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첩사 간부, ‘부정선거 문제없다’ 말렸지만, 여인형 “선관위 위치나 파악”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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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국회 진입을 독촉 받고 “못 들어가는데 왜 자꾸 그러시냐”고 반박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서울신문은 내란 사태 주요 피의자 공소장 등을 토대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이 전 사령관에게 수시로 전화해 “왜 안 되느냐”, “왜 못 들어가느냐”라고 국회 진입을 지시했다며 당시 이 전 사령관은 “본회의장 앞까지 사람이 너무 많다”며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는데,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재차 전화해 목소리를 높여 질책하자 “못 들어가는데 왜 자꾸 그러십니까”라고 맞대응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또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을 두고 “지금은 두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무슨 일을 왜, 이렇게 했는지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뉴스타파는 “검찰 수사 결과 발표로 알려진 ‘4명이서 1명씩 들고 나올 수 있지 않냐’는 윤 대통령의 발언도 이 전 사령관 진술 조서에 등장한다”며 “이 전 사령관은 ‘그 말을 듣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것은 제가 생각하는 임무가 아니었다’며 자신은 비상계엄이 적법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따랐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대통령의 두 번째 통화부터 마음이 상했다”며 “세 번째 통화를 하면서는 대통령이 문을 부수라고 했다. 대통령이 저희 병력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대화가 되지 않았으며 막 화를 냈다. 그때 대통령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건성으로 응했다. 대통령과의 세 번째 통화에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하는 것을 정확히 인식했고, 저의 임무가 더럽혀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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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 중 하나로 ‘부정선거 의혹’을 들고 있는데, 방첩사 간부가 계엄 당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부정선거 문제없다’고 말렸지만 “선관위 위치나 확인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KBS 보도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를 4시간여 앞두고 여인형 전 사령관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여 전 사령관은 ‘여론조사 꽃’의 위치를 확인해보라며 “우리가 여기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처장은 지난 총선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걸로 다 마무리 됐으며 수개표까지 한 거라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유튜버들 얘기가 안 맞는다는 취지로 여 전 사령관에게 얘기했는데, 여 전 사령관은 이를 부정하며 “위치나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실제 검찰은 정 전 처장의 휴대전화에서 특정 장소를 수십 차례 검색 또는 접속한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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