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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염병 대응능력 세계 9위’…우리 언론 왜 잘 안 다루나

기사승인 2020.02.03  08: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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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성태의 와이드뷰] ‘신종코로나 발생 이후 한국 언론이 한 일’ 게시글이 공감받는 이유

“미국 ABC방송국에서 촬영한 19초짜리 한국영상 때문에 난리 난 세계 여론을 다뤄보았습니다. 자만하지 말고 코로나바이러스를 끝까지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유튜버 ‘구네스북’이 지난달 31일 미 지상파 방송사인 ABC 뉴스 영상을 소개하며 덧붙인 설명이다. 지난달(23일) ABC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재되기도 한 이 영상은 ABC의 뉴스 앵커 밥 우드러프 (Bob Woodruff)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거쳐 인천공항에 입국하는 장면을 담은 짧은 영상이다. 밥 우드러프는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서 인천공항 내 풍경을 이렇게 전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멈춰 서자, 그들은(한국인들은) 실제로 작은 총으로 내 체온을 쟀습니다.  그리고 이 작은 물티슈를 주면서 피부를 깨끗하게 닦을 수 있게 해줬고요. 확실하게, 이들은 (공항 내) 모든 걸 말끔히 청소 중이네요. 심지어 (에스컬레이터 손잡이) 레일까지(닦고). 사람들 손이 어디 있든 간에, 이들은 확실하게 소독되는 걸 보길 원하네요.” 

   
   
▲ <이미지 출처=유튜브 채널 '구네스북' 영상 캡처>

<공항들은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노력하나>라는 제목의 이 중국과 한국을 잇는 현지 리포트는 소셜 미디어 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트위터에서만 2일까지 조회 수 100만 회를 돌파했다. 

‘구네스북’은 이 영상에 “한국은 정말 모범적이다”, “한국처럼 우리도 제발 저렇게 방역하자”, “한국을 따라갈 수 없다”, “일본보다 더 철저한 한국의 방역이 놀랍다”는 댓글이 달렸다고 소개했다. 한 트위터리안은 이 영상을 접한 뒤 메르스 사태 당시 한국에서 겪은 과거 일화를 이렇게 소개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서울로 돌아올 때, 승무원이 내게 마스크, 손 세정제, 온도계, 체온계, 메르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뭘 하고 어떻게 자가 검진할 수 있는지가 담긴 안내서가 포함된 여행 세트를 줬었다. 한국은 감염병 발생에 어떻게 대처할지 확실히 안다.”  

전염병 예방 대응능력 9위 한국, 중국은 51위

그렇다면 외국에서 평가하는 실제 한국의 질병 예방 대응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 지난달 31일 KBS의 ‘랭킹 뉴스’ <한국, 전염병 예방 대응능력 9위…중국은?>에 따르면, 존스홉킨스대학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보건안전지수(Global Health Security Index)가 평가한 한국의 질병 예방 대응 능력은 전체 195개 국가 중 무려 9위였다. 

“우리나라의 보건안전지수는 어느 정도일까? 존스 홉킨스 대학의 세계보건안전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70.2점을 기록해 195개 국가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는 73.2 점을 받은 태국 다음으로 높다. 세계보건안전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미국으로 83.5를 기록했고 영국이 77.9로 2위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아시아 국가는 우리나라와 태국뿐이고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북미와 서유럽 국가들이다. 6개 평가 항목 가운데 우리는 질병 탐지에서 92.1점을 기록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예방 항목에서는 57.3점을 받아 상대적으로 점수가 가장 낮았다.

존스홉킨스대학의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보건 안전 체계는 서구 선진국들과 견줄 수 있는 수준이다. 국가의 방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중국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격하게 확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중국은 51위로 동남아시아의 베트남보다 낮고 필리핀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KBS는 “개발도상국들과 비교해 조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라며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 등 다른 국가들이 자국민에 대한 소개령을 내리고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각별하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세계보건안전지수는 예방, 탐지, 대응 능력을 포함한 6개 분야를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이런 ‘뉴스’를 한국 언론은 거의 소개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발생 이후 외신들이 앞 다퉈 인용하는 조사 결과인데도 그렇다. KBS 조차 인터넷 기사로만 출고했을 뿐 메인뉴스는 물론 여타 뉴스에서도 다루지 않았다. 대신 우리 언론은 이런 기사를 다루고 ‘애호’한다. 

