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형, 드루킹 등 실명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 “정치자영업자 손절해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1일 이른바 ‘대깨문’ 세력에 대해 이렇게 질책했다.
“저는 친문 강성 세력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게 우리가 중도적 세력 그리고 우리 민주당을 떠났던 분들을 다시 포용하려면 마음을 열어야죠. 너무 조금만 다르면 배척하고 공격하고 같은 당내에서도 특정 후보에 대한 노골적인 인신공격을 서로 해대면 당이 외연을 확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런 점을 강조했던 것이고 지금 특히 이제 대선 국면이기 때문에 후보들 간에 치열한 경쟁과 상호 비방, 네거티브가 지금 발생하고 있어서 걱정이죠. 저는 당 대표로서 이준석 대표님도 마찬가지겠지만 누가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당의 후보가 승리하도록 해야 할 책임을 진 게 당 대표인데 후보들끼리 막 싸우면 걱정되죠.”
▲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TV조선, 채널A 공동 주관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동반 출연한 송 대표는 최근 ‘대깨문’ 발언이 “연중에 친문 강성 어떤 지지 세력에 대한 송영길 대표의 마음이 겉으로 나온 것 아니냐”는 앵커의 질문에 위와 같이 답했다.
‘친문 강성 세력’에 대한 실제 정의는 모호했지만 노골적인 인식공격에 대한 우려라는 원론을 견지한 것이다. 그러면서 강조한 것이 바로 ‘본선 경쟁력’이었다. 이 역시 원론일 수 있지만 최근 가열된 민주당 예비경선 이후 후보 간 공방을 놓고 보면 당 대표로서 적절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제가 오늘 아침에도 했던 이야기가 아니, 우리 당 후보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는 게 목표라면 서로 공방을 하더라도 나중에 내가 당선되면 나를 지지해 줄 사람이라는 전제를 깔고 해야 이게 좀 한계와 기준이 생길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다시 안 볼 사람처럼 막 서로 간에 공격을 해대면 스스로 본선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송 대표의 경고가 약했던 걸까. 아니면, 일부에서 비주류라 칭하는 송 대표에 대한 무시일까. 공교롭게도, 송 대표가 이런 메시지를 전한 이후,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비방이 온라인을 점령 중이다. 과거 이 지사가 수차례 사과하고 논란을 종식시키려 했던 형수 욕설 관련 녹취 파일이 22일 소셜 미디어 상에 광범위하게 유포된 것이다.
‘군필 원팀’ 홍보물 이은 욕설 파일... 송영길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지사) 양측의 이날 공방은 이 전 대표 지지자 A씨가 자기 유튜브 채널에 ‘이재명 욕설 파일’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56초 분량의 이 녹음 파일에는 이 지사가 지난 2012년 7월 성남시장 재직 시 자신의 형수와 설전을 벌이는 내용이 담겼다.
이 녹음 파일은 과거 이 지사가 선거를 치를 때마다 논란이 됐던 2012년 6월 형수와의 통화 녹음과는 다른 것이다. 이날 공개된 파일에는 이 지사가 형수에게 욕설을 하면서 ‘이것도 공개해라. 녹음해 가지고 칼로 쑤시니까 좋더냐?’라며 기존 녹음 파일을 공개한 것에 항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22일 조선일보, <이낙연 지지자, 이재명 제2의 ‘형수 욕설파일’ 공개>)
▲ <이미지 출처=조선일보 홈페이지 캡처> |
이날 트위터 코리아 실시간 트렌드는 이 지사 관련 ‘욕설 파일’이 차지했다. 민주당 경선이 흥행에 성공한 만큼 경선 과정에서 언급된 해당 사건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와중에 과거 이 지사의 육성파일이 재차 온라인 상에 공개된 것은 이낙연 전 대표 측 지지자의 소행으로 유추될 수밖에 없는 오비이락인 셈이다.
