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태희 “문건, 야단 쳤어야”…민주 “불법사찰로 인식 못했다? 독재정권 국가관”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국정원의 불법 사찰 문건과 관련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던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국정원의 정보보고는 본적이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불법사찰 보고는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형준 후보는 31일 부산CBS 주관 토론회에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부터 ‘홍보기획관 시절 4대강 사업과 관련해 20여건의 불법 사찰 문건을 본 적이 없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박 후보는 “20건이라고 어디 돼 있는 것도 없고, 홍보기획관에 보고됐던 건 2개인데 그 2개의 문건을 제가 본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김영춘 후보는 “정무수석 재직시에도 국정원의 불법사찰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본 적이 전혀 없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박 후보는 “국정원의 정보보고는 본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불법사찰된 또는 사찰이라고 느낄만한 보고서를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 후보는 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논란과 관련해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강력 부인해 왔다.
“하늘에 두고 맹세하는데 그 당시에 그런 것을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2월15일 YTN 인터뷰)
“국정원 불법사찰에 관여한 적도, 알지도 못한다.”(2월22일 국민의힘 예비후보 경선 맞수토론)
“백 번을 묻는다고 해도 똑같이 대답할 것이다. 불법사찰 지시한 적 없다. 관여한 적 없다.”(3월11일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선대본부장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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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날 부산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정무수석 시절 국정원의 보고는 받았다’며 말을 달리 한 것이다.
앞서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MBC에 국정원 문건은 배포선에 적힌 대로 우편물 처럼 전달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문건에 적힌 배포지 대로 전달된다는 것이다. 또 임 전 실장은 자신이 국정원 사찰을 요청한 적은 없지만 당시 국정원 사찰 문건 작성 자체가 문제였다고 인정했다.
임 전 실장은 “사실은 정보기관장이나 국정원 윗사람들이 조금만 생각이 있다면 첩보로도 생산을 하면 안 되는 것들을 많이 한다”며 “사실은 야단쳐야 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 출처=MBC 화면 캡처> |
박형준 후보의 입장 변화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각종 사찰문건을 받아 보고도 불법행위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시대착오적 인물에게 부산시정을 맡길 순 없다”고 비판했다.
허영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문건에는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는 배포처가 명확하게 적혀 있다”며 “그렇다면, 당시 박 후보가 해당 문건을 보고 받았으나, 불법사찰 문건임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 대변인은 “박 후보가 1970년대 독재정권의 폭압적인 국가관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며 “이제라도 사실과 진실 앞에 겸손해지라, 국민들께 사죄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일성 기자 balnew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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