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병관 “‘사랑해요’ 꺼낸 건 여비서…女단체, 복원 메시지 왜 처음부터 공개 안 했나”
[기사추가 : 2022-10-17 12:29:01]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 선고가 18일로 다가온 가운데, 박 전 시장과 여비서가 주고받은 텔레그램 대화 내용 일부가 공개됐다.
유족 측 정철승 前 변호인은 이번 행정소송 과정에서 공개된 해당 대화 내용을 16일 SNS에 공유하고는 “박 시장이 ‘고소인과 주고받은 문자가 있는데, 고소인이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던 그 대화 내용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런 대화가 공개되는 것이 수치스러워서 자살한 모양”이라고 적었다.
▲ <이미지 출처=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
‘박원순 사건’의 진상을 추적한 책 <비극의 탄생>의 저자인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는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철승 변호사가 공개한 박원순 시장과 여비서의 ‘텔레그램 대화’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손 기자는 “인권위가 박원순 유족 상대하는 행정소송 증거 자료로 법정에 제출했으니 판사도 그 존재를 알고 있다”며 “그러니 화요일에 ‘현명한’ 판결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람의 권리를 챙긴다는 인권위가 그 자료를 법정에 제출하기 전에 여비서 본인의 동의를 받았는지는 미지수”라 적고는 “저라면 자신에게 치명적인 자료가 법정에 제출되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을 테니까요”라고 꼬집었다.
손 기자는 “처음에는 박 시장이 여비서에게 ‘사랑해요’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고 ‘이래서 인권위가 성희롱으로 판단했구나’ 싶었다”며, 하지만 “찬찬히 다시 보니 그 말을 꺼낸 것은 여비서였다”고 했다.
그는 “생전의 박 시장은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을 하대하는 사람이 이니었다”며 “그러나 이 경우 대화 상대는 4년간 일과시간 내내 얼굴을 맞댄 여비서였고, 존대어의 발화자는 여비서가 된다”고 짚었다.
손 기자는 “또 다른 대화에서 시장이 ‘내가 아빠 같다’는 말을 했고, 여비서도 ‘맞아요, 우리 아빠’라고 화답했다”면서 “시장은 여비서의 ‘사랑해요’를 이 수준에서 받아들였다고 저는 이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둘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한쪽이 변심해서 문제 삼거나 다중에 공개되면 오해받기 딱 좋은 관계. 박원순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된다”고 추정했다.
손 기자는 여성단체를 향해 “복원된 텔레그램 메시지를 왜 처음부터 공개하지 않았냐”며 “기자회견에서 박 시장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텔레그램만 공개하고, ‘기쁨조’ 운운하는 자극적인 보도자료 배포해서 여론을 호도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텔레그램 공개하면 피해자에게 불리한 여론이 조성될까 봐, 이왕 죽은 박 시장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우고 사건을 덮을 심산으로 그동안 비공개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 지난해 1월25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전원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최영애 전 인권위원장. 이날 인권위는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 직권조사 결과보고를 의결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했다. <사진제공=뉴시스> |
손 기자는 아울러 “여성단체야 아무 말이나 한다 치더라도 공정한 판관이 되어야 할 인권위까지 ‘마녀사냥’에 동참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정상국가라면 이야말로 감사원의 감사대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단체와 인권위를 향해 “자신 있으면 지금이라도 박원순의 죄상을 낱낱이 드러낼 수 있는 스모킹건을 내놓아서 논란을 종식시키길 바란다”고 전하고는 이어 “그럴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내일(18일)로 예정됐던 故박원순 서울시장 유족과 인권위의 행정소송 선고가 11월 15일로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병관 기자는 이날 SNS를 통해 이같이 알리고는 “유족이 재판 연기를 요청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미란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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