성모드’…‘표결 보이콧’ 자한당은 ‘추경 맹비난’

기사승인 2017.07.23  17: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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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 표결 지연사태’에 민주 “의원들 기강확립 반면교사 삼을 것”

국회를 표류하던 ‘일자리 추경’은 간신히 국회 문턱을 넘었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일부 의원들의 표결 불참으로 체면을 구겼고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끝까지 몽니를 부렸다. 양당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태도는 사뭇 달랐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반성의 목소리가 이어졌지만 자유한국당은 추경 통과를 두고 여당과 다른 야당들을 맹비난하는 모습이다.

   
▲ 22일 추경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열렸지만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지연되는 사태가 빚어졌다.<사진제공=뉴시스>

23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경) 처리가 불발됐다면 원내지도부와 해당 의원들의 책임이 더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정기국회 앞두고 당의, 의원들의 기강확립을 분명히 세워나가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고 엄격하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부대표는 “회기 중 (의원들의) 국외 출장에 대해서 분명한 원칙이나 기강을 확립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며 “당과 상의를 해서 개개인의 (불참) 사정과 사유 등을 상황을 공유하겠다”고 전했다. “당 대표도 기강 확립 차원에서 이런 것에 대해 분명하게 하라고, 하반기 정기국회를 앞두고 의원들의 기강과 결속을 경고 차원에서 짚고 넘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의당 “집권여당의 위신과 품격 추락한 안타까운 참상”

박 부대표의 발언은 전날 국회 본회의의 추경안 처리 과정에서 빚어진 ‘정족수 미달 사태’에 대한 것, 이날 본회의에서는 장제원‧김현아 의원을 제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표결 직전 퇴장했고 이에 의결정족수가 4명 미달돼 표결이 지연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소관 상임위와 예결위까지 통과한 사안임에도 끝까지 추경의 발목을 잡은 자유한국당의 집단 퇴장이 가장 큰 문제였지만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이날 본회의에 불참하지 않은 26명의 민주당 의원 중 일부만이라도 참석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등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설득작업에 나섰고 결국 표결처리가 지연된지 약 1시간 만에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복귀해 정족수를 채울 수 있었다. 추경안은 재석의원 179명 중 140명의 찬성(반대 31명, 기권 8명)을 얻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민주당으로서는 집권여당의 체면을 제대로 구긴 장면이었다.

   
▲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야기 중인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사진제공=뉴시스>

이와 관련,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너무 부끄러운 모습을 국민께 보여 드렸다”며 “여도 야도 패자라고 본다. 승자는 없다고 본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온라인 상에서는 ‘내부 단속’에 느슨했던 민주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쏟아졌다. 권순욱 ‘NewBC’ 보도부문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당은 그렇다치고, 민주당 국회의원들만 다 들어와도 정족수를 채우는데 대체 본회의에 빠진 민주당 의원들은 뭐냐?”며 “다 어디로 가고 자유당 참여를 설득해야 하는 모양새를 만드는거냐? 이거 너무 한심하잖아”라고 꼬집었다.

신문기자 출신인 고일석 ‘고일석 마케팅 연구소’ 대표는 “오늘(22일) 민주당에서 대형사고를 쳤군요. 어지간하면 쉴드를 쳐주고 싶은데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혼나기는 해야하는데 그래도 좀 살살 해주세요^^어쨌든 추경 처리했잖아요”라는 글을 남겼다.

‘정치개혁 준비된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모임’은 성명을 내고 우원식 원내대표의 공개 사과와 재발방직 약속, 불분명한 이유로 표결에 불참한 것으로 보이는 민주당 의원 12명의 사과, 이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책임있는 조치 등을 요구하며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온‧오프라인 행동을 통해 12명의 의원들에 대한 여론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제대로 준비를 하고 주도면밀하게 계획한 것이 아니라 자당 의원들 상당수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의 반대표결에 목매여 기다리는, 그야말로 집권여당의 위신과 품격이 추락한 매우 안타까운 참상”이라며 “추후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정의당은 오늘과 같이 국정의 생산적 운영을 위해 협조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반성과 사과가 이어졌다. 한정애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추경 통과)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며 “송구한다”고 밝혔다. 제윤경 원내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추경 처리가 지연되는 초유의 상황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게 된 점에 대해 여당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한당 “여당과 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재앙의 첫 삽 퍼올려”

그러면서도 제 원내대변인은 “국민의 민생에 여야가 따로 없다”며 “자유한국당은 새 정부와 여당 흔들기에 매몰되어 국민은 뒷전인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표결 보이콧에 나섰던 자유한국당을 꼬집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대체 국회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며 “회기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불참한 의원들도 문제지만 예결위에서 진통 끝에 합의해 온 추경안 표결 참석을 거부하는 자들의 도대체 눈뜨고 볼 수 없는 작태들이 국민들 면전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자유한국당 하는 일 '추경처리' 본회의 퇴장 하는 것” “몽니정치, 이제 청산했으면 좋겠다” “내각제 개헌은 절대 불가하다는걸 잘 보여준 추경 의결” 등 자유한국당의 ‘표결 보이콧’을 비판하는 목소리들이 이어졌다.

김종대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새벽에 여야합의에 의해 모든 추경안 계수조정까지 끝내놓고도 표결에서 마치 갑질을 행세하는 새로운 갑질야당, 적폐야당의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서는 더더욱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 22일 추경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 전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비어있는 의석들.<사진제공=뉴시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자유한국당에서는 표결 불참에 대한 별다른 공식 논평이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추경안 처리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전희경 대변인은 22일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추경은 한마디로 정리해 세금으로 공무원수 늘리자는 말도 안되는 추경”이라며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그 재앙의 첫 삽을 퍼올렸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또한, “이번 추경과정에서 야3당이 보여준 행태는 더욱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화살을 다른 야당들에게 돌렸다.

전 대변인은 “원칙을 내던지고 추경안에 반대하며 폈던 자신들의 논리마저 내팽개친 채 손바닥 뒤집듯 집권여당과 야합한 야3당은 이제 국민들로부터 “더불어국민의당”, “더불어바른정당”, “더불어정의당”으로 불려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며 ”청와대에 불려가 먹은 한 끼 식사비를 국민 세금 퍼쓰기로 지불한 것은 양심을 져버린 처사“라고 주장했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추경을 처리함에 있어 국회마저 군사작전을 방불케하는 무리수로 국민을 기만했다”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야합을 통해 추경안을 밀어붙였다. 이런 협잡이 국회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에 황당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문용필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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