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영 기자 “‘검찰발’ 기사는?…‘이XX’ ‘바이든’ 맞잖아! 쪽팔리다 정말!”
▲ <이미지 출처=TV조선 화면 캡처> |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MBC를 고발하자 5개 방송사 기자협회가 “대한민국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며 규탄했다. 국제기자연맹(IFJ)도 ‘언론 자유 침해’라고 지적했다.
KBS, SBS, YTN, JTBC, OBS 기자협회는 30일 공동성명을 통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MBC를 상대로 보여주고 있는 각종 대응들은 결국 MBC라는 한 언론사에 대한 공격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언론 자유에 대한 위협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9일 ‘MBC가 자막 조작을 했다’며 박성제 사장과 박성호 보도국장, 취재기자 등 4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대통령실은 26일 MBC에 보도 경위를 캐묻는 공문을 보낸 데 이어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가짜뉴스만은 퇴치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부터 광우병이라든지 여러 가지 사태에서도 있었듯이 가짜뉴스는 사회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이간질 시킬 수도 있어 엄중하게 본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에 5개 기자협회는 “이번 대통령 순방을 동행 취재한 방송사들은 MBC가 영상물을 올리기 전부터 각 언론사 스스로 이미 대통령 발언의 문제점을 파악했다”며 “각 방송사들도 MBC와 크게 시차를 달리하지 않고 잇따라 영상물을 유통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영상물은 MBC 단독 취재가 아니기 때문에, 영상물이 유통된 선후 시점을 따지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또 “설령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법과 제도가 보장하는 절차를 밟으면 된다”면서 “언론중재위원회는 왜 존재하는가.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놓고 정해진 절차대로 다투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 자유 위협’이라고 지적하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특정 언론사를 상대로 압박성 공문 보내기와 형사 고발이라는 대응을 하기에 앞서, 이번 비속어 파문이 왜 이토록 불필요하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제기자연맹(IFJ)도 여당의 MBC에 대한 고발은 언론을 협박하는 전형적인 사례이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앙토니 벨랑제 사무총장은 공식 SNS를 통해 “윤 대통령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하며 언론인들을 핑계로 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국제기자연맹 페이스북 캡처> |
이같은 상황에 대해 최경영 KBS 기자는 “이XX 맞잖아! 바이든 맞잖아! 쪽팔리다 정말!”이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최 기자는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보고 들은 걸 쓰는 것이 저널리즘의 기본인데 이런 식이면 이 직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성토했다.
또 “검찰청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그렇게 확정적으로 써왔으면서 기자들이 모두 수십번씩 듣고 확인한 대통령의 발언은 ‘논란’이어야만 한다면 민주주의 하지 말자는 건가?”라고 ‘검찰발 기사’와 비교하기도 했다.
최 기자는 “전자는 검찰의 주장이고. 후자는 대통령 말을 기자인 우리가 들은 것”이라며 “검찰 주장은 진실이 밝혀지기 전, 검찰이 의심하는 단계”라고 했다. 반면 “발언 실수를 한 대통령의 말은 이미 엎어진 물그릇. 벌어진 사건”이라며 “그걸 어떻게 논란으로 주워 담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조선의 사관도 왕이 말 타다 떨어진 건 쓰지 말라고 해도 그 쓰지 말라고 한 것까지 썼다”면서 “이건 왕정도 아니고”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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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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