   
▲ <이미지 출처=KBS 홈페이지 캡처>

우리 언론이 ‘애호’하는 기사의 종류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지고 언론 장난질의 극악무도함을 대표적으로 보여준 사례는 서울신문의 기사를 꼽고 싶다. 2월 1일 서울신문에서는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항만을 통해 들어온 중국인들의 입국자가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기사를 냈다. 해당 기사에 당연히 각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난리가 났고, 정부의 무능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2일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가 페이스북에 게시한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매국 언론들’이라 제목의 글 중 일부다. 김 대표는 해당 서울신문 기사에 대해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몇 시간 후) 실제 정확한 숫자를 언론사에 전달했다. 979명이라고 말이다”라며 이 기사를 ‘가짜뉴스’로 규정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신문을 포함한 각 언론들은 정확한 숫자에 대한 공지를 받기 전에 “항만 통한 중국 입국자 파악 안돼”라는 헤드라인으로 공포를 조장하고 각 커뮤니티에 혐오를 뿌렸다. 첨부파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진도 대단히 의도적으로 악랄하게 배치했다. 

그리고 5시간 후에 슬쩍 제목을 바꾸고 내용도 추가했다. 사과도 정정도 없이 마치 개인이 쓴 온라인 글을 수정하듯 슬그머니 말이다. 그러고도 언론의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첫번째 기사가 나간 시간이 오후 5시 11분이고 수정한 시간이 저녁 10시 31분이니 토요일 저녁 내내 공포를 조장하고 혐오를 뿌린 목적을 달성한 후에 기사를 바꾼 것이다. 물론 100% 의도적인 행동이다.”

   
   
▲ <이미지 출처=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김 대표는 TV조선의 <쪼그라든 감염병 대응예산, 연구개발비 90억 싹둑>, 한국경제의 <한국에 마스크가 부족한데 중국에 마스크 200만개 지원했다> 등 몇몇 기사의 팩트체크를 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랬다. 주말을 넘기며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어나면서, “방역이 뚫렸다”는 표현이 수시로 등장했다. 다행히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고, 확진자들의 상태도 양호하고, 그 확진자들 모두 방역당국의 “방역 체계” 안에 있다고 방송과 언론 스스로 보도하고 있으면서 말이다. 그리하여 일요일이던 2일 내내 ‘경기 침체’, ‘극장가, 고궁 한산’, ‘자영업자 울상’ 등의 보도가 잇따랐다. 

그 중 화룡정점은 <발길 뚝 끊긴 차이나타운 상인들 울상>, <제주 무사증 입국 일시 중단.. 관광업계 역대급 위기> 란 헤드라인이었다. 이를 두고 한 트위터리안은 이런 일침을 날렸다. ‘예언자’란 댓글이 달린 글이었다.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무사히 마무리되기를 빌며, 이 트위터 사용자의 예언이 맞아 떨어질지도 지켜보도록 하자. 

   
▲ <이미지 출처=연합뉴스 홈페이지 캡처>

“진짜 언론 XX들은 사이코패스들인게, 지들이 차이나타운이 무슨 역병의 온상지인 것 마냥 때려놓고는 동시에 ‘발길 뚝 끊긴 차이나타운 상인들 울상’ 이 XX를 하고 있음. 장담컨대 3,4월에 사태 수습 되고나면 한경, 매경, 중앙, 이런 XX들이 폐업한 가게 사진 대문짝만하게 내면서 ‘우한폐렴’ 사태로 타격 입은 자영업자들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면서 기승전 최저임금 인하, 노동시간 연장, 소주성(소득주도성장) 폐지 노래를 부를 거다.”
 
또 다른 소셜 미디어 사용자 역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이후 한국 언론이 한 일’이란 게시 글에서 우리 언론들의 ‘신종 코로나’ 사태 보도를 이렇고 분석(?)했다. 공감하는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1.중국 혐오 퍼트리기 2.가짜뉴스 퍼트리기 3.자유(한국)당 입장 편들어주기 4.세계감염 2위 일본 철저히 감추기 5.과도한 공포심 조장으로 자영업자 죽이기 6.묻지마 정부 까기. 일본 언론 같은 한국 언론” 

하성태 기자 

고발뉴스TV_이상호의뉴스비평 https://goo.gl/czqud3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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