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부터 가습기 살균제까지.. 국가가 기업 이롭게 하려다 국민 죽인 사건”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의 아타 사프달 대표가 ‘살인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대해 사과했지만 피해자와 유가족 등은 검찰 수사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회적 퇴출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 사프달 대표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법인과 영국 본사 모두를 대표해 사과한다”며 “전적으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옥시 영국본사 수사 보류 논란…“CEO등 8명 고발, 다국적기업 단죄해야”>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유가족 연대)는 “옥시는 지난 5년간 가습기 살균제 사건 피해자들의 눈물을 외면하다가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시점에야 기자회견 형식의 사과를 내놨다”며 “유가족 연대는 이 같은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날 유가족 연대 최승운 대표는 “제 애기가 만 1살 먹고 병원에 입원해서 (중환자실에서 사투를 벌이다)8개월 만에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검찰 수사 면피용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옥시는)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서 ‘당신들이 당신 자식을 죽인 게 아니다, 죄송하다. 당신 자식을 죽인 건 우리다, 옥시다’라고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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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피해 공식 사과 기자회견에서 눈물이 고인 채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그러면서 “저희가요. 애기 한번 잘 키워보려고 매일매일 가습기에다가.. 우리 애기들 내 손으로 4개월 동안 서서히 죽였어요. 그거 아십니까. 단순한 사고가 아닙니다”라며 “여러분과 같이 저도 평범한 아빠였어요. 저희가 서서히 제 자식을 죽인 겁니다. 이런 상황을 아직도 인지를 못해요 저 옥시는.. ”이라고 절규했다.
그는 언론에 “진지하게 부탁한다”며 “악덕 살인기업이 대한민국에서 없어질 때까지 노력해주시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살인기업 처벌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폐암을 앓고 있는 윤정애 씨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윤씨는 “국민적 공분 속에 옥시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할인매장에서 (아직도)옥시 판촉행사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국민들에게 “옥시 제품이 포함된 판촉행사를 하는 대형할인점이 있다면 항의해주시고 그런 곳에서의 물품구매를 중단해 달라”고 호소하며, 언론들에게 옥시 제품 광고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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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옥시 기자회견에 대한 피해자와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 윤정애 씨가 기자회견 중 흘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옥시가 5년 만에 뒤늦게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SNS상에서는 옥시 불매운동을 독려하는 목소리뿐 아니라 ‘국가 책임론’을 거론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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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승 변호사(법무법인 더펌)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쫓겨나지 않고, 가습기 세정제 참사에도 불구하고 제조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돈 국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한편, 환경보건시민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1528명이며, 사망자는 239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옥시 제품으로 인한 사망자는 103명으로 집계, 이는 사망자의 70%를 넘는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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