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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보도자료의 60%는 경제지에서도 볼 수 있다

기사승인 2019.05.18  07: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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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지 매출, 조중동 턱밑까지 따라와.. ‘기사 장사’ 잘했기 때문?

많은 대기업은 기사 형식의 보도자료를 만들고 배포합니다. 대기업이 자체 뉴스팀을 만들어 신제품이나 사업 관련 동향을 소개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다만 언론은 이런 사기업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쓰지 말고, 해당 정보가 보도가치가 있는지 판단하여 보도해야 합니다. 이런 언론사의 객관적 판단기준이 없다고 보여질 정도로 특정 기업의 보도자료 보도가 많다면, 언론사가 해당 기업에 경제적으로 종속된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민언련은 이런 의심으로 삼성 보도자료가 언론에 얼마나 보도되는지 살펴봤습니다.

삼성 보도자료 60%를 볼 수 있는 경제지…지나친 것 아닌가

   

올해 2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삼성그룹이 낸 보도자료는 총 93건입니다. 다음은, 삼성 측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한 당일과 이후 이틀, 총 3일간 신문에서 해당 보도자료를 기사화했는지 조사해봤습니다. 이때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일요일 등이 끼어있는 경우 하루를 모니터 대상에 더 늘려서 조사했으며, 신문 본지 뿐 아니라, 경제 별지 섹션을 포함했습니다. 같은 날 같은 이슈로 삼성 측에서 둘 이상의 보도자료가 배포된 경우는 핵심 키워드 포함 여부를 기준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아래의 표는 총 93건의 보도자료 중 각 신문이 삼성 보도자료의 내용을 보도했는지를 비율로 산정한 것입니다.

그 결과, 삼성 보도자료를 가장 많이 받아 게재하고 있는 곳은 경제지였습니다. 삼성그룹 보도자료를 받아 게재한 비율은 한국경제 63.4%로 가장 높았으며, 매일경제도 59.1%에 이르렀습니다. 삼성이 보도자료 10개를 내면 그 중 6개는 매일경제, 한국경제에서도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주요 일간지 중에서는 동아일보가 44.1%로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경향신문이 32.3%로 그 뒤를 따랐고, 조선일보 23.7%, 한겨레 17.2% 순이었습니다. 의외로 중앙일보는 15.1%의 보도자료만 게재하여 비율이 가장 낮았습니다.

삼성 광고판 설치, 제품 팬 행사까지 지면에…

삼성그룹은 한국의 대표 초우량기업인만큼, 삼성 보도자료가 가치가 있다면 자주 인용하는 것이 무조건 문제라고 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신제품 출시나 주주총회, 실적 발표, 세계 최초 기술 개발 등은 충분히 보도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신문사들은 이런 내용은 삼성 측 보도자료와 관계없이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게 지면을 채울 만한 내용인지 의문이 드는 기사들도 다수 있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삼성 광고판 설치 기사’였습니다. 삼성그룹은 ‘퀀텀닷 디스플레이(QLED)’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서 각지에 디지털 광고판을 설치하고 <삼성전자, 2019년형 ‘QLED 8K’ 출시 기념 독창적 디지털 사이니지 광고 선보여>(3/27) 등의 보도자료를 내고 있는데요, 이를 그대로 언론사가 게재했습니다. 광고판을 설치했다는 것 이외에 별다른 내용이 없기 때문에 기사 내용도 ‘삼성전자 제공’이 표시된 사진과 짤막한 설명이 전부였습니다.

   
▲ 삼성 신제품 광고판 설치 관련 보도자료와 지면 게재한 언론들(오른쪽 동아일보, 왼쪽 한국경제)(3/27~28)

삼성에서 개최한 팬 대상 행사가 지면을 채운 사례도 있었습니다. 3월 3일 보도자료 <삼성전자, 오직 팬을 위한 ‘갤럭시 팬 파티’ 개최>는 3월 4일 경향신문 18면 사진기사 <갤럭시 팬 파티…체험 마케팅 후끈>, 한국경제 17면 사진기사 <갤S10 출시기념 ‘팬 파티’…광주 찍고 서울로>로 각각 보도되었습니다. 경향신문은 사진 설명에서 사진을 연합뉴스에서 전제하였다고 썼지만 사실은 삼성 보도자료에서 연합뉴스에 제공한 사진을 재전제한 것이었습니다.

참 쉬운 지면 채우기

삼성 보도자료 내용을 서술 순서 등 약간만 바꾸거나, 요약한 수준에 불과한 기사도 있었습니다. 3월 12일 보도자료 <삼성전자, 인덕션 풀 라인업으로 국내 전기레인지 시장 본격 공략>를 받아 동아일보 경제면에서만 보도된 <삼성전자, 국내 전기레인지 시장 공략 박차>(3/13, 허동준 기자)가 대표적이었습니다.

   

이 기사 중 삼성 보도자료에 없는 내용이라 기자가 직접 작성했다고 평가할 만한 부분은 “출고 가격은 세부 기능에 따라 129만~299만 원이다”라는 대목뿐이었습니다. ‘다나와’와 삼성 홈페이지만 보고 쓸 수 있는 기사가 바이라인을 달고 지면에 게재된다는 것은 한국 저널리즘의 슬픈 현실입니다. 이 외에도 동아일보 <미술대회 작품심사도 초고화질 8K TV로>(4/25, 김지현 기자), 경향신문 <삼성, 실속형 ‘갤럭시 A30’ 사전 판매>(4/26, 임지선 기자) 등의 기사가 기자 바이라인이 그대로 붙어 있는 기사형 광고가 의심되는 기사들이었습니다.

주요 일간지 중 삼성 보도자료 인용률 2위 경향신문…우연 같지 않아

미디어오늘의 <경향신문 기자들 “우리는 부끄럽습니다”>(3/19, 박서연 기자)에 따르면, 지난 3월 18일 경향신문 기자들은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경제부 기획기사가 무산됐다며 “우리는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이고 경영진과 편집국장을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조선‧중앙‧동아와는 달리 고정적인 별지 섹션이 없기 때문에 같은 비율이라도 별지 섹션이 없는 다른 신문보다 더 삼성 보도자료에 지면을 많이 할애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점을 고려하면 경향신문의 32.3%는 동아일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경향신문이 모니터 대상 중 단독으로 인용한 보도자료도 3건이나 있었는데, 이는 인용 비율이 더 높은 동아일보와 같은 숫자였습니다.

이번 모니터는 삼성 관련 전체 보도의 논조나 보도량을 조사한 것이 아니므로 단순히 삼성 보도자료 인용 비율이 대기업과 언론 간 유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위의 대자보 사건을 보면 경향신문의 32.3%는 상당히 우려되는 수치입니다.

경제 전문지인가 기업 마케팅 통로인가

한편, 삼성 보도자료의 60%이상을 그대로 지면에 인용해 간 경제지들은 아무리 경제 전문지라지만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미디어오늘 <지난해 신문사 매출액 1위는 조선일보>(4/10, 김도연 기자)에 따르면, 경제지들의 매출은 조선‧중앙‧동아의 턱밑까지 따라온 상황입니다. 그 엄청난 실적의 비밀이 정말 경제계 이슈를 충실히 전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기사 장사’를 잘했기 때문일까요?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9년 2월 1일~5월 9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매일경제, 한국경제(별지 경제섹션까지 포함)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http://www.ccdm.or.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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