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최민석 씨 어머니 “억울하게 세상 떠난 아이들 누명 쓴 상태에서 잊혀지면 안 돼”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은 윤석열 정부가 위패·영정 없는 분향소를 차린 데 대해 “어떤 뇌 구조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故최민석 씨 어머니 김희정 씨는 1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직접 출연해 “집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 하물며 거북이와 헤어지게 돼도 그렇게는 안 한다”며 이같이 성토했다.
▲ <이미지 출처=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영상 캡처> |
김씨는 “영정도 없고 사진도 없고 국화, 식물에다가 애도를 하나요? 유가족들이 입이 없고 할 말이 없어서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며 “그 슬픔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어서 얼떨결에 장례 절차 밟고 아직도 인정할 수 없어서 어쩌지를 못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어떻게 그런 애도를 생각할 수 있는지 상상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 그는 “명단 공개가 어째서 패륜이냐”며 “자기 아이가 아무 잘못도 없이 날벼락을 맞은 거 아니냐. 당연히 공개되어야 맞는 건데 왜 공개를 안 하냐”고 따져 물었다.
김희정 씨는 아들을 잃은 고통이 시간이 갈수록 더해진다고 했다. 그는 “날이 갈수록 몇백 배 곱절로 아픔이 점점 더 커져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면서 “뼈와 살이 녹는, 가슴에 칼을 지니고 칼이 꽂혀있는 느낌, 그래서 점점 아픔이 더 커지고 있다”고 했다.
참사 발생 후 지난 한 달간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김씨는 “지원을 바라는 것도 아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그 어느 것도 지원해주는 게 없다”며 “일반 시민들이 접하고 있는 그런 내용은 전혀 아니”라고 밝혔다.
정부가 참사 책임을 회피한 채 보상 액수부터 언급한 데 대해 그는 “사고원인도 지금 확실치 않고, 조사도 안 했다. 더군다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사과도 못받았다”며 “보상은 사고 (원인이) 정확하게 체크가 돼서 조사가 된 이후에 그 다음에 충분히 애도 받고 책임질 사람들 책임지고, 자격 없는 사람들 내려오고 (난 이후에나 나올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게 10년이 걸릴지 20년이 걸릴지 모르겠다. 세월호에 대한 일을 겪었기 때문에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에 보상이든 배상이든 나와야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사과도 꼭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씨는 “대통령 사과 중요하다”면서 “사과는 그 사건에 대한 인정이다. (지금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사과 안 하겠다는 것은 자기 잘못이 없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의 사과는) 모든 유가족이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유가족들이 직접 나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이유와 관련해 그는 “민석이가 떠난 날 나도 죽었다. 죽은 사람이 뭘 할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하고는 “일단 할 수 있는 일은 사고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공감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자기 일이 아니면 잊기 마련이다. 이렇게 억울하게 세상 떠난 아이들이 억울한 누명을 쓴 상태에서 잊혀지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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