해당 기사에서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 지지자가 완전히 선을 넘은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대표 측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이라고 했다. 녹음 파일이 공개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A씨가 친이낙연 성향이고, 이낙연 캠프 인사들이 여기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등 이 전 대표 측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것”이란 이 지사 측 입장을 전했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22일 공개된 <뉴스1>과의 인터뷰(<이재명 “형수 욕한 패륜아 됐지만, 내 사전에 친인척 비리 없어”>에서 “디지털시대에 생생한 원음이 돌아다니는 것은 아프지만 현실”이라며 “제가 잘못했고, 이번 기회에 또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이 지사는 과거 가족 간의 불화와 셋째 형 고 이재선씨의 패륜적 행위와 시정 개입 시도, 그로 인한 본인의 격한 대응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저는 형수한테 욕하는 패륜 비슷한 사람이 됐을지라도 부정부패와는 인연이 없다”며 “(제가)친인척이나 측근 비리랑은 완전히 단절된 것을 국민들께서 인정하기 때문에 더 나은 삶을 더 깨끗한 나라를 만들어야 할 국민 입장에서 저를 선택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욕설 파일’ 마타도어, 이재명 가족 호소문 직접 읽어 본다면
“차라리 ‘미필’ 소리를 들어도 좋으니 이 그림에서 저를 빼 주십시오. 저는 이런 비열한 마타도어에 동참하기 싫습니다. 어느 누구도 ‘장애’를 가지고 비하 받아서는 안됩니다. 이런 저열한 마타도어를 멈추십시오. 이재명 후보님 제가 너무 늦게 보아 대응이 늦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지난 17일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김두관 후보가 “차라리 저를 빼주십시오. 미필 소리가 더 낫습니다”라며 게시한 페이스북글이다. 이낙연 후보 지지자가 당시 유포 중이던 ‘군필원팀’ 홍보물을 “저열한 마타도어”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해당 홍보물과 관련한 논란은 지난 주말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고, 이 지사는 물론 정세균 전 총리와 추미애 전 대표 등 여타 후보들 모두 강하게 규탄한 바 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온라인 상에선 해당 홍보물을 제작‧유포한 지지자나 이 지사 욕설파일을 유포한 이들 모두 이낙연 후보 지지자가 아닌지 의심하는 목소리가 드높다. 송 대표가 지적한 ‘친문 강성 세력’이 실제 어떤 세력인지, 또 누구를 지지하는지가 해당 홍보물이나 욕설파일 유포에서 드러난다는 주장인 것이다.
이와 관련, YTN <이동형의 정면승부>를 진행하는 이동형 작가는 21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이동형 TV)의 ‘이낙연 캠프, 정치자영업자와 빠른 손절이 답!’ 방송에서 드루킹과 이낙연 후보 핵심 지지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과거 참여정부 전후부터 이어진 드루킹 김동원과 이 후보 핵심 지지자들이 연계돼 있었으며, 드루킹과 같은 ‘정치앵벌이’와 같은 행태를 그 핵심 지지자들이 똑같이 전개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맞다. ‘욕설 파일’ 공개와 같은 마타도어는 민주당 후보의 본선경쟁력을 하락시키는데 그치지 않는다. 이는 단순 지지를 넘어 우리 정치 전체의 수준을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저열한 행태요, 드루킹과 같이 후보자 지지가 아닌 향후 후보자와의 관계 형성을 통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행위라 할 수 있다.
▲ 댓글 조작 의혹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 2019년 4월19일 오후 항소심 공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는 모습. 김동원씨는 지난 3월 20일 만기출소했다. <사진제공=뉴시스> |
특히 이 지사의 ‘욕설 파일’의 경우, 과거 지방선거 과정에서 본인은 물론 이 지사 가족이 호소문을 내고 진위에 대해 충분히 설명한 바 있다. 이를 가지고 단순 네거티브도 아닌 저열한 마타도어를 펼치는 이들을 과연 진보 정부의, 민주당의 지지자라 할 수 있을까.
이 같은 공격이 얼마나 저열한지는 지난 2014년 6월 이 지사의 가족이 공개한 호소문만 봐도 금방 확인된다. 그에 앞서 같은 해 2월 이 지사 또한 <나의 슬픈 가족사.. ‘이재명 형수 쌍욕’의 진실>이란 장문의 글을 공개한 바 있다. 사안의 이해를 위해 이 지사 가족이 호소한 장문의 글을 읽어 보시기를. 판단은 오롯이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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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태 기자
하성태 기자 wood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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