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송희일 감독 “뒤돌자마자 자기 말의 무게값 저울질하는 것부터가 글러먹었다”
신현우 옥시 전 대표가 검찰 송환 당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한 후 뒤돌아 서서는 “내 연기가 어땠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신 전 대표 측은 “얘기가 어땠어?”라는 말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네티즌들은 ‘연기나 얘기 나’라며 공분하고 있다.
영화 <야간 비행>의 이송희일 감독은 “배우가 ‘내 연기 어땠어요?’라고 물을 때는 자신의 연기에 자신이 없거나 감독의 칭찬에 목말라 눈치를 볼 때”라면서 “실상 컷 사인이 나기 전에 그 자신을 캐릭터에 육화시킨 채 대사와 행위를 표현하는 배우들은 (이미 캐릭터가 그 자신이기 때문에)그런 질문을 잘 하지 않는다”고 비유했다.
이어 “설령 옥시 대표가 ‘내 연기 어땠어요?’가 아니라 ‘내 얘기 어땠어요?’라고 말한 게 진실이었다고 해도 별반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하는 자는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피해자 앞에서 ‘내 사과의 말이 어땠어요?’라고 묻는 게 가당키나 하나”라며 “진심으로 사과하는 자는 자신의 표현의 진실값을 결정짓고 용서하는 주체가 피해자들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애초에 뒤돌아서자마자 자기 말의 무게값을 저울질하는 것부터가 글러먹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일 <뉴시스> 등은 신 전 대표가 지난 26일 1차 소환조사 당시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고 기자들로부터 벗어나자마자 동행하고 있던 자신의 변호인을 바라보며 “내 연기 어땠어요?”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신 전 대표 측은 반박자료를 내고 “당시 신 전 대표가 검사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에게 혹시나 말실수가 있지 않았냐는 취지로 대화를 나눴다”며 “‘내 연기가 어땠냐’라는 말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 인체에 유해한 가습기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현우 옥시 전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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